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질 떨어트리는 얼굴·손·발 건선 산정특례 확대해야"

대한건선학회 소속 임원들, 건선 건보 급여기준 확대 강조  
"농포성 건선 등 예후 심각함에도 일반 건선 치료비용 보다 더 비싸"

최성훈 기자 (csh@medipana.com)2023-08-30 06:06

(사진 좌측부터) 정기헌 대한건선학회 보험이사, 김동현 기획이사, 김병수 총무이사.
[메디파나뉴스 = 최성훈 기자] 대한건선학회 소속 임원들이 희귀 건선 질환에 대한 치료 기회를 더욱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반적인 판상 건선 보다 더 심각한 예후를 보이고 있음에도 치료 기회를 박탈당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의료 전문가들은 그 원인으로 건선 면적으로 평가하는 현행 보험제도를 꼽았다. 

지난 29일 대한건선학회 소속 임원들은 한국얀센 마스터클래스에 연자로 나와 노출부위 건선과 손발바닥농포증(손발 건선)에 대한 건강보험 급여기준 확대를 주장했다. 

먼저 김병수 학회 총무이사(부산대학교병원 피부과)에 따르면 전체 건선 환자 중 80%는 판상 건선 형태를 띤다. 판상 건선은 염증으로 인한 붉은 반점이 두껍게 커지는 형태로 나타나는 증상을 말한다. 

또 국내 건선 환자 약 4명 중 1명은 산정특례 적용을 받는 PASI 10(건선 침범부위 심각성 정도), BSA 10%(전체 피부에서 건선 병변이 차지하는 비율) 이상의 중증 판상 건선 환자다. 

문제는 중증 판상 건선 환자 보다 삶의 질이 더 낮은 노출부위 건선 환자와 손발 건선 환자의 경우 오히려 산정특례 대상에서 제외된다고 지적했다. 
김 총무이사는 "얼굴, 두피 등에 붉은 반점이 생기는 노출성 건선 환자의 경우 PASI 10, BSA 10%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산정특례 혜택을 받지 못한다"면서 "현행 보험제도 하에서는 단순 건선 면적만을 따져 보험 혜택을 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 보험급여와 산정특례를 받을 수 있는 중증 판상 건선 환자의 경우 연간 약제비 부담액은 상급종합병원 기준 약 100만원이다. 

반면 보험급여 적용만 받을 수 있는 손발 건선 환자의 연간 약제비는 600만원, 산정특례와 보험급여 모두 적용을 못 받는 노출성 건선 환자의 연간 약제비는 1000만원이라 제시했다.
 
그는 "모두 똑같은 약물을 맞아도 6배~10배 이상의 비용을 내야 한다"며 "반면 호주나 캐나다, 영국, 미국 등은 삶의 질이나 노출 부위 평가 등을 따져 약가 부담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동현 학회 기획이사(분당차병원 피부과)도 노출부위 건선은 환자 삶의 질과 밀접한 연관이 있지만, 비싼 약가로 인해 치료를 포기하는 경향이 많은 질환이라 밝혔다.

김 기획이사는 "노출부위 건선은 치료가 어렵고 다양한 증상으로 환자의 삶의 질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면서 "실제 건선 환자들의 자살률은 통계상으로도 높고, 수면 장애 또는 가려움증도 비교적 높은 점수로 나타나기도 한다"고 말했다. 

다행인 점은 국내 허가된 생물학적 제제들이 건선 치료에 있어 비교적 높은 치료 효과를 보인다는 것.  

그는 "실제 대한건선학회는 올해 건선치료에 대한 전문가 합의 내용을 발간하면서 생물학적제제는 심각한 기능 저하 및 높은 수준의 고통과 관련된 국소 건선 병변을 치료하는데 사용할 수 있다고 합의했다"고 소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건선 치료를 받다가 중도 포기하는 환자들이 많다고 토로했다. 비싼 약가 때문에 약 2년이라는 치료 기간을 다 채울 수 없다는 게 그 이유다. 
김 기획이사는 "여유가 있는 분들은 2년 넘는 치료 기간을 잘 따라오지만, 여유가 없는 사람들은 4번 정도 맞다가 치료를 포기한다"며 "그러면서 환자들은 가격이 내려가면 약을 맞겠다며 치료 대기를 하는 현실"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한건선학회 차원에서도 건선 환자의 치료 접근성 확대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상황.

정기헌 학회 보험이사(경희의료원 피부과)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손발바닥농포증 환자는 연 1만명이다. 이 중 2400명은 종합병원 이상에서 치료 받고 있다. 즉, 희귀질환 지정 요건에 충족한다.
 
따라서 손발바닥농포증이 희귀질환 지정을 받게 될 경우 환자는 본인부담률 10%에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열린다.

이에 대해 정 보험이사는 "지난 3월 건선학회가 나서 손발바닥농포증에 대한 산정특례 지정 신청을 했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김 총무이사는 "건선에 대한 사회적인 관심이 증가하면서 치료 혜택도 과거에 비해 많아졌다"면서도 "여전히 손발이나 노출부위에 건선이 발생하는 환자 삶의 질은 떨어지고 치료도 더욱 안 되는 현실이다. 이러한 환자들에게 더욱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런 기사
어때요?

실시간
빠른뉴스

당신이
읽은분야
주요기사

독자의견

작성자 비밀번호

0/200

  • 작성자 비밀번호 확인 취소

    너**2023.11.27 14:28:42

    저번주부터 건선으로 인해 중증 희귀난치성 산정특례를 받았습니다.. 약물주사를 일주일에 딱한번 맞는데 산정특례 없을시 122만원..산정특례를 10%받아도 18만원..한달이면..80~100만원..ㅉㅉ 치료받는 건 좋은데 없이 사는 등골 휘어져서 저도 중도 포기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작성자 비밀번호

    0/200

  • 작성자 비밀번호 확인 취소

    얼굴건***2023.11.10 14:29:51

    오래도록 얼굴건선을 앓고있습니다.
    주장하시는것처럼 PASI, 면적만으로 따지는 산정특례기준으로 인해
    비싼 약가로 치료하다 형편때문에 중단한 상태이며
    몸이 아닌 얼굴이라 사회생활,대인관계에 심각한 지장으로 경제활동도 어려운상태입니다.
    차얼굴 빼고 몸에 생긴거라면 이렇게까지 사회생활이 두렵지 않겠죠
    여러분들의 주장과 의견에 희망을 갖고 기다리겠습니다.
    감사합니

    작성자 비밀번호

    0/200

    • 작성자 비밀번호 확인 취소

      너** 2023.11.27 14:37:42

      동사무소에서 주거및 의료급여 신청서를 작성하시고 혜택을 받으세요..약값은 보건복지부및 공단에서 공제 해줍니다..다만 산정특례를 신청해도 본인이 10% 부담을 해야되서 배에 주사 한대맞는데 18만원..산정특례를 못받은경우 122만원..ㅠ 돈이 만만치 않게 들어가니 저번주 산정특례를 받은 이후 중도포기 생각하는 중이예요..

메디파나 클릭 기사

독자들이 남긴 뉴스 댓글

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