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기획] 1,100조원 될 희귀의약품 시장 선점 나서는 글로벌 빅파마

신약개발 대세 자리잡은 희귀의약품, 글로벌 시장 패권 어디로 가나②
각 신약 파이프라인 희귀질환 치료에 할애…인수합병 통해서도 치료제 확보 
유전자 치료 등 기술로 종양 분야 넘어 이름 생소한 질병 치료까지 개발

최성훈 기자 (csh@medipana.com)2023-03-28 06:09

[메디파나뉴스 = 최성훈 기자] 글로벌 빅파마들이 일찌감치 '희귀의약품(Orphan drug)'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일반 신약개발에 비해 R&D 비용은 적으면서도 성공확률은 높다는 이유에서다. 

글로벌 빅파마들은 각 15~40개에 달하는 자사 신약 파이프라인 중에서 상당수를 희귀질환 치료 후보물질로 채우고 연구개발에 한창이다.  

또 적극적인 기술이전과 인수합병 등을 통해서도 희귀의약품 개발에 집중적으로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뒤센근이영양증부터 윌슨병까지 

먼저 화이자는 뒤센근이영양증(DMD)의 유전자치료제 후보물질인 'PF-06939926'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DMD는 부상과 쇠약으로 이어지는 진행성 근육 퇴행과 기대 수명이 크게 단축되는 희귀 유전 질환이다. DMD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흔한 형태의 근이영양증이며 주로 남자 어린이에게 발병한다. 

지난해 헌터증후군 치료제 후보물질 임상시험을 중단한 다케다는 다시 ‘파비나푸스프 알파(pabinafusp alfa)’의 장기 효능 및 안전성을 평가하고 있다. 

이 헌터증후군 후보물질은 지난 2018년 샤이어를 650억 달러에 인수하며 추가한 파이프라인 중 하나다. 

파비나푸스프 알파는 이전의 임상 시험에서 헌터증후군 환자의 신체 및 신경학적 증상에서 효과적이라는 긍정적인 결과를 도출한 바 있다. 
스위스 제약사 로슈는 척수성 근위축증(SMA)에서 면역글로블린 억제제 후보물질인 'RG6237'를 임상 중이다. 

SMA는 지난해 20억 원에 달하는 초고가약 졸겐스마의 소아 환자 급여화로 일반인들에게도 잘 알려진 희귀 질환이다. SMA 치료제로는 졸겐스마 외에도 스핀라자와 에브리스디가 있다. 

RG6237은 순차 단클론항체 재활용 기술을 사용해 근육 성장 및 비대를 억제하고, 잠복성 미오스타틴도 억제함으로써 근육 위축 및 근력 손실과 관련된 다양한 상태를 개선할 것으로 예상된다. 

영국 기업 아스트라제네카(AZ)는 윌슨병 치료제 상용화에 막바지 연구가 한창이다. 윌슨병이란 선천성 구리 대사장애로 인해 간과 뇌의 기저핵에 과다한 양의 구리가 축적되는 유전 질환이다. 

AZ는 윌슨병 치료를 위해 지난 2018년부터 후보물질 'ALXN1840'을 발굴한 바 있다. AZ는 오는 6월이면 임상 데이터 제출을 완료할 것으로 보고 있다.  

활발한 M&A로 지난해 FDA 승인 신약 54% 희귀질환  

여기에 희귀의약품 개발을 위한 기술이전과 인수합병도 이뤄지고 있다. 

AZ는 2021년 희귀질환 치료제 전문 바이오텍인 알렉시온을 390억 달러에 인수하면서 희귀질환 파이프라인을 확대했다. 

화이자도 지난해 상반기 희귀 신경계 질환 치료제 전문 개발사인 바이오헤븐을 116억 달러에 인수했다. GSK도 19억 달러를 투자해 희귀암과 희귀 뇌전증 치료 개발 바이오텍을 인수했다. 

이 같은 움직임 속에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신규 허가를 받은 희귀질환 의약품의 수는 점차 증가하고 있다.  

FDA에 따르면 2022년 FDA가 승인한 신약의 54%는 희귀질환 의약품이다. 이는 지난 2012년 33%에서 약 20%p나 증가한 수치. 

이에 지난 2022년 2,602억 달러로 추정된 희귀의약품의 글로벌 시장은 2030년까지 8,553억 달러(약 1,123조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같은 기간 동안 연평균 성장률(CAGR)은 16%로 예상된다.  
"유전자 편집 등으로 희귀질환 개발 더욱 촉진"

희귀의약품 개발은 향후 더욱 촉진될 것으로 전망된다. 유전자 조작과 인공지능(AI) 등 혁신 기술의 발달을 통해서다. 

특히 새로운 CAR-T 세포치료제와 유전병 치료제의 출시로 업계에서는 희귀질환 접근성은 향상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여기에 사실상 독점권에 달하는 지위 덕에 향후 매출 성장도 전망된다.  

실제 존슨앤드존슨 B-cell maturation antigen(BCMA) 타겟 CAR-T 치료제 '카빅티'는 2024년 이후 10억 달러 이상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카빅티는 FDA가 승인한 6번째 CAR-T 치료제다. 최근 다발성골수종으로 희귀의약품 지정(ODD)을 받았고, 최근 국내에도 출시에 성공했다. 

버텍스 파마슈티컬와 크리스퍼 테라퓨틱스도 주목받는 기업들이다. 이들은 유전병 중 하나인 겸형 적혈구 빈혈증(Sickle-call disease) 치료를 위한 유전자 편집 기술 치료제 'CTX001'의 임상 3상 시험을 진행 중이다. 이 치료제는 오는 2026년 약 13억 달러 매출이 예상된다. 

사노피는 유전병 희귀질환 '산성 스핑고미엘린분해효소 결핍증(acid sphingomyelinase deficiency, ASMD)'의 최초이자 유일한 치료제 '젠포자임' 개발에 성공해 지난해 FDA와 EMA로부터 승인을 받았다. 젠포자임은 오는 2026년 약 2억7000만 달러 매출이 예상된다.

이에 대해 제약업계 관계자는 "주요 글로벌 제약사들은 벌써 유전자 편집 기술을 활용해 다수의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며 "이처럼 유망 기술을 활용한 희귀의약품 개발 노력은 더욱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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