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기 암환자 항생제 사용 기준, 적절성 논의해야"

임종기 암환자 항생제 사용, 열·염증수치 개선 효과 미미
의정부을지대병원 손효주 교수, 내과학회 우수논문상

조후현 기자 (joecho@medipana.com)2024-01-17 14:48


임종기 암환자에 대한 항생제 사용 기준 적절성을 논의해봐야 한다는 연구결과가 제시됐다.

임종기 암환자 81%가 사망일까지 항생제를 사용하고 있지만, 정작 치유보다 편안함을 진료 목표로 하는 이들에게 항생제가 열이나 염증수치 개선에 효과를 보이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의정부을지대병원 감염내과 손효주<사진> 교수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임종기 암 환자의 항생제에 대한 의료진 인식' 논문으로 대한내과학회 2023 하반기 우수논문 시상에서 우수 논문상을 수상했다.

손 교수는 이번 논문에서 임종기 암 환자를 대상으로 항생제 사용이 주는 이익과 부작용, 환자의 자기 결정권을 고려한 신중한 접근과 의료진의 항생제 사용관리 프로그램(ASP: Antimicrobial Stewardship Program)에 대한 인식에 대해 연구했다. ASP는 체계적인 의료기관 항생제 사용을 지원하고 관리하기 위해 개발된 체계로 항생제의 적정한 사용 및 내성균 확산 방지를 목표로 한다.

연구는 149명의 암 환자 전자의무기록을 토대로 항생제 사용 횟수 사용 기간 및 변경 사항 등을 분석하고 관련 의료진 60명을 대상으로 '항생제의 의료진 인식'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먼저 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분석에서는 조사 인원의 98%인 146명이 연명의료계획서(POLST) 작성에 따른 연명치료 중단을 선택했고, 96%(143명)에게 항생제가 처방됐다. 또한 두 종류 이상의 항생제 처방은 77%(110명)로 나타났으며, 사망일까지 항생제가 투여된 사례는 81.1%(116명)였다.

항생제 의료진 인식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70%(42명)가 ASP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으며, ASP가 임종기 항생제 치료에서 중요하다는 물음에는 40%(24명)가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연명의료계획서 작성 시 환자나 보호자와 항생제 사용 또는 중단 논의한 적 있는지에 질문에서는 31.7%만 그렇다고 했다.

연구팀은 사망 24시간 전까지 항생제를 사용하는 것이 임종기 암 환자에게 적절한지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연구에서도 이들 환자에서 항생제 사용은 열과 염증수치 개선에 큰 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고 임종기 암 환자의 진료 목표는 '치유(cure)'가 아닌 '편안(comfort)'이라는 점에서다.

의정부을지대병원 손효주 교수는 "이번 연구가 국내 임종기 암 환자에서 적절한 항생제가 처방되고, 항생제 처방에 대한 의료진의 인식을 개선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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