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도 항암 투약 시대 연 '페스코', 탈중앙화 이끌까

페스코, 재택 투약 적응증 허가 유럽서 9부능선 넘어  
4시간 반 걸리던 정맥 투약 방식 SC로 20분까지 단축 
투약 형태 안착한다면 타 항암 신약도 재택 치료 가능성↑

최성훈 기자 (csh@medipana.com)2025-05-10 05:57

[메디파나뉴스 = 최성훈 기자] 의료 현장을 벗어나 재택에서도 항암요법이 가능한 시대가 곧 열릴 전망이다. 단 20분만으로도 집에서 투약이 가능한 항암제 피하주사(SC) 제형이 유럽에서 허가를 목전에 뒀기 때문이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유럽의약청(EMA) 산하 인체의약품위원회(CHMP)는 최근 로슈 '페스코(트라스투주맙/퍼투주맙)'에 대한 라벨 업데이트를 권장하는 긍정적인 의견을 냈다.

페스코는 '허셉틴(트라스트주맙)'과 '퍼제타(퍼투주맙)'를 하나의 피하주사제 형태로 개량한 HER2 양성 유방암 치료제다. 

할로자임 테라퓨틱스의 독점 약물전달 기술인 '인핸즈(ENHANZE)'를 활용해 트라스투주맙과 퍼투주맙의 단클론항체(mAb)로 만든 정맥주사(IV) 제형을 피하주사 형태로 만들었다. 

약물전달 기술의 핵심인 재조합인간히알루로니다제(rHuPH20)가 약물 분산과 흡수를 도와 피하 투여시 더 많은 약물을 피하로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이에 투약 적응증이 새롭게 추가된다면, 대형 의료기관이 아닌 환자 재택이나 직장, 중소형병원에서도 장소에 대한 제약 없이 페스코 투약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이에 대해 의료계와 업계에선 '혁신'으로 보고 있다. 절제 가능한 HER2 양성 유방암 환자들은 재발이나 전이를 예방하기 위한 항암요법이 필요한데, 기존 정맥주사 요법은 3주마다 병원을 방문해 투약을 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기 때문이다. 

또 투약 시간(90분)과 이후 모니터링(3시간)에 쓰이는 시간까지 합치면, 약 4시간 30분이 소요돼 3주 마다 하루를 온전히 병원에서 보내야 한다. 

반면 페스코는 치료 시간을 최대 90%까지 단축시킨다. 특히 시간 절감 효과는 유지용량 투여 시 더욱 두드러진다. 투여시간(5분)에 관찰시간(15분)까지 합치면 총 20분 만에 치료를 마칠 수 있다.

향후 페스코 투약이 의료기관에서 재택 중심으로 변화한다면, 다른 항암요법 치료도 재편될 가능성이 있다. 

환자 투약 편의성 향상과 에버그리닝(특허 연장)을 위해 SC 제형 개발이 현재 항암제 개발 트렌드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특히 비소세포폐암 신약 '리브리반트(아미반타맙)'가 그렇다. 리브리반트 개발사인 존슨앤드존슨은 최근 리브리반트의 약물 투입 시간을 5분으로 단축시킨 SC 제형 개발에 성공, 유럽 승인을 받았다. 

앞서 SC 제형으로 출시된 면역항암제 '티쎈트릭(아테졸리주맙)'이나 '옵디보(니볼루맙)' 등은 치료 기전 특성상 항암화학요법과 병용으로 쓰이는 경우가 많아 의료기관 내 투약이 필수적이지만, 리브리반트는 조금 다르다. 

EGFR 엑손 19 결손 또는 엑손 21 L858R 치환 변이 진행성 비소세포폐암에서 3세대 EGFR-TKI 경구제인 유한양행 '렉라자(레이저티닙)'와 함께 사용되기 때문이다. 

해당 치료에서 향후 경쟁 구도가 될 '타그리소(오시머티닙)'+화학항암요법 병용요법 대비 투약 편의성에서 한 층 우위를 점할 수 있다. 

그런 측면에서 폐스코로부터 시작된 탈중앙화가 향후 의료전달체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 관심이 증폭된다. 

한편 페스코 2상 임상인 'PHranceSCa' 연구에 따르면, 의료 인력은 페스코 사용 시 치료 준비에 소요되는 시간을 허셉틴+퍼제타 병용 투약 때보다 87.5% 절약했다. 

또 환자들의 병원 체류 시간에 따른 비용을 최대 85% 절감하고, 의료 전문가의 시간 소비량을 76% 아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환자가 병원에 머무는 시간에 따른 생산성 손실 역시 약 65% 줄이고 정맥 투여에 따른 비약제 소모품 비용도 69% 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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