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생 복귀'에 쏟아진 환호와 우려‥시선은 여전히 분열

의대생 복귀 선언에 의료계 "교육 정상화 시작점"‥교수·의사회 잇따라 환영
"사과 없는 복귀" 환자단체 반발…일부 의사들도 "졸속 합의" 비판
이선우 위원장 "복귀는 끝이 아닌 시작" ‥제도 개선 전제된 현실적 선택 강조

박으뜸 기자 (acepark@medipana.com)2025-07-15 05:57


[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약 1년 5개월간 멈췄던 의학교육이 의대생 전원 복귀 선언을 계기로 재개됐다.

12일 국회와 의료계, 학생 대표가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복귀를 발표하면서 장기화됐던 의정 갈등은 새 국면에 접어들었다. 이날 발표된 공동 입장문은 단순한 복귀 선언을 넘어, 교육과 의료체계 복원을 위한 사회적 약속으로 읽혔다.

대한의사협회 김택우 회장은 "무너졌던 의료교육을 다시 세우고자 하는 간절한 각오를 약속드린다"며 "정책의 부당성과 제대로 된 의학교육이 어려운 현실을 알려준 의대생들의 용기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 이선우 비상대책위원장은 "509일간의 결석은 단순한 학사일정의 공백이 아니라 현재 교육체계로는 제대로 된 의사가 되기 어렵다는 절박함의 표현이었다"며 "복귀 이후에도 교육환경이 다시 흔들리지 않도록 정부와 의료계가 책임 있게 나서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이 결정을 둘러싼 사회의 반응은 엇갈렸다. 의료계와 교수 사회는 환영의 뜻을 밝혔지만, 환자단체와 일각의 의사들은 "사과 없는 복귀"와 "졸속 합의"를 지적하며 비판을 쏟아냈다. 의과대학 교육 정상화가 실질적 변화를 이끌 수 있을지에 대한 물음표도 여전히 남아 있다.

◆ 복귀 선언에 의료계 단체 일제히 '환영'

의대생의 복귀를 두고 의료계는 대체로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교육과 수련의 중단은 환자 안전과 전문인력 양성에 심각한 공백을 초래했다는 점에서, 복귀 자체는 의료 정상화의 필수 전제라는 데 공감대가 형성됐다.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오랜 기다림 끝에 교실로 돌아오는 학생들을 따뜻하게 맞이하겠다"고 화답했다.

의대 교수들은 지난 1년여간 의학교육과 의료현장이 겪은 혼란의 책임이 전 정부의 비합리적인 정책 추진에 있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무너진 교육과 수련 환경을 회복하기 위한 국회의 건의와 협의 구조 마련 요청에 깊이 공감한다"고 전했다.

전국광역시도의사회장협의회는 "복귀 결단은 대한민국 의료의 미래를 위한 책임 있는 행동이자 용기 있는 판단"이라며 전공의 수련과 환자 진료 재개를 '회복의 시작점'으로 삼았다.

서울특별시의사회는 "복귀는 진정한 전환점"이라고 평가하면서 의대생들이 불이익 없이 학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학사일정 조정, 행정 보호, 심리 안정망 구축 등 실질적인 지원책을 제안했다.

◆ "신뢰는 회복되지 않았다"‥의료계 내부와 환자단체 쓴소리

하지만 복귀 선언을 둘러싼 시선은 엇갈렸다. 의료계 내부와 환자단체에서는 실망과 회의, 구조적 비판이 이어졌다.

대한의사협회 감사이기도 한 김경태 성남시의사회장은 SNS를 통해 "24·25·26학번 트리플링만 막기 위한 졸속 합의, 사실상 백기 투항에 가깝다"고 비판했다. 그는 "학생 대표가 국민 앞에 사과까지 해야 하는 모습을 보며 울화가 치밀고, 납득이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미래의료포럼 조병욱 정책위원장도 최근 개최된 '전국의사 의료정책 심포지엄'에서 "복귀 후에도 더블링 수업, 교과과정 혼란이 불가피한 상황인데 교육 여건이 개선되지 않은 상황에서 복귀 선언이 먼저 나온 이유를 납득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환자단체의 반응도 분명했다. 한국중증질환연합회는 "의료계는 중단된 진료로 피해를 입은 환자들에게 단 한 마디의 사과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고,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대통령실 앞 기자회견에서 "사과 없는 복귀는 신뢰 회복으로 이어질 수 없다"고 분명히 했다.

특히 환연은 이들에게 특혜성 조치가 아닌 법령의 범위 안에서 상식적인 수준의 지원만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복귀 시점이 불분명하고, 학사일정 조정 등 예외적 조치가 특혜로 비춰질 경우 형평성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다.

◆ "복귀는 끝이 아니라 시작"‥의대생 결단 이유

이선우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13일 열린 '전국의사 의료정책 심포지엄'에서 복귀 결정의 배경과 의료계 일각의 비판에 대해 직접 입장을 밝혔다.

이 위원장은 "복귀가 선언됐다고 해도 교육 여건은 여전히 정비 중"이라며 "진짜 해결은 이제부터"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문제의식을 공유하는 것이 신뢰 관계 형성의 첫걸음이며, 정부와 의료계가 함께 교육 여건을 정비해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복귀 결정을 내리기 전, 제도 개선과 관련한 구체적 논의가 선행됐다는 점도 강조했다. 비대위는 ▲정원배정심사위원회의 법정 상설화 ▲가칭 '의학교육위원회' 신설 등을 정부에 제안했고, 이 같은 제도들이 실현 가능한 수준이라는 판단에 따라 복귀를 결심했다는 설명이다.

이 위원장은 "더블링 해소를 위해선 24학번부터 커리큘럼을 우선 적용하는 분산 교육이 현실적"이라며, 이에 대한 구체적 실행을 정부와 의료계에 요청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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