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이자 유일한 '자디앙'‥심부전 전문의들이 먼저 '환영'

'SGLT-2 억제제' 중 최초‥EMPEROR-Reduced, EMPEROR-Preserved 임상 성공
만성 심부전 좌심실 박출률(LVEF) 스펙트럼 전체를 포괄하는 치료제

박으뜸 기자 (acepark@medipana.com)2022-07-13 06:04

[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좌심실 박출률(LVEF)과 무관하게 사용 가능한 만성 심부전 치료제가 나왔다.

한국베링거인겔하임과 한국릴리의 SGLT-2 억제제 '자디앙(엠파글리플로진)'이다.

2015년 자디앙은 심혈관계 랜드마크 임상 연구인 EMPA-REG OUTCOME 연구로 심부전 치료제로의 가능성을 제시했다. 해당 연구 결과, 자디앙은 심혈관계 질환을 동반한 제2형 당뇨병 환자에서 심혈관계 사망 감소,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 감소, 신장질환 발생 위험 감소 등 심혈관계 혜택을 최초로 확인했다.

현재 자디앙은 당뇨병 치료에서 심장, 신장, 대사질환을 통합 관리하는 패러다임을 정착시켰다.

그런데 이번에 자디앙은 만성 심부전 좌심실 박출률(LVEF) 스펙트럼 전체를 포괄하는 치료제로 등극했다.

자디앙은 지난해 11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심박출률 감소 심부전(HFrEF) 치료에 적응증을 승인받았다. 이어 올해 5월에는 심박출률 보존 심부전(HFpEF) 치료제로 적응증을 확대 승인받았다.

이러한 적응증 확대 소식에 심장 전문의들이 가장 먼저 환영의 목소리를 냈다.

일반적으로 LVEF가 40% 이하는 심박출률 감소 심부전(HFrEF), 41~49%는 심박출률 경도 감소 심부전(HFmrEF), 50% 전후는 심박출률 보존 심부전(HFpEF)으로 구분한다.

지금까지는 HFrEF에 초점을 맞춰 다양한 치료제들이 허가를 받아왔다. 그러나 전체 심부전 환자의 약 50%를 차지하는 HFpEF의 경우 유병률이 높고 환자들의 예후가 좋지 않았음에도 임상적으로 유효한 치료제가 없었다.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조현재 교수는 "그동안 HFpEF는 치료제가 전무해 대증 치료 및 동반질환 치료에만 집중하는 제한적인 접근법에 의존했다. 심지어 대부분의 HFpEF 치료 연구는 1차 유효성 평가 변수 충족에 실패했다"고 설명했다.

이런 와중에 자디앙은 EMPA-REG OUCOME 연구를 시작으로 EMPEROR-Reduced, EMPEROR-Preserved 임상까지 성공시키며 좌심실 박출률(LVEF)과 상관없이 사용하는 만성 심부전 치료제가 됐다.

특히 심박출률 40%를 초과하는 심박출률 보존 심부전(HFpEF) 환자만 포함된 EMPEROR-Preserved 임상 연구는 인상 깊었다. 자디앙은 HFpEF 환자의 심혈관계 사망 또는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의 상대적 위험을 21% 감소시키며 1차 평가 변수를 충족했다.

현재 자디앙은 만성 심부전에 새로운 치료 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서울성모병원 순환기내과 윤종찬 교수는 자디앙의 효과 뿐만 아니라 안전성, 일관된 효과 등 예후 개선에 높은 점수를 줬다.

윤 교수는 "자디앙의 예후 개선 효과는 박출률(LVEF) 수치에 관계없이 일관됐다. LVEF이 65% 보다 낮은 환자에서는 전체적으로 유의한 치료 혜택을 보였다. 65% 이하의 환자가 우리가 흔히 보는 심부전 환자인지는 이견이 있겠으나, 데이터로는 자디앙의 일관적인 효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 예로 EMPULSE 연구가 있다. 이 연구는 급성 심부전 또는 비보상성 만성 심부전으로 입원한 530명을 대상으로 했다. 여기서 자디앙은 위약 대비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심부전 사건 감소, 심부전 증상 개선 등 치료 효과를 확인하며 1차 평가 변수를 달성했다. 자디앙 투여군은 위약 대비 임상적 이점을 경험할 가능성이 36% 더 높았다.

윤 교수는 "EMPULSE 연구는 앞선 EMPEROR-Reduced, EMPEROR-Preserved 임상처럼 대규모 연구는 아니다. 다만 입원한 환자, 중증도가 높은 환자를 대상으로 했으며 비교적 짧은 기간 관찰했다. EMPULSE 연구 결과, 당뇨병 유무와 상관없이 급성 심부전 또는 비보상성 만성 심부전 환자나 심박출률이 감소 또는 보존된 경우에도 자디앙 효과가 일관되게 나타났다”고 말했다.

과거 심부전 치료는 순차적 치료가 원칙이었다. 하지만 SGLT-2 억제제가 등장한 후 근본적 치료로 변해갔다. 기존 약과 기전이 다른 SGLT-2 억제제는 특별한 이유가 없는 이상 다른 약제와도 함께 사용되고 있다.

윤 교수는 "심부전 치료는 동시 혹은 신속 순차 치료 전략에 기반해 개인별 맞춤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심박출률 감소 심부전(HFrEF) 환자 대부분의 경우는 1차 치료제로 SGLT-2 억제제 처방이 가능하다"며 "자디앙을 비롯한 SGLT-2 억제제가 심부전 치료에 유의한 임상 결과를 발표하면서 주요 가이드라인에도 우선적으로 권고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여러 가이드라인은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 및 심혈관계 사망 감소에 SGLT-2 억제제를 권고하고 있다.

유럽심장학회(ESC)는 2021년 심부전 가이드라인에서 심박출률 감소 심부전(HFrEF) 환자의 초기 치료제로 SGLT-2 억제제를 최고 등급인 1(LOE A)로 권고됐다.

미국 3대 심장 학회인 미국심장학회(ACC), 미국심장협회(AHA), 미국심부전협회(HFSA)에서 발표한 2022년 심부전 가이드라인은 심부전 전 단계에서부터 제2형 당뇨병이 있고 심혈관 질환을 동반하거나 심혈관 질환 위험이 높은 환자에게 SGLT-2 억제제를 권고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보면 제2형 당뇨병 유무와 관계없이 증상이 있는 만성 심박출률 감소 심부전(HFrEF) 환자에게 SGLT-2 억제제를 권고 등급 1, 근거 수준 A로 권고했다.

심박출률 보존 심부전(HFpEF) 환자에서도 SGLT-2 억제제가 심혈관계 사망 및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 감소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언급됐다. SGLT-2 억제제는 ARNi, ARB, MRA의 권고 수준인 2b보다 높은 2a 수준으로 권고돼 있다.


대한심부전학회 회장 강석민 교수(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는 자디앙의 스펙트럼이 넓은 만큼 쓰임새가 더 커질 것이라 바라봤다.

강석민 교수는 "자디앙은 이미 표준 치료를 받고 있는 심박출률 감소 심부전(HFrEF) 및 좌심실 박출률(LVEF)이 40%를 초과하는 심박출률 보존 심부전(HFpEF) 모두에서 유의미한 혜택을 보여줬다. 현재 자디앙은 좌심실 박출률(LVEF)과 무관하게 만성 심부전 환자에서 심혈관계 사망 감소 혹은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 위험 감소 효과를 임상으로 증명한 최초이자 유일한 치료제다"며, "앞으로 국내 임상 현장에서 심부전 치료의 새로운 한 축을 담당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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