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많은 가족성 해면상혈관종 환자, 증상 악화 가능성 높아

서울대병원 연구팀, 나이·유전자형에 따른 가족성 해면상혈관종 예후 규명

이정수 기자 (leejs@medipana.com)2023-01-18 17:45

서울대병원은 신경과 주건(제1저자 김선득 전공의)·임상유전체의학과 문장섭 교수공동연구팀이 유전병인 '가족성 해면상혈관종' 증상과 연령 간 관계를 규명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18일 밝혔다.

해면상혈관종은 뇌, 척수에서 모세혈관이 비정상적으로 팽창해 해면체 모양으로 뭉쳐진 종괴다. 시간에 따라 병변의 수가 증가하고 다발성 뇌출혈을 유발할 수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그 중 상염색체 우성으로 유전되는 '가족성' 해면상혈관종은 유전자변이 3가지 (KRIT1, CCM2, PDCD10)에 의해 발생한다고 알려졌다. 그러나 세계적으로 이 질환의 유전자변이별 특성에 대한 연구가 부족한 실정이었다.

이에 연구팀은 2018년 1월부터 2021년 12월까지 국내 가족성 해면상혈관종 환자 25명을 대상으로 유전자 검사를 실시해 ▲변이 미발견 ▲KRIT1 변이 ▲CCM2 변이 ▲PDCD10 변이 집단으로 구분하고 나이에 따른 질병 부담을 분석했다.

먼저 증상성 뇌출혈의 발생을 분석한 결과, 나이가 증가할수록 뇌출혈의 누적 발생률도 증가하는 모습이 관찰됐다. 유전자형에 따른 차이는 없었다.

또한 나이가 증가할수록 크기가 큰 병변(5mm 이상) 개수도 증가했다. 뇌출혈과 달리 큰 병변의 증가율은 유전자형에 따라 달랐다. 특히 ▲KRIT1 변이 집단은 큰 병변의 증가율이 빨랐고 ▲PDCD10 변이 집단은 비교적 어린 나이부터 큰 병변의 개수가 많았다.

5mm 이상의 큰 병변은 출혈 등 임상 증상과 연관성이 높다고 알려진 만큼 그 개수가 증가할 경우 주의 깊은 추적관찰이 필요하다.

가족성 해면상혈관종 환자는 큰 병변의 발생 위험이 높은 특정 유전자변이 보유자인지 확인하기 위해 이른 나이부터 유전자검사를 권고한다. 

또 가족성 해면상혈관종의 발생 부위를 분석한 결과, 유전자변이 보유 환자는 '뇌간' 부위에 병변이 발생하는 빈도가 확연히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MRI 검사 시 뇌간 부위에서 해면상혈관종이 발견된 경우 유전자변이 보유 가능성이 있으므로 유전자검사를 권고했다.

신경과 주건 교수는 "서울대병원 원내연구과제로 진행된 본 연구는 가족성 해면상혈관종 예후 연구의 초석"이라며 "향후 가족성 해면상혈관종 환자 진료 시 이 결과를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임상유전체의학과 문장섭 교수는 "가족성 해면상혈관종의 유전자형에 따라 영상학적 소견과 연령별 질병 부담이 달라질 수 있음을 규명해 의미가 크다"고 연구의 의의를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Annals of Clinical and Translational Neurology(임상·중개신경학회보)' 최신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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