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꺾이지 않는 GLP-1 수요"…트루리시티 연초부터 국내 공급 지연

미국 이어 지난해 하반기부터 국내서도 공급 지연 발생 
한국릴리 "수입 물량 부족…국내 환자 공급될 수 있도록 노력"

최성훈 기자 (csh@medipana.com)2024-01-12 06:07

[메디파나뉴스 = 최성훈 기자] 제2형 당뇨병 치료제 '트루리시티(둘라글루타이드)' 공급 지연이 연초부터 계속되고 있다. 

GLP-1 유사체에 대한 글로벌 수요가 폭증하면서 공급이 미처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으로 풀이된다.

12일 식품의약품안전처 등에 따르면 트루리시티는 지난 12월 18일부터 현재까지 국내 공급이 지연되고 있다. 

공급 재개 예상일은 오는 1월 31일이지만, 제조소 상황에 따라 이보다 더 길어질 수도 있다. 

트루리시티는 제2형 당뇨병 환자에게 주 1회 투여하는 GLP-1 유사체다. 내인성 GLP-1의 효과와 유사하게 설계돼 당 의존성 인슐린 분비를 자극하고, 췌장에서의 글루카곤 분비를 억제하며, 위 배출 속도를 줄이고 식욕을 감소시킨다. 

이러한 기전 덕분에 당뇨병 치료 경구제인 DPP-4 억제제보다 우수한 당화혈색소 강하 및 체중 감소를 보인다. 

국내에는 지난 2016년 출시 이후 점차 매출을 늘리며 연 500억원이 넘는 대형품목이 됐다. 

하지만 GLP-1 유사체가 전 세계적으로 각광을 받으며 트루리시티에 대한 글로벌 수요는 공급을 아득히 뛰어넘었다. 같은 GLP-1 유사체인 노보 노디스크 오젬픽 등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미국도 지난 한 해 동안 트루리시티를 비롯한 마운자로, 오젬픽, 위고비 등은 공급부족 의약품 목록에 수시로 이름을 올렸다. 

공급부족 이슈는 우리나라까지 확산됐다. 지난해 7월과 8월 두 차례나 트루리시티 국내 공급이 지연된 것이다.  

이에 임상현장에서는 제2형 당뇨병 환자들에게 GLP-1 유사체 대신 SGLT-2 억제제 등으로 대체해 처방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국내 유통을 담당하고 있는 제약사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지다. 한국릴리는 2016년 보령과 파트너십을 맺고 트루리시티 영업·마케팅을 일임하고 있다. 

보령 관계자는 "현재 트루리시티 공급 지연이 지속되고 있는 건 맞다"면서도 "자세한 공급현황에 대해서는 현재로선 밝히기 힘들다"고 말을 아꼈다. 

한국릴리는 식약처에 트루리시티 공급 정상화를 위해 노력할 뜻을 밝혔다. 

한국릴리는 "GLP-1 수용체 작용제 치료 권고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전세계적으로 수요가 급격히 증가해 수요량 대비 수입 물량 부족이 이어지고 있다"며 "공급 부족 상황이 환자 치료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고자 반드시 투여 유지가 필요한 환자에 공급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글로벌 수요가 폭증한 만큼, 트루리시티 생산 능력이 확대되기 전까진 향후 공급 부족 이슈는 국내서도 지속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릴리는 트루리시티와 마운자로 생산능력 확장을 위해 지난해부터 미국과 독일에 대규모 공장을 건립 중이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주 릴리 공장시설은 4억5,000만 달러를 들여 확장에 나선 한편, 독일에는 25억 달러를 투자해 대규모 생산시설을 마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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