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MET 변이'다‥'타브렉타', 비소세포폐암 치료 출사표

MET 엑손 14 결손 비소세포폐암, 예후 불량해 충족되지 않은 의료적 수요 높아
타브렉타, 1차 치료에서 높은 반응률과 지속성‥뇌 전이에서도 효과적

박으뜸 기자 (acepark@medipana.com)2022-04-12 11:55


[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폐암의 80~85%를 차지하는 '비소세포폐암'은 많은 연구가 이뤄지면서 다양한 '유전자 변이'가 보고됐다. 

덕분에 비소세포폐암의 항암 치료는 환자가 가진 암의 분자병리학적 정보를 우선적으로 확인하고, 이에 맞춰 치료제를 선택하고 있다. 

비소세포폐암에서 높은 비율로 발생하는 유전자 변이에는 EGFR, ALK 등이 있다. 

전체 비소세포폐암 중 30% 이상을 차지하는 EGFR 변이는 게피티닙, 엘로티닙, 아파티닙, 다코미티닙, 오시머티닙 등으로 치료한다.

ALK 변이는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5% 정도에서 발견된다. ALK를 타겟하는 표적치료제에는 크리조티닙, 세리티닙, 알렉티닙, 브리가티닙, 로라티닙 등이 있다.

이제 제약사들은 나머지 비소세포폐암의 주요 변이로 알려진 MET, ROS1, BRAF, RET 등에도 주목하기 시작했다. 

그 중에서 최근 한국노바티스가 국내 최초로 MET 엑손 14 결손(skipping)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타브렉타(Tabrecta, 카프마티닙)'를 선보였다. 

타브렉타는 지난해 11월 MET 엑손 14 결손이 확인된 국소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치료의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았다. 이후 3월 22일 정식 출시됐다. 


MET는 염색체 7번 장완에 위치한 원종양유전자로 간세포성장인자(hepatocyte growth factor, HGF) 수용체를 만든다. 간세포성장인자가 수용체에 붙으면 그 하위 단계인 RAS, PI3K 등을 통해 신호가 전달된다. MET 유전자의 단백질 산물인 간세포성장인자 수용체는 세포 증식, 생존, 침습, 전이를 포함한 다양한 발암 과정에 관여한다.

MET 조절 장애는 EGFR과도 관련이 있다. EGFR 변이 표적 치료 과정에서 T790M 변이가 발생하면서 내성이 생기고 이 때 우회로로 MET 경로가 활성화된다.

이 가운데 대표적인 MET 변이가 바로 MET 엑손 14 변이이다. MET 엑손 14 변이는 신규 진단된 진행성 비소세포폐암 중 약 3~4%에서 발생한다.

MET 엑손 14 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들은 다른 유전자 변이 환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짧은 생존율을 보인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MET 변이 타깃 치료를 받지 못한 MET 엑손 14 변이 환자의 전체생존율 중간값은 8.1개월에 불과했다.

특히 비소세포폐암 환자들의 30~54%는 치료 이후에도 뇌 전이를 경험한다. 이는 기존의 치료 옵션들이 해당 환자에 반응하지 않기 때문이며, 이 경우 생존 기간은 1년 미만으로 삶의 질이 낮고 예후가 좋지 않다.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김상위 교수는 "폐암은 국내 암 발생 순위 3위인 암종으로, 그 중에서도 비소세포폐암은 원격 전이 시 5년 상대생존율이 8.9%에 불과할 정도다. 이 중 대표적인 MET 변이에 해당하는 MET 엑손 14 결손 비소세포폐암은 전체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약 3~4% 차지하는데, 예후가 불량해 충족되지 않은 의료적 수요가 높은 질환"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MET은 비소세포폐암 발현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다고 알려졌다. 그럼에도 MET 경로에 대한 표적 치료와 MET 증폭이 있는 비소세포폐암 대상 연구에서 유효한 효과가 입증되지 않았다. 

하지만 MET 엑손 14 결손 및 증폭에 초점을 맞춘 표적치료제 '타브렉타'는 MET 엑손 14에 높은 민감도를 보였다. 타브렉타의 높은 MET 선택성은 2가지의 스크리닝 패널에서 입증됐고, 이는 400가지를 초과하는 다른 키나아제 또는 돌연변이 키나아제 변종과 비교했을 때 약 1,000 배 이상의 선택성 인자를 나타냈다.  

타브렉타는 MET 수용체 티로신 키나아제를 선택적으로 억제하는 기전의 약물이다. 타브렉타는 MET 엑손 14 결손 또는 MET 증폭을 보이는 폐암에서 유래된 종양의 성장을 방해하고 이를 퇴행시킨다.

타브렉타는 '1차 치료'에서 더 높은 반응률과 더 긴 반응지속기간을 보였다. 


주요 임상인 GEOMETRY mono-1 연구에 의하면, 이전에 치료받지 않은 환자에서 타브렉타 객관적 반응률(ORR)은 68%, 이전에 치료를 받은 적이 있는 환자에서는 41%로 보고됐다. 

또한 이전에 치료받지 않은 환자의 68%, 이전에 치료를 받은 적이 있는 환자의 82% 등 대부분의 환자가 타브렉타 치료 시작 후 7주 이내에 빠른 반응을 보였다. 

이전에 치료받지 않은 환자의 반응지속 기간 중간값(mDOR)은 12.6개월이었고, 치료받은 환자는 9.7개월이었다.

완전관해(CR)와 부분관해(PR), 안전병변(SD)을 보인 환자 수를 모두 집계한 질병통제율(DCR)은 이전에 치료받지 않은 환자에서 96%로, 28명의 환자 중 27명의 질병이 통제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치료를 받은 적이 있는 환자의 질병통제율은 78%로, 69명 중 54명의 질병이 통제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타브렉타는 뇌 전이 치료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보였다. 뇌 전이가 있는 비소세포폐암 환자 13명(이전에 치료받지 않은 환자 3명, 치료를 받은 적이 있는 환자 10명)의 두개 내 병변에 대한 객관적 반응률(intracranial ORR)을 사후 분석한 결과, 완전관해를 보인 4명을 포함해 12명(92%)에서 질병 통제가 확인됐다.

해당 효과를 기반으로 타브렉타는 뇌 전이가 확인된 비소세포폐암 치료에 MET 억제제 중 유일하게 2021 NCCN 가이드라인에 등재됐다. 

타브렉타는 한국인 대상으로도 효과를 증명했다. 국립암센터에서 진행된 한국인 대상 후향 분석 결과에서 타브렉타 치료를 받지 않은 환자의 전체생존기간 중앙값은 7.5개월에 그친데 반해, 타브렉타 치료를 받은 환자 8명의 전체생존기간 중간값은 21.5개월로 나타났다. 

유전자 변이를 동반한 환자에서는 그 유전자 변이를 타깃으로 하는 표적치료제가 좋은 효과를 보인다. 이 때문에 유전자 변이 유무 확인이 매우 중요하다. 

이러한 유전자 변이는 차세대염기서열분석(NGS) 기법 등을 이용하면 된다.

FDA에서는 종양 조직 내에 MET 엑손 14 결손을 유발하는 변이의 감지를 보조하기 위해 타브렉타의 동반 진단검사인 FoundationOne CDx을 함께 승인한 바 있다.

김상위 교수는 "최근 들어 타브렉타와 같은 유전자 변이 표적치료제가 국내에서도 속속 허가되고 있다. 유전자 변이가 많은 비소세포폐암의 항암 치료를 결정할 때는 환자가 가진 암의 분자병리학적 정보를 우선적으로 확인하고, 이에 맞춰 치료제를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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