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계 난치병' 새로운 길‥RNA 편집 연구 본격화

가톨릭중앙의료원 기초의학사업추진단 김영광 교수팀
​​​​​​​유전자 가위 기술로 RNA 편집 연구 시작

박으뜸 기자 (acepark@medipana.com)2025-06-17 16:13

가톨릭중앙의료원 김영광 교수, 가톨릭대학교 의대 의생명과학교실 김기표 교수 

가톨릭대학교 가톨릭중앙의료원이 차세대 RNA 유전자 편집 기술을 활용한 난치성 신경계 질환 치료 연구에 본격 착수한다.

가톨릭대학교 가톨릭중앙의료원 기초의학사업추진단 합성생물학사업단 소속 김영광 교수(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병리학교실) 연구팀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관하는 2025년도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의 지원 대상으로 최종 선정됐다. 해당 과제를 통해 RNA 유전자 가위를 정밀하게 고도화하고, 이를 기반으로 루게릭병(ALS), 헌팅턴병, 희귀 유전질환 등 난치성 신경계 질환 치료 전략을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연구에는 김기표 교수(가톨릭의대 의생명과학교실), 채동우 교수(연세의대), 송지환 대표(아이피에스바이오) 등 국내 유수의 연구진이 공동 참여하며, 연구는 향후 5년간 총 28억원 규모의 정부 지원을 받아 진행된다. 이 중 18억 6천만 원은 가톨릭대학교 산학협력단을 통해 집행될 예정이다.

핵심 기술은 RNA를 정밀하게 편집할 수 있는 'RNA 유전자 가위'다. 일반적으로 유전자 가위 기술은 DNA를 직접 절단해 치료하지만, 이는 비가역적이며 세포 독성 우려가 있어 임상 적용에 한계가 있다. 반면 RNA는 DNA의 복사본으로, 이를 조절하면 원본 유전자에 손을 대지 않고도 단백질 생성 과정을 제어할 수 있어 더 안전하고 정밀한 치료가 가능하다.

이번 연구에서는 특히 '유도진화' 기법을 통해 RNA 유전자 가위의 정확성과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데 주력한다. 유도진화는 실험실 내에서 단백질을 반복적으로 진화시키는 방식으로, 2018년 노벨화학상 수상 기술이기도 하다. 여기에 2020년 노벨화학상을 받은 CRISPR 기술을 접목해, RNA를 더욱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는 차세대 유전자 편집 도구를 완성하는 것이 연구의 골자다.

기존 RNA 유전자 가위는 높은 효율에도 불구하고 표적 정확도와 세포독성 측면에서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AI 기반 단백질 구조 예측 기술과 결합한 유도진화 실험을 통해, 치료효과와 안전성을 동시에 개선하는 새로운 형태의 RNA 유전자 가위 개발에 나선다.

이 기술은 헌팅턴병, 펠리제우스-메르츠바하병 등 난치성 신경계 질환의 RNA를 직접 편집하거나 조절함으로써, 기존에 접근이 어려웠던 질환에 대한 새로운 치료 전략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김영광 교수는 신경과 전문의로서 5년간 임상 현장에서 환자를 진료한 바 있다. 이후 질병의 근본 원인을 밝히고자 기초의학 연구로 방향을 전환했으며, CRISPR와 RNA 편집 기술 연구를 지속해 왔다.

그는 "이번 연구를 통해 치료법이 없어 고통받는 많은 환자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정확하고 안전한 의료기술 개발을 최우선으로 하겠다"고 전했다.

이번 과제는 가톨릭의대 내 병리학, 의생명과학 등 다양한 전공 교수진뿐 아니라 외부 대학, 민간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다학제적 연구로 수행된다. 단순 기술 개발을 넘어 신약 후보물질 도출, 실험 모델 검증, 산업화 가능성까지 포함하는 종합적 연구로 확장될 예정이다.

RNA 유전자 가위 기술은 개인의 유전 정보에 기반한 맞춤형 치료, 즉 정밀의학의 핵심 도구로 꼽히며 향후 암, 유전질환, 퇴행성 질환 등 다양한 영역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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