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항생제' 절실하지만‥개발도 투자도 소극적인 이유

전 세계적으로 항생제 내성 문제‥개발 촉진 위한 방안 필요
항생제 개발 대부분 소규모 기업‥충분한 자금과 적절한 보상 요구

박으뜸 기자 (acepark@medipana.com)2022-06-21 11:55


[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항생제(Antibacterial drug)'의 발견과 개발은 의사가 사용할 수 있는 가장 위대한 무기 중 하나로 꼽힌다.

1940년대 수많은 항생제 계열이 도입된 이후, 세균 감염에 인한 사망이 큰 폭으로 감소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항생제 효과가 낮아지는 상황이 발생했다.

전 세계적으로 매년 120만 명 이상이 '항생제 내성' 감염으로 사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사망자 수가 2050년까지 연간 1,000만 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추정했다.

항생제 내성의 위협은 이미 이미 10여 년 전부터 CDC, EMEA, WHO, IDSA, Pew 등으부터 경고돼 왔다. 하지만 이를 해결하기 위한 신규 항생제 개발은 더딘 상황이다.

국가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의 '미국 BIO, 항생제 개발 촉진 방안 제안'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미국 바이오혁신기구(BIO)는 항생제 개발의 역사, 임상시험 현황 및 투자 동향 등을 분석해 혁신적인 항생제 개발을 촉진하기 위한 방안을 제안했다.

1900년 이후 FDA 승인된 항생제는 총 164개다. 새로운 타깃으로 승인받은 항생제는 총 21건이며, 2000년 이후에는 단 1건 뿐이다.

신규 항생제 승인은 1950∼1999년 사이 연간 20건 이상의 활발한 추세를 보였으나, 2000년 이후 주춤한 상태다.

항생제 내성 균주의 광범위한 감염 위협을 제거하기 위해 개발 중인 파이프라인도 현저히 부족하다.

2021년 10월 기준 새로운 항생 물질에 대한 전체 임상 파이프라인은 64개였다. 개발 중인 64개 항생 물질 중 48%인 31개만이 신규 타깃을 목표로 개발 중이며, 8개 물질만이 2차 적응증 프로그램(drugindication pathways)을 보유하고 있다.

임상 단계별로는 2상이 총 29개로 가장 많으며, 1상 23개, 3상 11개, 신약승인신청(NDA) 단계 1개로 구성됐다. 임상 2상을 제외하고는 신규 표적이 아닌 이미 승인된 적이 있는 표적을 대상으로 한 항생제 개발 비중이 높았다.

현재 60개 이상의 기업과 비영리 연구 기관이 차별화된 항생제 개발에 대한 증가하는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항생제 후보 물질들을 개발 중이다.

다만 임상시험 단계에 있는 항생제 중 81%(64개 중 51개)를 소규모 기업에서 개발 중이었다. 대형 바이오제약 기업은 12%(8개)를 차지했다.

2011년 1월∼2020년 1월까지 진행된 임상시험을 분석해보면, 전체 질환에 대한 신약의 임상시험 성공률은 7.9%인데 반해, 신규 항생 물질의 성공률은 16.3%이었다. 임상 2상으로의 항생 물질 성공률은 48%인 반면, 전체 의약품의 성공률은 28.9%로 낮았다.

전체 감염질환의 임상시험 성공률은 13.2%로, 항바이러스성, 항진균성, 항기생충성 및 백신 등 항생 물질이 비항균성 그룹보다 성공률이 높았다.

반대로 항암 분야는 5% 정도의 낮은 임상 성공률을 보였다. 그럼에도 지속적으로 많은 투자를 받고 있다. 

이는 더 높은 임상 성공률이 투자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으며, 항생제에 대한 투자를 방해하는 다른 요인이 있음을 의미한다.

실제로 항생제 분야 벤처 캐피털 투자는 저조하지만, 동 기간 항암 분야 투자는 17배 많았다.

같은 기간 항암 등 대부분 다른 질병의 상장기업은 이전보다 많이 증가한 것으로 분석(38개사 → 71개사)되지만, 12개의 상장된 항생제 회사 중 5개 만이 현재도 활동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BIO는 TrialTrove database에서 최근 10년(2011∼2020)간 시작된 항생 물질의 임상시험 목록 602개를 대상으로 항생제 NCE(New Chemical Entity) 기준을 충족하는 92개를 추출해 개시 연도를 분석했다.

최근 5년(2016∼2020)은 이전 5년(2011∼2015)과 비교할 때 항생제 NCE에 대한 임상시험 시작이 33% 감소(55건 → 27건)했다.

2011∼2015년과 2016∼2020년을 비교할 때, 임상 1상 시험 시작은 46% 감소, 2상 및 3상 시험 개시도 33% 감소했다.

항생제 개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소규모 생명공학 기업은 대부분 자금이 부족하다. 항생제의 임상시험 성공률은 전체 질환에 비해 더 높지만, 임상 성공률이 더 많은 투자를 유도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최근 항생제 임상시험이 33% 감소했는데, 이는 이 분야에서 대기업 및 중소기업들이 철수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대기업들의 제조 인프라와 글로벌 유통 능력은 항생제 생태계에서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에 특히 우려되는 부분이다.

이외에 새로운 항생제 사용 주저(병원에서 최후의 치료법으로 사용), 과소 평가된 상환 시스템 및 병원 일괄 지불 상환 메커니즘(hospital bundled-payment 
reimbursement) 등은 항생제에 대한 투자 수익이 거의 없거나 또는 전혀 없는 시장으로 만드는 주요 요인으로 지목됐다.

국가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 관계자는 "내성 문제에 직면한 현재의 항생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차세대 항생제 개발을 위한 충분한 자금과 적절한 보상을 제공하는 생태계 형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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