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탕' 식사하고 '탕후루'로 후식‥학회들이 우려하는 이유

늘어나는 소아청소년 비만과 젊은 세대 당뇨병‥"국가적 개입 필요"
합병증이 동반된 상태로 성인이 되면 치료 시기 너무 늦어

박으뜸 기자 (acepark@medipana.com)2023-10-13 12:01

유튜브에서 쉽게 검색되는 마라탕, 탕후루 영상들

[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유튜브를 비롯한 각종 SNS에는 10대들의 식생활과 관련한 영상이 넘쳐난다.

'마라탕'은 10대들이 선호하는 외식 음식이 됐고, 길거리나 편의점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탕후루'와 같은 달콤한 간식들은 일명 '먹방'에 활용되고 있다.

이와 같은 식문화에 주요 학회들은 공통적으로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특히 대한비만학회는 '소아청소년 비만' 증가율을 심각하게 바라봤다. 우리나라는 소아청소년 비만과 더불어 청소년 고도 비만이 증가하고 있다.

대한비만학회 소아청소년위원회 홍용희 이사는 "비만한 소아청소년은 높은 확률로 비만한 성인이 되고 20-30대 젊은 연령, 심지어 10대에서 이미 2형 당뇨병,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비알코올성 간질환 등이 동반된다"고 설명했다.

소아청소년 비만은 열등감, 우울증, 부정적인 자아관 등의 정신심리적 문제, 교우 관계 문제를 동반하기도 한다. 청소년 연령이나 젊은 청년에서 비만 합병증이 발생하게 되면 굉장히 긴 시간이 소요되며, 이로 인한 국가 의료비 증가까지 예상되고 있다.

홍 이사는 "가장 활발히 사회 생활을 하는 젊은 청년 연령에 문제가 생긴다면 정신 건강 문제도 높은 확률로 동반된다. 소아청소년 시기에 비만 예방과 적극적 관리 및 치료가 필수적인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젊은 세대의 '당뇨병' 증가도 예의 주시해서 봐야 할 현상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서영석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만성질환자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22년 20대 중 당뇨병으로 치료받은 환자 수가 4만 2657명이었다.

같은 기간 대비 당뇨병 환자의 '증가율'만 놓고 보면 80세 미만 연령대 가운데 20대가 47.7%로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서영석 의원은 "당뇨와 고혈압은 대표적인 만성질환으로 한 번 발병하면 오랜 시간 지속되는데, 노인층의 질환으로만 여겨졌던 만성질환이 젊은층에서 급속도로 환자가 늘고 있어 우려스럽다"며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 없도록 국가가 적극적으로 나서 책임지고 관리체계를 갖춰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관련 학회들도 소아청소년 및 젊은 세대의 비만과 당뇨병 관리를 위한 시스템 구축이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심각한 저출산 국가에서 사회적 기능을 제대로 할 수 있는 성인으로 아이들을 성장시키기 위해서다.

대한비만학회 홍 이사는 "건강한 소아청소년으로 관리해 건강한 성인이 되게 하는 것은 국가의 운명이 달린 문제다. 이미 합병증이 동반된 상태로 성인이 되면 때는 너무 늦다. 현 의료 체계에서는 여러 가지 장벽이 있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적극적 노력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대한당뇨병학회는 최근 있었던 기자간담회를 통해 당뇨병 뿐 아니라 충치, 비만 등 건강에 다양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최근의 식문화를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한비만학회, 대한소아내분비학회 등 여러 유관 학회와 협력해 성명서 또는 대국민 메시지를 발표하는 방향에 긍정적인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한편, 급변하는 식문화에 따른 건강 우려 때문일까. 올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는 탕후루 전문 프렌차이즈 관계자가 증인으로 참석할 예정이다. 국회에서는 어린이, 청소년들의 건강에 대한 질의가 집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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