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응급실 뺑뺑이' 해결 공약…의료계 "실현가능성 낮아"

환자단체, 응급의료 개선 촉구…민주당, 응급의료법 개정 의지 밝혀
의료계, 정책의 명확한 목표 세우고 그에 따른 현실적 대책을 마련해야
무조건적 응급환자 수용시 의료사고·필수과 기피 심화 우려도

김원정 기자 (wjkim@medipana.com)2025-05-28 05:56

[메디파나뉴스 = 김원정 기자] '응급실 뺑뺑이' 문제를 해결해 달라는 요구에 더불어민주당이 호응하고 나섰지만, 의료계에선 실현 가능성이 낮다는 지적이 나온다. 의료현장의 구조적 문제를 외면한 채 법 개정만으로 해법을 제시하는 방식은 현실적인 대안이 되기 어렵다는 시각에서다.

27일 환자단체와 의료계에 따르면,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전날 '환자 샤우팅 카페' 행사를 열고 대선 후보들에게 '응급실 뺑뺑이 해소'를 포함한 7대 환자정책을 제안했다.

환자단체는 응급의료기관의 환자 수용 의무와 이송 통보 기준을 담은 응급의료법 개정안이 2022년 12월부터 시행됐지만 시행규칙과 표준지침은 여전히 마련되지 않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이재명 대선후보 대신 김윤 중앙선대위 정책본부·직능본부 부본부장이 참석해 민주당 대선 공약 안에 응급실 뺑뺑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내용이 명시적으로 표현이 돼 있다면서 "지역필수의료기금을 통한 응급의료 재정지원을 강화하고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을 개정해 24시간 365일 응급환자를 볼 수 있는 인력 체계, 응급환자를 의무적으로 수용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민주당의 이 같은 공약에 대해 의료현장에선 실효성 없는 방안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법 개정을 통해 '응급실 뺑뺑이'를 해소하겠다는 접근보다는 의료현장의 문제를 파악해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명확한 목표를 세우고 그에 따른 현실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한응급의학의사회 이형민 회장은 이날 메디파나뉴스와의 통화에서 "정책을 감정적으로 접근해서 마련하면 안 된다"며 "실질적인 개선을 위한 명확한 목표 설정이 먼저다. 응급실 뺑뺑이가 문제라면, 이를 향후 10년 이내에 0%로 줄일 것인지, 10% 이하로 낮출 것인지 등 구체적인 목표가 제시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응급실에서 무조건 환자를 거부하지 말고 받아야 한다는 식의 접근은 누구도 동의할 수 없다"고 지적하면서 "대통령 임기 안에 성과를 내려 하기보다는 국민과 의료계의 공감대를 바탕으로 장기적인 방향에서 정책이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표심용' 공약에 불과하다는 비판도 나온다. 아울러 응급실 이송거부 반복에 문제의식을 느끼는 의료진들도 많지만 의료사고 위험과 배후진료 인프라 부족 속에서 무리한 환자 수용은 오히려 환자와 의료진 모두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대선이 코앞인 상황에서 환자단체에게 응급의료체계의 현실적인 한계를 이야기하긴 어렵다는 점을 생각하면, 이번 공약은 표심을 의식한 것으로 비춰진다"며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부족한 상황에서 24시간 진료 체계를 유지하는 것은 지방으로선 불가능에 가깝다"고 짚었다.

이어 "응급의학과 의사가 상시 대기해야 하고 질환에 따른 전문진료가 가능한 배후진료 인력이 뒷받침되지 않은 상황에서 무조건 환자를 수용할 경우 의료사고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런 현실을 무시한 채 환자 이송을 법적으로 의무화한다면 필수의료 기피현상만 심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관련기사보기

응급의학의사회, 대선 앞두고 '응급의료체계 재건' 10대 정책 제안

응급의학의사회, 대선 앞두고 '응급의료체계 재건' 10대 정책 제안

[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대한응급의학의사회가 제21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대한민국 응급의료체계의 붕괴를 막기 위한 10대 정책 제안을 발표했다. 현장의 기피 요인 해소와 제도적 모순 정비를 통해 "젊은 의사들이 하고 싶어 하는 새로운 응급의료 생태계"를 만들어야만 응급의료체계의 축소·사멸을 막을 수 있다는 절박한 문제의식이 담겼다. 대한응급의학의사회는 29일 "응급의료체계의 구조적 위기는 이미 오래전에 시작됐으며, 특히 지난 정부의 무리한 정책 추진으로 회복이 불가능할 정도로 손상됐다"고 진단했다. 근본 원인으

응급환자 정보 공유 지연‥'골든타임' 놓치는 국내 응급의료체계

응급환자 정보 공유 지연‥'골든타임' 놓치는 국내 응급의료체계

[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한 응급환자가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고 병원을 전전하다 결국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 문제는 매년 반복되고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나오지 않고 있다. 응급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시간'이다. 골든타임 내 신속한 치료가 생사를 가르는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하지만, 환자의 의료정보가 제때 공유되지 않아 이송과 진료에 혼선이 발생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현재 국내 응급의료체계에서 가장 큰 문제점으로 꼽히는 것은 의료기관 간 '환자 진료정보 공유'의 미흡함이다. 병원 간 정보

이런 기사
어때요?

실시간
빠른뉴스

당신이
읽은분야
주요기사

독자의견

작성자 비밀번호

0/200

메디파나 클릭 기사

독자들이 남긴 뉴스 댓글

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