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파나뉴스 = 최인환 기자] 티앤알바이오팹이 재무구조 악화 속에서 약 283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하며 긴급 자금 수혈에 나섰다. 이에 따라 회사가 제시한 3D 프린팅 의료기기, ECM 기반 바이오써지컬 솔루션, 자회사 화장품 사업의 '삼각축 성장'과 iPSC·오가노이드 파이프라인을 통한 중장기 '투트랙 전략'이 실제 성과로 이어져야 한다는 과제가 뒤따르게 됐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티앤알바이오팹은 지난 16일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약 283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한다고 밝혔다. 회사에 따르면 이번 유상증자 자금은 채무상환 224억원, 운영자금 47억원, 시설투자 12억원 등으로 배분된다. 티앤알바이오팹은 이를 통해 시흥 GMP 신축 공장을 본격 가동하고 의료기기 및 ECM 솔루션, 3D 프린팅 의료기기 생산라인 상용화 속도를 높인다는 구상이다.
다만 이번 증자로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자 지분율이 20.36%에서 15.18%(희석 반영 시 14.10%)로 낮아지면서 경영권 안정성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윤원수 대표와 심진형 이사가 구주 일부를 블록딜로 매각하면서 지분율이 감소했으나, 회사는 증권신고서를 통해 "경영권 분쟁 이력은 없으며 장기적으로 기술 상용화 성과를 통해 기업가치를 제고하겠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단기적인 재무 부담을 완화하고 유동성을 확보한다는 방침이지만, 구조상 성장 투자보다는 긴급한 자금 수혈 성격이 강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이번 유상증자가 향후 사업 성과로 이어져 선순환 자금 구조를 마련하지 못한다면 추가적인 압박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시험대에 오른 셈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티앤알바이오팹은 IR 자료를 통해 단기적으로는 3D 프린팅 의료기기, ECM 기반 바이오써지컬 솔루션, 자회사 화장품 사업을 삼각축으로 매출 기반을 확대하고, 중장기적으로는 iPSC와 오가노이드 기반 세포치료제 및 인공 장기 시장 진입을 목표로 하는 투트랙 전략을 제시했다. 신축 GMP 공장을 통한 대량 생산 체제, 블리스팩을 통한 글로벌 화장품 사업 강화, 차세대 세포·장기 재생 기술 상용화 등이 핵심 구상이다.
삼각축 중 첫 번째 축은 3D 프린팅 의료기기다. 티앤알바이오팹은 세계 최대 규모의 3D 프린팅 의료기기 품목허가(13개 품목, 1만3000여 모델)를 확보해 지금까지 10만 건 이상의 임상 적용 사례를 축적했다. 국내 200여 개 병·의원에 공급하고 있으며 일본과 동남아 등으로 수출도 확대하고 있다. 이를 통해 재생의료 핵심 기술인 ‘조직 재생용 인공지지체’를 상용화 단계로 끌어올리며 글로벌 의료기기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두 번째 축은 ECM(세포외기질) 기반 바이오써지컬 솔루션이다. 티앤알바이오팹은 창상피복재, 조직보충재, 지혈제 등 다양한 ECM·ADM 의료기기를 개발해 식약처 허가를 확보했으며, 병원 공급을 본격화하고 있다. 특히 혈관 유래 ECM을 활용한 창상치료제와 복합지혈제는 재생 촉진 효과를 내세운 차별화된 제품으로, 기존 시장의 공백을 메울 수 있다는 평가다. 앞서 확보한 3D 프린팅 의료기기와 함께 의료기기·솔루션 전반을 아우르는 성장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세 번째 축은 화장품 사업이다. 자회사 블리스팩은 상반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약 90% 증가한 91억 원을 기록했다. 동결건조볼 화장품 OEM/ODM 분야 국내 최대 생산능력을 보유한 블리스팩은 일본 QVC 홈쇼핑을 통해 ‘Hyper Glow Mask’를 출시했으며, 올해는 미국 시장에서 남성용 모이스처라이저와 스파 키트를 내놓으며 글로벌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다. 모회사 티앤알바이오팹은 의료용 폼 드레싱 기술을 화장품 제형으로 확장해 프리미엄 마스크팩 출시를 준비 중으로, 의료기기와 화장품 간 융합 전략을 통해 외형 성장에 힘을 싣고 있다.
단기 성장의 삼각축 외에도 회사는 iPSC 기반 세포·장기 재생 플랫폼과 오가노이드 기술을 중장기 성장동력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임상용 iPSC 세포주 확립과 심근세포 대량 생산을 완료했으며, 심독성 평가 모델에서 448건의 평가 데이터를 확보했다. 또 3D 바이오프린팅 기술을 활용한 인공 피부와 간 모델을 개발해 글로벌 제약사 및 화장품사와 협업을 확대하고 있으며, 심근세포 응집체를 활용한 심부전 세포치료제는 대동물 전임상 단계에 진입했다.
독자의견
작성자 비밀번호
0/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