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력(略歷)은 사전적 의미로 '간략하게 적은 이력'을 뜻합니다. 하지만 이 글을 보시는 독자들께선 약력(藥力)으로도 해석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제약·바이오에 관심이 많으신 독자 여러분들이니까요. 실제 오랜 시간과 비용이 투입돼 개발된 약은 유효성·안전성, 임상연구, 마케팅 전략 등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힘(力)'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너의 약력(藥力)은' 코너에서는 스테디셀러 약부터 신약까지 국내외 시장에서 주목 받은 치료제들의 약력(略歷)을 쉽게 전달하고자 합니다. 영어로도 약력은 'Resume'라는 뜻을 내포하고 있죠. 그러한 의미를 살려 자기소개 형식으로 소개합니다. <편집자주>
혈당을 높이는 포도당의 재흡수에 관여하는 SGLT2단백질을 선택적으로 억제해 포도당의 재흡수를 막고, 남은 포도당을 소변으로 배출시키는 기전을 통해 혈당을 낮출 수 있죠.
국내에서는 2014년 성인 제2형 당뇨병 환자의 혈당을 조절하는 치료제로 허가 받은 이후, 2015년에 2형 당뇨병 치료제 최초로 심혈관 이익을 확인하면서 심장-신장-대사질환(Cardiovascular-Renal-Metabolism, CRM)을 통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었습니다.
이후 저는 10mg에서 2021년에 박출률 감소 심부전(HFrEF), 2022년에 박출률 보존 심부전(HFpEF) 치료제로 허가 받아 모든 심박출률 스펙트럼의 만성심부전 환자를 위한 치료제가 된 데 이어, 2023년 만성콩팥병 치료 적응증을 추가로 승인받으며 치료 영역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고 있습니다.
2형 당뇨병과 심혈관질환, 콩팥질환은 서로 긴밀히 연결돼 있어 한 질환의 악화가 다른 질환에도 영향을 미쳐 환자의 생명을 위협하는데요. 이를테면 당뇨병은 만성콩팥병의 가장 주요한 원인 질환이고, 당뇨병과 만성콩팥병은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을 높이는 요인이 됩니다. 이에 따라 이제 각각의 질환을 개별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아닌, 2형 당뇨병과 심장, 신장을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CRM 통합 관리 전략이 중요한 시점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저 자디앙은 2015년 EMPA-REG OUTCOME 연구를 통해 심혈관 이익을 확인하면서, CRM 통합 치료의 핵심적인 약제로 자리매김했는데요. 지금까지 CRM 치료 영역에서 어떻게 치료 혜택을 확장해 왔고, 이 과정이 어떤 의미가 있었는지 좀 더 자세히 소개해 드릴게요.
◆ 약력 하나, 2형 당뇨병 치료제 중 최초로 심혈관 이익 확인
앞서 소개 드렸듯이 저는 2형 당뇨병 치료제로 처음 등장한 약입니다. 제가 전환점을 맞은 계기는 2008년 이후 시판된 당뇨병 치료제라면 피해갈 수 없었던 심혈관계 안전성 시험이었는데요.
티아졸리딘디온(TZD)이 심부전 발병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FDA가 모든 당뇨병 치료제를 대상으로 심혈관계 안전성을 입증할 것을 의무화했습니다.
이러한 FDA 지침에 따라 진행된 EMPA-REG OUTCOME 연구에서 저는 안전성 이상의 놀라운 결과를 보였습니다. 연구 결과, 주요 심혈관계 발생 위험은 14%, 심혈관계 사망 위험은 38% 감소시키는 결과를 확인해 혈당을 조절하면서 심혈관 위험을 감소시킬 수 있는 약제로 거듭날 수 있었던 것이죠.
당시 학계를 놀라게 했던 이 연구는 올해로 10주년을 맞았는데요. 이후 2형 당뇨병의 치료 전략은 혈당 조절을 넘어 심장 및 신장 합병증 관리를 고려하는 패러다임으로 변화하기 시작했고, 제가 만성심부전과 만성콩팥병으로 적응증을 넓혀 나가는 발판이 됐습니다.
저는 박출률 감소 심부전 환자를 대상으로 한 EMPEROR-Reduced 3상 임상연구에 이어, EMPEROR-Preserved 3상 임상연구를 통해 최초로 박출률 보존 심부전 영역에서 유효성을 확인하고 치료 영역을 점점 확대했습니다.
먼저 EMPEROR-Reduced 연구에서는 당뇨병 동반 여부에 관계없이 심박출률이 감소된 성인 만성심부전 환자를 대상으로 심혈관계 사망 또는 심부전에 의한 입원까지 시간의 복합 상대적 위험을 25% 감소시켰고, 심부전으로 인한 첫 입원과 반복적인 입원 위험도 또한 30% 감소시켰습니다.
