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파나뉴스 = 최성훈 기자] "20년 전 개복수술, 복강경수술이 있던 시대에 로봇수술이라는 새로운 장이 열렸다면. 향후 20년도 꿈꿀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앞으로 20년은 서젼(Surgeon)과 디지털, AI가 융합돼 환자들이 더 빨리 건강한 삶으로 돌아갈 것입니다."
인튜이티브서지컬코리아 최용범 대표이사는 로봇수술의 향후 미래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인튜이티브가 개발한 다빈치 로봇보조수술이 국내 도입된 지 20년. 국내서만 누적 37만건 이상 수술이 다빈치로 시행됐다. 시간으로 따지면 매번 8분 15초마다 한 건씩 이뤄질 정도. 또 상급종합병원을 포함한 국내 의료기관에만 200대 이상 다빈치 로봇수술기가 설치돼 있을 정도로, 의료 현장에서 폭넓게 쓰이고 있다.
그럼에도 최 대표는 18일 다빈치 국내 도입 20주년을 맞아 의료기기산업 전문기자단과 가진 간담회에서 또 '혁신'을 강조했다.
지난 20년이 새로운 수술의 장을 연 시대였다면, 앞으로 향후 20년은 수술에서의 'Transformation(전환)'을 이룰 거란 의미다.
최 대표는 "이 전환의 궁극적인 목적은 환자들이 더 빨리 건강한 삶으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인튜이티브의 지향점은 환자 삶의 질 달성
"이 과정에서 한국 외과의 노력 빛나" 평가
그런 측면에서 인튜이티브가 바라는 지향점은 단 한 가지라고 했다. 어떻게 더 나은 치료를 할 수 있을까에 대한 '책임감'과 '의무감'이다.
다빈치가 만들어진 이유도 '최소 침습수술이 삶의 질을 향상하는 기술'이라는 신념에서 비롯된 것처럼, 향후에도 환자 삶의 질 향상에 무게를 두겠다는 것이다.
이에 인튜이티브는 다섯 개의 목표를 핵심 가치로 설정한 뒤 이를 실행하고 있다.
임상 성과 향상(Clinical Outcome)을 비롯한 ▲환자 경험 개선 ▲의료진의 업무 경험 개선 ▲사회적 의료비용 절감 ▲ 치료 접근성 향상 등이다.
이 실행 과정에서 그는 한국 의료진들의 공로가 상당히 컸다고 자평했다. 20년 전 첫 다빈치 수술이 국내서 이뤄진 이후 로봇 수술을 선도해 온 국가가 한국 의료진이기 때문이다.
그의 말처럼 한국은 로봇수술을 선도해 온 국가다. 2024년 연말 기준 국내서만 약 37만건의 수술이 시행됐고, 그중 3만건 이상은 단일공(다빈치 SP) 수술로 이뤄졌다. 이는 단일연도 기준으로 세계 최다 단일공 로봇 수술이 시행된 국가다.
또 이러한 한국 의료진들의 노력은 다빈치의 임상 가치 입증에도 기여했다. 12년간 7개 암 수술에 대해 22개국에서 발표된 230여편의 논문을 메타 분석한 연구에 따르면, 로봇보조수술은 개복 등 다른 수술 대비 전환율, 출혈, 합병증, 재원일, 재입원 등 항목에서 우수함이 입증됐기 때문이다.
특히 최 대표는 "2018년 국내 출시된 다빈치 SP는 한국 수술 의사들의 실력이 다시 한 번 주목받는 계기가 됐다"면서 "전 세계 많은 외과의사들이 한국 의사들에게 술기를 배우려고 찾아오는 것도 바로 그런 이유"라고 말했다.
차세대 로봇 수술 시스템 '다빈치5 제품 사진.
국내 의료진 성과가 다빈치5 조기 출시로 이어져
"환자 누구나 최고의 표준 치료 받는 날까지 노력"
인튜이티브가 차세대 로봇 수술 시스템인 '다빈치5'를 한국에 먼저 출시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했다. 한국은 작년 미국에 이어 전 세계 두 번째로 출시된 국가다.
다빈치5는 기존 4세대 다빈치Xi의 설계를 바탕으로 150가지 이상 분야를 개선하고, 데이터를 이용한 새로운 기술을 탑재했다.
대표 기술은 '포스 피드백(Force Feedback)'이 있다. 기구 끝의 힘을 정밀하게 감지해 집도의가 '감각'을 느끼며 수술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기술로, 집도의는 센서를 통해 조직을 밀고 당기는 힘을 손가락에서 느낄 수 있다. 조직에 가해지는 힘을 줄이고 데이터로 수치를 확인해 조직 손상을 줄임으로써 정교한 수술이 가능하다.
인튜이티브 전임상 결과에 따르면 포스 피드백으로 인해 조직에 가하는 힘은 최대 43% 감소한 것으로 보고된다.
또 '수술 연기 흡입기(Smoke Evacuation)' 기능을 탑재해 환자와 의료진 수술 편의성 뿐 아니라, 전체 수술 시간을 효과적으로 줄이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비전 시스템도 색감과 해상도가 향상돼 의료진에게 실제와 유사한 3D 이미지를 제공한다. 사실적인 색상 표현으로 더 깊은 해부학적 영역을 선명하게 시각화할 수도 있다.
더욱이 다빈치5는 외과의의 직관에 AI/ML(머신러닝) 분석을 더해, 의료진에게 데이터 기반의 '디지털 인사이트'를 제공한다.
도제식으로 훈련하는 외과 술기에 변동성을 줄여 환자들이 일관적으로 높은 수준의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돕는 셈이다. 이러한 머신러닝 분석은 의료진 술기를 향상시키는 것은 물론 객관적 수술평가와 교육 자료로도 활용 가능하다.
그런 측면에서 최 대표는 다빈치5가 향후 로봇수술이 가야할 지향점을 제시했다고 했다. 그가 생각하는 로봇수술의 궁극적 목표는 '환자 누구나 최고의 표준 치료를 받는 날'이다.
만일 환자가 암으로 인해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는 진단이 이뤄졌다면, 외과의는 빠르고 정확하게 로봇을 이용한 최소 침습수술을 하는 날이 바로 그런 날이다.
이를 위해 인튜이티브는 햅틱 기술을 더 향상시키고, AI/ML을 수술 과정과 트레이닝에 통합시키는 노력을 펼치겠다고 했다.
최 대표는 "전 세계가 동일한 (최소칩습수술) 서비스를 하면서도 AI가 환자 데이터를 분석해 합병증을 사전에 예측하고 실시간으로 참고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더 나아가 로봇 시스템의 발전으로 반복적인 작업은 로봇이 자율적으로 처리하고 의사는 가장 중요한 것에 집중할 수 있도록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에 모든 환자들이 더 빨리 더 쉽게 일상의 건강한 삶을 회복하는 그날이 인튜이티브가 또 다른 20년을 생각하는 모델이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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