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V에 감염만 돼도 사망률 6배 증가"

HIV 감염인 90% 남자…동성간 성접촉 원인
임수현 원장 'HIV/AIDS 통계분석 2023 ㅡ동성애와 성병' 논문 발표

최봉선 기자 (cbs@medipana.com)2025-06-10 10:26

임수현 원장. 비뇨의학과 전문의 한국성과학연구협회 부총무
HIV(인체 면역 결핍 바이러스)에 감염만 돼도 사망률이 최고 6배까지 증가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최근 한국성과학연구협회(회장 민성길)에서 개최한 심포지엄에서 임수현 원장(비뇨의학과전문의, 한국성과학연구협회 부총무)은 'HIV/AIDS 통계분석 2023 ㅡ동성애와 성병' 논문 발표를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고강도 항레트로바이러스요법(highly active antiretroviral therapy, HAART)의 발전으로 치료만 잘 받으면 에이즈는 관리가 가능한 만성질환으로 인식되어 가고 있다. 그러나 HAART가 시작된 1996년 이후에도 HIV 감염자는 일반인구보다 사망률이 여전히 높고 사망 시 평균 연령도 젊다.

2022년 국내 연구결과에 따르면 2004년~2018년에 진단된 HIV 감염자의 사망 시 평균 연령은 54.5세로 한국인의 2021년도 기대 수명 83.6세와 비교하면 29.1년이나 짧았고, 일반인구보다 사망률이 5~6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임수현 원장은 말했다.(Int J Environ Res Public Health. 2022 Sep 18;19(18):11788)

이것은 2017년 영국 연구결과(1997년~2012년, 사망률 5.7배)와 2020년 일본 연구결과(2005년~2014년, 사망률 6배), 2020년 스페인 연구결과(2009년~2018년, 사망률 8.1배)보다는 낮았으나 2021년 미국 연구결과(1999년~2017년, 5년 사망률 3.7배)보다는 높은 수치다.

HAART 발전에도 불구하고 일반인과 비교해 여전히 HIV/AIDS의 사망률이 높고 수명이 짧은 이유를 임원장은 다음과 같은 5가지로 설명했다.

첫째로, 진단 시 나이가 젊다.

우리나라는 HIV/AIDS 진단 비율이 20~30대가 가장 높다. 따라서 이들이 우리나라 일반인구의 평균수명인 83~84세까지 생존하기 위해서는 50년 이상 HAART를 거르지 않고 평생 받아야 한다.

둘째로,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고 미진단률이 높다.

HIV 감염 시점부터 진단되기까지는 약 7년의 기간이 걸린다. 이때는 AIDS의 직전 단계에 진입한 상태라 치료 성공률은 훨씬 낮아진다. 우리나라 HIV 미진단률은 약 40% 정도로 비교적 높다. 

셋째로, HIV 감염 자체가 노화를 촉진한다.

2022년 6월 미국 UCLA 의대 연구팀 발표에 의하면 HIV 감염 자체가 노화를 촉진하고, 그 결과 수명이 5년가량 단축된다.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HIV는 3년 만에 헬퍼 T세포의 노화를 20~30년가량 촉진시킨다.

넷째로, 치료 순응 및 추적 관찰의 실패다. 젊은 남성일수록 치료 순응도가 낮고 추적 관찰에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다섯째로, 약물 저항성이 높다. 국내 연구에서 치료를 받는 환자 중에 12.1%에서 약물 저항이 발견되었고 29세 이하에서 가장 많았다.

HIV는 인간 면역결핍 바이러스(HIV, human immunodeficiency virus)를 말한다. 에이즈는 HIV 감염으로 면역세포가 파괴되어 면역 기능이 떨어짐으로써 기회감염이 생기는 후천성 면역결핍 증후군(AIDS)을 말한다. 한 마디로 HIV는 에이즈를 일으키는 원인 바이러스다. 

우리나라는 2023년 신규 HIV 감염인이 1,005명으로 전년(1,066명) 대비 5.7% 감소했다. 이 중 내국인은 749명(74.5%), 외국인은 256명(25.5%)으로 외국인은 전년 대비 22.6%가  증가했다.

HIV 감염인의 90%가 남자였으며, 연령별로는 30대 35.4%(356명), 20대 28.7%(288명), 40대 15.7% (158명) 순으로 20~40대가 전체의 79.8%를 차지했다. 

감염경로로는 내국인 응답자 566명 중 성접촉 564명(99.6%), 이 중 동성 간 성접촉 306명(54.3%)으로 절반 이상이 동성간의 성접촉이 원인으로 분석됐다. 

지난 10년간(2014~2023) 내국인의 HIV 신규 감염, 사망, 생존감염인 추이에 따르면 내국인 사망자 수는 2014년 142명, 2018년 136명, 2023년 158명으로 큰 변동 없는 것 같이 보이나 사망률은 2014년 13.1%, 2023년 21.1%로 오히려 60% 이상 높아졌다.

임수현 원장은 "전 세계적으로 MSM(남성과 성관계를 갖는 남성들)과 트렌스 여성에서 신규 HIV 감염이 증가하고 있다"며 "MSM에서 HIV 감염이 증가하는 이유는 항문성교, 많은 파트너 수, 온라인을 통한 즉석 만남, 켐섹스 등 개인적인 위험 행동이 많은 요인을 차지한다"고 말했다.

또한 "발전된 치료법에도 불구하고 HIV/AIDS는 여전히 일반인구보다 높은 사망률과 짧은 수명을 나타내는 완치 불가능한 감염질환"이라며 "질병 예방에 가장 중요한 것은 정확한 사실 전달로 언론의 역할이 대단히 중요하며, 이를 통해 스스로 위험 행동을 피하고 건강한 생활 습관을 갖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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