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파나뉴스 = 조해진 기자] "로비큐아(롤라티닙)의 크라운(CROWN) 연구 5년 추적 관찰 분석 결과가 나왔다. 이렇게 길게 환자들의 예후를 본 데이터는 이 연구가 유일무이하다. 이 데이터는 ALK(역형성 림프종 인산화효소) 양성 비소세포폐암(NSCLC) 치료제의 승패를 좌우하는 아주 중요한 결과다. 데이터 기반으로만 본다면 게임은 끝났다."
한지연 국립암센터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21일 한국화이자제약이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에서 개최한 '로비큐아 1차 치료 급여 확대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ALK 양성 비소세포폐암의 특징은 30~40대의 젊은 환자들이 많다는 것이다. 또한 뇌 전이가 흔하게 발생하는 암이어서 뇌 전이를 잘 매니지먼트 할 수 있는 약이 필요한 질환이다.
로비큐아는 ALK 티로신 키나제 억제제(TKI)로, 다른 ALK 저해제에 대한 내성을 유발하는 돌연변이를 억제하고, 혈액뇌장벽(Blood-Brain Barrier, BBB)을 효과적으로 통과하며 치료 농도를 유지하도록 설계됐다.
2022년 5월 AKL 양성 전이성 비소세포폐암의 1차 치료제로 적응증 확대됐으나, 2차 이상에서만 보험이 됐었기 때문에 환자들에게 처방이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다, 지난 1일 1차 치료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되면서 1차 치료제로 로비큐아의 처방에 대한 활로가 열리게 됐다.
한 교수는 "로비큐아는 하루에 한번만 복용하면 된다는 장점을 갖고 있고, 이번 크라운 연구 결과에서 보면 여태까지 스탠다드로 자리매김한 2세대 치료제들보다 앞선 베네핏을 증명한다"고 말했다.
크라운 연구는 이전 치료 경험이 없는 ALK+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NSCLC 환자(N=296)에서 3세대 치료제인 로비큐아와 1세대 치료제인 '크리조티닙(상품명 잴코리)'을 비교한 다국가, 무작위 배정, 오픈 라벨, 다기관, 3상 임상연구다.
5년간의 추적관찰 결과, 무진행생존율(PFS)은 로비큐아군이 60%, 크리조티닙군은 8%를 나타냈다. 또한 로비큐아군은 크리조티닙군 대비 질병의 진행 또는 사망 위험성은 81% 낮았다.
뇌 전이 유무에 따른 무진행생존율 또한 기저 뇌 전이 유무와 상관없이 로비큐아군이 크리조티닙군 대비 무진행생존율이 높았으며, 무진행 생존기간 중앙값에 도달하지 않았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기저 뇌 전이가 있는 경우의 PFS는 로비큐아군이 53%, 크리조티닙군은 24개월 이내 질환의 진행이 모두 이뤄졌다. 뇌 전이가 없는 경우의 PFS는 로비큐아군이 63%, 크리조티닙군은 10% 수준이었다.
CNS 질병 진행율로 살펴보면 치료 시작 5년 후 로비큐아군의 92%는 CNS 질병 진행 없이 유지했고, 3-5년 사이 새로운 CNS 질병 진행도 관찰되지 않았다.
크라운 연구로 로비큐아의 효과는 입증됐으나, 일각에서는 로비큐아가 혈액뇌장벽을 잘 통과하기 때문에 중추신경계 이상반응 위험이 높을 수 있다는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실제 크라운 연구에서도 로비큐아군에서 감정적인 변화나 인지 변화 등의 발현이 나타나기도 했다.
한 교수는 "새로운 약을 처방하는 것을 바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부분은 항상 있어왔다"면서 "그러나 이미 글로벌 데이터가 마련이 돼 있는데 이전의 치료법을 붙잡고 있을 필요가 없다. 중추신경계 이상반응에 대한 빈도가 높지 않기 때문에 매니지먼트를 해가면서 치료를 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상반응이 있을 경우, 대부분의 환자가 자신의 상태를 민감하게 인지하고 관리가 가능했다. 영구적으로 치료를 중단한 환자는 2% 정도로 일반적인 항암치료와 크게 다르지 않다"며 "중추신경계 이상은 주로 로비큐아 투약 초기인 한 달 내외로 발생하기 때문에, 이 시기 면밀하게 관찰해 이상반응이 나타날 시 2세대 치료제로 대체해주는 방향을 고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 교수는 "환자의 이상반응 중증도에 관계없이 생활습관의 병경 및 용량 감소를 포함한 단순한 관리 전략은 환자가 치료의 효과를 유지하면서 이상반응을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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