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전 승인 약도 못 써"…폐동맥고혈압 치료 현주소

조해진 기자 (jhj@medipana.com)2025-08-13 13:30

[메디파나뉴스 = 조해진 기자] "폐동맥고혈압은 한창 사회생활 중인 40대 여성에게 많이 발병하며, 5년 안에 사망하는 비율이 30%에 이르는 희귀난치성 질환으로, 조기 진단이 어렵고 치료 접근성마저 제한적이다. 30년 전 개발돼 FDA 승인을 받은 치료제(에포프로스테놀)가 우리나라에서는 아직도 미허가여서 사용을 못하고 있다."

정욱진 대한폐고혈압학회 회장(가천대학교길병원 심장내과 교수)은 12일 한국MSD(대표이사 김알버트)의 폐동맥고혈압 치료제 '윈레브에어'의 허가를 기념하는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하며 아직도 높은 장벽을 가진 폐동맥고혈압 치료 환경의 현주소를 짚었다. 

정 회장은 폐동맥고혈압은 발병률이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면서, 초기부터 적극적인 전문적 치료가 이뤄져야 생존율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폐동맥고혈압 치료를 선도하고 있는 일본의 사례를 들며, 폐동맥고혈압 환자의 생존율을 높일 수 있는 초기 병용 전략과 고위험군 치료에 적합한 에포프로스테놀을 1차 치료제로 사용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허가조차 나지 않은 상황을 지적했다. 

폐동맥고혈압 환자 중 사망한 환자의 경우 사망 원인이 돌연사인 경우는 26%에 이른다. 불안한 미래로 인해 삶의 질 역시 암환자보다 신체 기능이나 일반 건강, 감정적 부분에서 더 나쁘게 나타난다. 

이런 환자들에게 적용할 수 있는 치료제가 있음에도 제대로 도입되지 못하는 상황은 가장 큰 문제라고 한국에서의 치료 환경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정 회장은 "폐동맥고혈압 치료제 도입에 대해 개인적으로 이야기해서는 반응이 전혀 없어서 10년 전 학회를 시작해 우리나라 환자들이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리고자 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치료제 도입을 위해 여러 노력을 하던 가운데 새로운 기전의 치료제 '윈레브에어(소타터셉트)'가 빠르게 허가된 것은 굉장히 기쁜 일이다"라며 "다행히 새로운 기전의 신약인 '윈레브에어'는 빠르게 진행이 되고 있어 정말 환자와 치료하는 의사를 대변해서 한국MSD에 너무 고맙다. 문제는 윈레브에어도 빨리 보험급여가 되도록 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에 약들이 들어와도 보험급여가 될 때까지 2년 반을 기다려야 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생각한다. 미국은 이미 4000명이 쓰고 있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아무리 고가의 약이라도 전무의들을 믿고, 아주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 일단 쓸 수 있게 해주는 사전심사제도와 같은 부분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폐동맥고혈압 전문 센터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현재 폐고혈압 전문(처방) 센터는 미국에 80개 이상, 호주에 50개 이상, 캐나다 17개 등으로 많이 설립이 되고 있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여전히 전문센터는 고사하고 다학제 팀을 갖춤 병원을 찾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정 회장은 "호흡기 질환 전문의라 할지라도, 희귀질환인 만큼 폐동맥고혈압을 전담하는 의사가 진료를 해야 한다"며 "정부가 공신력있는 폐고혈압 전문 센터를 지정해 환자들이 빨리 찾아가서 진단과 정확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그래야 폐고혈압에 온전히 몰두해 환자의 생존율과 삶의 질을 올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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