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방식 바꾼 뇌졸중 재활 진료지침, '바클로펜 펌프·세레브로리진' 추가

[인터뷰] 대한뇌신경재활학회 김민욱 이사장
SIGN 방식에서 GRADE 방식으로 개발방식 변경해 4판 개정…운동 부분 업데이트
연구 반영해 '세레브로리진' 상품명 사용…"좋은 연구 많이 나올 것"

김창원 기자 (kimcw@medipana.com)2023-07-13 06:05


[메디파나뉴스 = 김창원 기자] 최근 대한뇌신경재활학회의 새로운 뇌졸중 진료지침이 출간됐다. 

뇌졸중 표준 진료지침 제작을 위한 연구는 지난 2006년 시작돼 신경과와 재활의학과가 공동으로 연구에 나섰고, 그 결과 2009년 국내 첫 뇌졸중 재활 표준 진료지침이 개발됐다. 

이후 4년을 주기로 2012년, 2016년 업데이트가 이뤄졌고, 4번째 진료지침은 2020년 개발돼야 했지만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연기돼 올해 출간하게 됐다.

메디파나뉴스는 대한뇌신경재활학회 이사장이자 뇌졸중질환 가이드라인 전 진료지침위원장을 지낸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김민욱 교수<사진>를 만나 진료지침 개정에 대한 얘기를 들어봤다.

◆SIGN 방식에서 GRADE 방식으로 개발방법 변경

김민욱 교수는 이번 진료지침 개정판의 특징으로 먼저 GRADE 방식으로 개발했다는 점을 설명했다.

김 교수의 설명에 따르면 이전까지는 SIGN 방식으로 진료지침을 개발, 논문의 디자인이 근거수준과 권고수준을 결정했다. 일례로 META 분석 논문이 하나 있으면 그것으로 높은 근거수준과 권고수준을 줄 수 있었던 것.  

반면 GRADE 방식은 Key Question에 대한 outcome 중심의 개발방식으로, 여러 논문에서 outcome에 대한 자료를 추출하고 이를 종합해 근거수준과 권고수준을 결정하게 된다.

김 교수는 "최근 트렌드가 GRADE 방법론으로 바뀌었다"면서 "SIGN 방식의 경우 메타분석 시스템을 통해 분석한 퀄리티가 좋은 논문 하나가 나오면 그게 근거수준이 가장 높고 바로 권고수준으로 넘어간다"고 말했다.

또한 "GRADE 방법론은 중요한 outcome을 뽑고, 그에 대해 논문을 찾고 변수를 넣어 다시 메타분석을 돌려야 한다"면서 "RCT 논문을 찾아 메타분석해서 보고자 하는 outcome에 좋게 했는지, 정말 좋아지냐 나빠지느냐를 제대로 분석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렇다 보니 GRADE 방식은 SIGN 방식에 비해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어갈 수밖에 없었고, 결국 진료지침 전체를 한 번에 개정하지는 못하고, 이번에는 우선적으로 운동기능 재활 부분에만 집중해 개발하게 됐다.

김 교수는 "GRADE 방식은 논문 하나를 쓰는 정도의 정성이 들어가게 되는데, 자기 일을 하면서 작업을 하니까 별로 시간이 없었다"면서 "질문이 운동 부분에서만 40개 정도 되는데, 시간과 인력을 따져보니 1년에 24개 정도 가능하더라. 이번에는 이 24개만 정리한 것으로, 나머지 16개에 대한 작업을 먼저 하게 될 것 같다"고 전했다.

◆척수강 내 바클로펜 펌프·세레브로리진 추가

이번 개정판에서 개발 방식이 달라지기도 했지만, 이를 통해 새롭게 추가된 내용도 있었다. 최근 근거에 대한 연구가 기대되는 항목이 추가됐는데, 우선 Key Question으로 경직치료 중 척수강 내 바클로펜 펌프가 추가됐다.

경직치료를 하는데 있어 척수강 안에 바클로펜 펌프를 설치해 조금씩 약물을 흘려주는 것으로, 이 경우 뇌졸중으로 인해 발생하는 심한 경직이 많이 완화된다. 

여기에 운동기능향상을 위한 약물치료로 세로토닌성 약물과 세레브로리진이 업데이트 됐다. 두 약물은 운동기능 향사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 환자의 상태와 부작용에 따라 선택적 사용을 권고한 것.

반대로 도파민 작용성 약물은 운동기능 향상 효과에 대한 근거가 부족해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결론내렸다.

한 가지 특이한 점은 일반적으로 진료지침에서 약물을 언급할 경우 성분명으로 표시하지만, 이번에는 '세레브로리진'이라는 상품명으로 표시됐다는 점이다.

세레브로리진은 돼지뇌펩티드 제제로 비교적 발병 초기에 중등도가 높은 뇌졸중 환자에 투약했을 때 운동 기능 회복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그런데 돼지뇌펩티드 제제는 세레브로리진 외에도 다양한 제품들이 있지만, 유독 이번 개정판에서는 세레브로리진을 명시하고 있는 것.

이에 대해 김 교수는 "분석에 포함된 연구가 모두 '세레브로리진'으로 진행됐고, 제네릭에 대한 동등성 연구가 부족한 상태로, 부득이하게 상품명으로 권고문을 작성하고 상품명임을 표기했다"면서 "비교적 발병 초기에 중증도가 높은 뇌졸중 환자에서 투약했을 때 운동 기능 회복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돼지뇌펩티드 제제로 돼지 알레르기 반응에 의한 급성 부작용이 일어날 수 있으며, 단백질 제제로 취급 시 사용에 주의가 필요하다"면서 "향후 시판 중인 제네릭 약제에 대한 충분한 임상연구가 이뤄지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김 교수는 "뇌졸중은 쉽지 않은 병으로, 걸리면 마비가 풀리지 않고 후유증이 남기 때문에 어떻게든 빠져나올 수 있게 하려고 하는 노력들을 열심히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된다"면서 "학회의 젊은 연구자들이 훌륭한 연구를 많이 하고 있고 진료하고 있어서, 앞으로 좋은 연구들이 많이 나올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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