(왼쪽)위약 대비 자디앙의 심혈관계 사망 또는 심부전에 의한 입원까지의 복합 상대적 위험 감소 효과
(오른쪽) 위약 대비 자디앙의 심부전으로 인한 첫 입원과 반복적인 입원의 상대적 위험 감소 효과
이어 심박출률이 보존된 성인 만성심부전 환자에서도 치료 이점을 확인했습니다. 박출률 보존 심부전 환자는 박출률 감소 심부전과 비슷한 수준으로 심부전 악화에 의한 입원과 질병 부담이 높지만, 오랫동안 치료 효과가 입증된 치료 옵션이 제한적이었는데요.
EMPEROR-Preserved 연구를 통해 박출률 보존 심부전 환자 대상 임상 가운데 최초로 심혈관계 사망 또는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의 상대적 위험을 21% 감소시킬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습니다.
이를 통해 국내 최초로 모든 심박출률 스펙트럼의 만성심부전 환자를 위한 치료제, 특히 미충족 수요가 높았던 박출률 보존 심부전 환자를 위한 중요한 치료 대안이 될 수 있었습니다.
위약 대비 자디앙의 심혈관계 사망 또는 심부전에 의한 입원까지의 복합 상대적 위험 감소 효과
특히 지난해 2월부터는 박출률 감소 심부전 환자 치료에서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됐고, 올해 2월부터는 박출률 보존 심부전까지 급여 범위가 확대돼 심박출률에 관계없이 더 많은 만성심부전 환자에게 치료 혜택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 약력 셋, 만성콩팥병에서도 확인된 효과…CRM 통합 관리 선도
만성콩팥병은 가능한 조기에 발견해 치료를 시작해야 콩팥 이식 혹은 투석이 필요한 말기콩팥병 단계로 진행되는 것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오랫동안 만성콩팥병의 진행을 지연시킬 수 있는 효과적인 치료 옵션이 부족한 상황이었습니다.
저는 만성콩팥병 치료 영역에서 대규모이자 폭넓은 환자군을 대상으로 진행된 연구인 EMPA-KIDNEY 3상 임상연구를 통해 질환의 진행을 효과적으로 지연시킬 수 있는 효과를 확인했습니다. 연구에는 만성콩팥병 중증도 전반에 걸쳐 다양한 기저 원인과 동반질환을 가진 환자들이 포함됐는데요.
이 연구에서 저는 콩팥병 진행 및 심혈관계 사망의 상대적 위험을 위약 대비 28% 유의하게 감소시켰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효과는 당뇨병 유무 및 알부민뇨 유무와 관계없이 일관되게 확인됐답니다.
특히 기존 SGLT2억제제 연구들이 주로 요알부민/크레아티닌비가 높은 환자를 중심으로 진행된 것과 달리, EMPA-KIDNEY 연구는 요알부민/크레아티닌비가 낮은 환자도 포함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죠.
위약 대비 자디앙의 콩팥병의 진행 또는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의 상대적 위험 감소 효과
이를 근거로 2023년 만성콩팥병 치료 적응증을 획득할 수 있었고, 지난 8월부터는 성인 만성콩팥병 치료에 건강보험 급여를 적용받아 더욱 많은 환자에게 치료 기회를 제공할 수 있게 됐습니다.
◆ CRM 통합 관리 리더로서 치료 가치 확장 지속
지금까지 제가 오리지널 SGLT2억제제로서 지난 10년간 CRM 영역 20만명 이상의 환자를 포함한 다양한 임상 연구를 통해 치료 근거를 쌓아온 여정을 소개해 드렸는데요. 이러한 임상적 가치를 인정받아 현재 각 질환마다 전 세계 유수의 가이드라인에서도 저를 비롯한 SGLT2억제제를 핵심 치료 옵션으로서 높은 수준으로 권고하고 있답니다.
전 세계 인구 4명 중 1명은 최소 한 가지 이상의 CRM 질환을 앓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질환들은 서로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는 만큼, 점점 더 많은 CRM 환자의 삶의 질 개선에 기여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해 매우 뜻깊게 생각합니다.
특히 지난 8월 이후 2형 당뇨병, 만성심부전, 만성콩팥병 모두에서 건강보험 급여를 인정받게 되면서 환자들의 접근성이 높아진 만큼 더욱 큰 책임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저 자디앙은 지금껏 그래왔듯 앞으로도 저는 심장-신장-대사질환 통합 관리 전략을 선도하는 대표 치료제로서 더 많은 환자들에게 치료 가치를 전하고, 더 나은 치료 환경을 만들어 가는 데 의미 있는 기여를 할 수 있도록 계속해서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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