최경숙 한국병원약사회 병동전담약사 TF 팀장(한국병원약사회 전문약사운영단장,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약제부장)은 18일 그랜드 하얏트 인천 이스트타워에서 열린 '2025 병원 약제부서 관리자 역량강화교육' 중 '병동전담약사 어디까지 왔나' 발표에서 이같이 말했다.
최경숙 팀장은 먼저 "TF에서 병동전담약사의 정의를 만들었다. 정의가 명확해야지 같은 방향으로 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라며 "병동전담약사는 입원환자의 안전하고 효과적인 약물치료를 위해 담당 병동의 의약품 관련 포괄적 업무를 전담하는 약사다. 그동안의 연구에 따르면, 병동전담약사들이 병동에서 오랜 시간 근무했을 때 훨씬 더 환자 안전 등 업무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었다는 보고들이 있다"고 밝혔다.
해외 연구 결과, 내과 병동에 병원약사가 활동하는 경우 의약품 사용 과오가 45%로 감소했으며, 환자의 임상결과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과오가 94% 감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의 한 연구에서는 약사가 병동에서 근무하는 시간이 길수록 의약품 관련 과오가 더 적었으며, 특히 외과계 병동 보다 내과계 병동에서 더 유의하다는 결과가 나왔다. 또한, 영국과 미국, 일본 등에서 2012년에 약사를 병동에 배정해 의약품 관련 안전성 관리 행위에 대해 의료보험에서 수가를 지급하기 시작함에 따라 병동 약사의 역할이 매우 발전하게 됐다.
해외 사례를 공유한 최 팀장은 "병동전담약사 TFT는 병동전담약사 정의를 하고, 활동 모델을 구축해 업무 표준화를 통해 시범사업 참여 의료기관을 확대하고 함께 커 나가는 것이 목표"라며 "또 하나는 병동전담약사의 업무 범위에 대한 법제화를 추진하고자 한다. 간호업무 관련 시범사업 등 전담간호사 업무 범위 법제화 및 수가 체계 도입 현황을 참고해서 병동전담약사의 합법적 업무 범위와 적정 전문인력 및 배치 기준을 제안하고, 직역별 역할과 구성을 제안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TF는 업무 사례를 공유하고, 활동 모델 7개를 표준 모델로 책자화 해서 공유를 할 방침을 밝혔다.
사진=조해진 기자
이어 국내 병원에서 시행 중인 병동전담약사 제도의 사례들도 공유됐다. 분당서울대병원은 2024년 5월부터 내과계 6개 병동에서 병동전담약사 제도를 시작해 같은 해 10월에는 응급실과 종양내과, 노인병내과 등 9개 병동으로 확대했으며, 올해 3월부터는 신경외과 병동까지 적용 범위를 넓혔다.
분당서울대병원 병동전담약사들은 입원환자 지참약 확인 및 대체의약품을 안내하고, 대상자인 경우 다제약물 관리사업 오더를 발행하고, 병동 내에 일정 시간 상주하면서 의료진과 소통을 통해 약물 조정 업무를 수행하는 등 다양한 업무를 했다. 또한 노인의료센터 전담약사로 입원환자의 약력관리와 지표 관리, 퇴원환자 연계사업 연구 등을 진행했다.
이 밖에도 서울대학교병원,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등도 병동전담약사 업무를 시작, 점차 확대하고 있다.
병동전담약사의 활동에 대한 연구 결과도 주목됐다. 병원약사회지에 실린 '소아중환자실 담당약사의 병동상주 전후 임상적·경제적 효과 비교' 연구에 따르면, 병동 기반 약사 배치가 환자에게 안전하고 경제적인 약물치료를 제공할 수 있었으며, 다른 전문가와의 협업도 양적, 질적으로 증가된 것으로 평가됐다.
최 팀장은 병동전담약사의 제도 정착을 위한 과제로 "환자 중증도와 병동 특성에 따른 맞춤형 인력 배치가 필요하다. 병원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적용해야 한다"며 인력 기준 마련과 업무 표준화, 그리고 의사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한 병동전담약사 활성화 방안으로 ▲병동전담약사의 역할 정립 및 전문성 강화 ▲다학제 협력 강화 ▲성과 측정 및 홍보 ▲제도적 기반 마련 ▲인력 기준 마련 등을 제안했다.
최 팀장은 "병동전담약사는 이제 시작 단계이지만 ‘시작이 반’이라고 생각한다. 전문약사제도도 10년간의 근거 축적 끝에 법제화가 이뤄졌다"며 "병동 전담약사 제도 역시 활동 성과와 데이터를 쌓아 업무 범위, 수가, 인력 기준 등 제도적 기반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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