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정원發 의료계 총파업 '폭풍전야'…설 연휴 끝 기로 선다

대전협, 12일 임총 열어 집단행동 등 대응방향 논의 예정
의협서는 설 연휴 중 비대위원장 선출 추진…파업 국면 주목
서울시醫 비대위도 8일 회의…빅5도 파업 참여 결정 확인돼
복지부, 각종 명령 내려 대응…대통령실에선 '면허취소' 언급

이정수 기자 / 조후현 기자2024-02-08 18:30

[메디파나뉴스 = 이정수/조후현 기자] 정부 강경대응 기조에도 끝내 의료계 파업이 현실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현재 분위기대로라면 의료계는 설 연휴 종료를 기점으로 파업 국면을 맞이할 전망이다.

8일 의료계에 따르면, 대한전공의협의회는 오는 12일 저녁 온라인 형태로 임시대의원총회를 열고 의료현안 대응방향을 논의한다. 집단행동(파업) 여부도 이날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대전협은 일정 수준 집단행동을 예고한 상태다. 현재까지 드러난 상황으로는 전공의 집단행동 가능성은 상당한 것으로 점쳐진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장은 개인 SNS를 통해 "정부의 일방적인 의대정원 증원에 유감을 표한다. 모든 대응 방안을 강구하겠다"며 투쟁 가능성을 시사한 상태다. 2000명 의대 증원에 대해 '해도 너무 지나치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최근에 공개된 총파업 관련 설문조사 결과에서는, 140여개 수련병원 전공의 1만여명 중 88.2%가 '총파업에 참여하겠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까지 서울대병원, 세브란스병원, 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 등 '빅5' 병원 중 상당수도 파업 시 참여를 결정한 것으로 확인됐고, 각 수련병원에서도 이미 집단행동에 참여하기 위해 사직서를 제출하겠다는 인턴과 전공의들로 곤혹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전공의는 이번 의대정원 증원에 따른 의료계 투쟁에 핵심 동력으로 꼽힌다. 집단행동에 참여하는 전공의가 현장을 이탈하게 되면 대형병원 기능이 마비될 수 있어 의료현장에 미치는 파급력이 상당하다.

대한의사협회는 이미 파업 의지를 공식화한 상태다. 이필수 대한의사협회장은 의대정원 확대 계획이 발표되자 곧바로 사퇴했고, 의협은 사안 시급성을 고려해 지난 7일 이례적인 온오프라인 병행 임시대의원총회를 열고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했다.

의협은 설 연휴 기간 온라인 방식으로 대의원회 운영위원회를 통해 비대위원장을 선출한다. 비대위원장이 선출되면, 의협은 파업을 포함한 본격 투쟁에 나서게 된다.

이에 개원가 단체 수장인 대한개원의협의회, 서울시의사회 등 의협 산하 주요 지역·직역의사회도 강하게 반발하며 투쟁 계획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 중 서울시의사회는 선제적으로 비대위 체제를 갖추고, 8일 긴급 의료계 대표자 회의를 마련하는 등 기민한 대응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정부 강경대응에 대비해 전공의를 법적으로 보호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데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보건복지부는 6일 의대정원 증원 계획을 발표한 직후부터 '의사 집단행동 중앙사고수습본부'를 운영하는 등 이날까지 의료계 집단행동 차단에 집중하고 있다. 2020년 코로나19가 겹쳐 백기를 들었던 때와는 달리 가능한 모든 방법을 강구해 막겠다는 것이 정부 입장이다.

이를 입증하듯 파업을 예고한 의협 집행부를 비롯해 개원가에 '집단행동 및 집단행동 교사 금지 명령'을 내렸고, 전공의 집단사직서 제출 가능성이 제기되자 수련병원에는 '집단사직서 수리 금지 명령'을 내렸다. 

강경 대응 기조가 더해진 결과로 지난 7일에는 전국 221개 수련병원 병원장과 비대면 간담회를 열었다가, '병원장 처벌' 논란을 겪기도 했다.

복지부가 파업에 참여하겠다는 전공의 명단을 요구하면서 '파업을 막지 못하면 병원장이 처벌받을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는 내용이 일부 언론을 통해 보도됐다. 이에 복지부는 '수련병원을 대상으로 지시·명령을 할 수 있고, 행정처분도 추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며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또 8일에는 복지부가 파업에 참여한 전공의 모두에게 일일이 핸드폰으로 업무개시명령을 전달하고 응하지 않을 때에는 법적 조치를 취하려고 한다는 후문이 돌았다. 이와 관련, 이미 법무부와 경찰청은 복지부가 운영 중인 중수본에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의사 집단행동에 법적 검토와 수사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은 상태다.

덧붙여 8일 오후 대통령실에서는 면허취소를 검토한다고 밝히면서 의료계 파업 국면에 '강대강' 방침을 이어갔다.

메디파나뉴스 : 이정수 기자 / 조후현 기자

기사작성시간 : 2024-02-08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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