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호르몬제 시장, 가격·공급력 바탕 국내사 주도 '뚜렷'

LG '유트로핀'-동아 '그로트로핀' 점유율 확대 지속
1위 LG, 연구로 신뢰도 제고…2위 동아, 마케팅 파워로 추격

조후현 기자 (joecho@medipana.com)2025-09-25 11:59

[메디파나뉴스 = 조후현 기자] 매년 규모가 커지고 있는 성장호르몬제 시장에서 국내 제약사 주도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격 경쟁력과 공급 안정성을 바탕으로 국내사 점유율 확대 흐름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24일 업계와 의료계 등에 따르면 성장호르몬제 시장은 국내사인 LG화학과 동아에스티가 양분하는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 다국적제약사인 머크나 화이자 등도 제품을 공급하고 있지만 점유율 확대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해 성장호르몬 시장 점유율은 LG화학 '유트로핀'이 45.2%, 동아에스티 '그로트로핀'이 27.7%를 차지했다. 국내사가 전체 시장에서 72.9%를 차지한 것이다. 국내사 점유율 확대는 2021년 이후 이어지는 추세다. 2021년 유트로핀과 그로트로핀이 각각 37%, 18.1%로 55.1%를 점유했고, 2022년엔 각각 36.2%와 19.8%로 56%, 2023년엔 37.6%와 25.1%로 62.7%를 차지했다.

반면 머크 '싸이젠', 화이자 '지노트로핀' 등 다국적사 제품 점유율은 하락세다. 싸이젠 시장 점유율은 2021년 14.9%에서 2022년 13.8%, 2023년 14.3%, 지난해 11.9%로 낮아졌다. 같은 기간 지노트로핀도 12.7%에서 12.9%, 18.1%, 지난해 9.8%로 하락했다.

성장호르몬제 시장을 국내사가 주도하는 흐름은 가격 경쟁력과 공급 안정성이 바탕이 된 것으로 평가된다.

A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는 이날 메디파나뉴스와 통화에서 "기술적으로는 같은 방식으로 생산되는데, 국내사는 약가가 저렴하다. 본인부담금도 낮아지니 환자나 보호자 선호도 역시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공급 안정성 역시 국내사 주도 흐름을 만드는 데 주효하게 작용했다. 화이자 지노트로핀은 2019년까지만 해도 국내 시장 점유율 21%로 2위였지만, 2020년 공급 중단 사태를 겪으며 9.5%로 하락했다. 1~2년 정도를 꾸준히 맞아야 하는 성장호르몬제 특성상 빈 자리를 국내사 제품이 차지하게 됐고, 이후로도 공급 안정성은 강점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다.

A 전문의는 "공급 안정성이 좋아 지연이나 품절 우려가 없다는 점도 국내 제품 강점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사 주도 흐름은 시장 성장성과 맞물리며 회사 실적에 미치는 영향도 커지고 있다. 동아에스티 IR 자료에 따르면 성장호르몬제 시장은 최근 5년간 연평균 31%씩 성장한 결과 지난해 기준 3000억원을 넘어섰다.

동아에스티 그로트로핀 매출액은 2020년 325억원에서 2021년 443억원, 2023년 949억원, 지난해 1189억원까지 급격히 성장하며 회사 전문의약품 실적을 견인하고 있다. LG화학의 경우 품목별 매출을 공개하진 않고 있으나, 유트로핀이 포함된 생명과학 부문 내수 매출은 2020년 3826억원에서 2021년 4509억원, 2022년 5489억원, 2023년 7791억원, 지난해 9028억원까지 성장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LG화학은 지위를 이어가기 위해, 동아에스티는 점유율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LG화학의 경우 국내 성장호르몬 장기 투약 데이터 확보를 위한 연구 'LGS(LG Growth Study)'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2012년부터 오는 2032년까지 환아 1만명을 모집, 성장호르몬제 장기 안전성과 유효성을 관찰하는 대규모 연구다. 지난해 말 기준 등록된 환아는 7000여 명이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LG화학 제품의 경우 장기추적 연구결과를 통해 의료진 신뢰도를 높이려는 시도가 차별점이자 강점"이라고 언급했다.

동아에스티의 경우 마케팅 파워에서 강점을 갖는 것으로 평가된다. 가격 경쟁력을 살린 마케팅 파워로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해나가고 있다는 평가다.

B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는 "동아에스티가 제품 강점을 살린 마케팅을 가장 잘 하는 것 같다. 후발주자인데도 이 정도로 점유율을 높이고 있는 건 마케팅 파워를 잘 살린 결과"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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