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당뇨병학회, 환자 비중 높은 노인·산모 맞춤 전략 제시

25일 '대한당뇨병학회 추계 기자간담회' 개최…'노인당뇨병 적정 관리 전략' 발표
"임신당뇨병·임신전당뇨병 산모, 출산 후에도 고위험군…지속적 관리 필요"
추계학술대회 ICDM 2025…32개국 1195명 이상 참여

김원정 기자 (wjkim@medipana.com)2025-09-26 05:57

(왼쪽부터)조동혁 대한당뇨병학회 노인당뇨병TFT팀장, 최성희 홍보 이사. 사진=김원정 기자
[메디파나뉴스 = 김원정 기자] 대한당뇨병학회가 고령화로 급증하는 노인 당뇨병 환자에 대응해 '획일적 관리'에서 벗어나 환자 특성에 맞춘 맞춤형 관리 전략을 제시했다. 특히 65세 이상 환자의 건강 상태에 따라 혈당 조절 목표를 차등화한 권고안을 내놓았으며, 출산 연령 상승과 비만 증가로 늘어난 임신당뇨병 현황을 담은 '당뇨병 팩트 시트 2025' 특별판 발간 계획도 함께 발표했다.

대한당뇨병학회 임원진은 25일 그랜드워커힐 서울호텔에서 열린 '추계 기자간담회'를 통해 이 같은 의견을 제시했다.

조동혁 대한당뇨병학회 노인당뇨병TFT팀장은 '2025 노인당뇨병 적정 관리 전략'을 주제로 한 발제에서 "65세 이상 30% 이상이 당뇨병을 앓고 있으며 이는 전체 당뇨병환자의 약 42%를 차지할 정도로 높은 비율이다. 또 새롭게 당뇨병으로 진단받는 노인 인구도 꾸준히 증가하면서, 노인 2형당뇨병 수도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인 당뇨병 인구가 이처럼 늘어나면서 당뇨병 관리에 있어서도 '획일적 관리'에서 벗어나 환자의 나이, 상태, 병력, 특성에 맞춘 '맞춤형 관리'로 나아가야 한다는 점을 짚었다. 특히 노인 당뇨병 환자도 단일한 집단이 아니라, 발병 시점이나 당뇨병 이력, 합병증, 거동 능력, 기대여명 등에 따라 전혀 다른 관리 전략이 필요하다는 시각을 전했다.

조 팀장은 "그동안의 당뇨병 관리는 전체적으로 조절을 잘해서 합병증을 줄이자는 것이 지금까지의 대세였다면, 당뇨병 환자가 어느 정도 조절이 된 후에는 각각의 환자 상황에 맞춰서 맞춤형 관리가 중요한 시점이 됐다"며 "노인당뇨병도 65세 이후에 당뇨병이 진단된 사람도 있지만 65세가 되기 10년 전부터 당뇨병을 앓았던 사람도 있다. 이 두 사람은 같은 노인이지만 전혀 다른 접근 방식을 취해야 되는 환자"라고 짚었다. 

이에 의료진이 노인 당뇨병 환자를 대할 때 일반적인 당뇨병 환자들과는 많이 다르다는 인식을 가지고 접근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조 팀장은 "당뇨병은 굉장히 많은 동반 질환들을 있다. 당뇨병을 앓고 있으면서 암이 발병한 경우도 있기 때문에 기대여명도 생각해야 한다. 또 거동 능력도 고려해야 한다. 젊었을 때 중풍이 와서 침상 생활을 주로 했던 사람이 있는 반면, 80세라도 마라톤대회에 참석하는 노인도 있다. 두 사람 모두 노인당뇨병 범주에는 들어가지만 굉장히 다양한 환자들의 집합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당뇨병 환자와 다르다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학회에서 당뇨병 전문가 77인과 전국 개원의 및 봉직의 273명을 대상으로 ▲건강한 노인 ▲합병증이 있지만 어느 정도 건강을 유지하는 노인 ▲아주 심한 합병증을 동반하거나 거동이 힘든 노인들을 나눠서 '노인당뇨병 적정 혈당 목표'에 대해 질문한 조사결과를 공유했다.

조 팀장은 "일반적인 당뇨병의 혈당 조절 기준으로 가장 많이 이용하는 것이 당화혈색소(HbA1c) 6.5 이하를 기준으로 하고 있다. 그래서 65세 이상의 건강한 노인에서는 당화혈색소 기준을 어느 정도 하는 것이 좋을지에 대한 인식 조사를 했을 때 제일 많은 답변이 7% 미만 정도가 제시됐고 7.5% 미만도 좀 있었다"고 했다.

이어 "당뇨병을 전문으로 보는 사람들이 좀 더 적극적으로 낮추려고 노력할 것 같지만 실제로는 개원의들이 더 낮춰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증위험, 복합질환상태에 있는 노인쪽으로 갈수록 더 적극적으로 관리를 하려는 경향을 나타냈다. 이에 비해 당뇨병 전문가들은 당화혈색소를 약 절반 정도는 고려할 필요가 없다고 보고 환자 상태에 맞춰서 저혈당과 고혈당이 되지 않도록 조절해야 된다고 봤다"고 언급했다.

조 팀장은 "그동안 당뇨병학계에서 혈당 조절을 잘 해야 된다는 것을 굉장히 강조하면서 개원의들이 나이가 많고 상태가 안 좋아도 엄격하게 조절하려는 경향을 나타내는 것"으로 분석했다. 

현재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65세 이상 환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당뇨병 연구 데이터도 없는 상황으로 학회는 65세 이상 노인 당뇨병 관리를 위해 학회 가을호에 '노인 당뇨병 관리를 위한 입장성명서'를 게재했다고 밝혔다. 이 입장성명서에는 노인당뇨병을 어떻게 접근해야 되는지, 조절 목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생활습관 관리, 약물요법, 저혈당 관리, 생애말기 돌봄 관리, 노인 당뇨병 치료 및 관리 등  노인환자별 당뇨병 관리의 중요성을 주요 내용으로 담았다.

또 노인당뇨병 적정 대사조절을 목표로 노인당뇨병 TFT 권고안도 수록했다. 특히 혈당 조절 목표에서 건강한 노인은 7% 미만으로 하고 중등도 및 복잡한 건강상태는 8% 미만, 아주 심하고 기대 여명이 길지 않은 환자는 상태에 따라서 개별화하고 어떤 목표를 설정하는 것보다는 저혈당 및 고혈당을 최소화하는 방향을 제시했다.

조 팀장은 "결국 노인당뇨병을 관리하는 이유는 당뇨병 환자가 합병증 등을 크게 걱정하지 않고 오랫동안 건강하게 살게 하는 것이 목표다. 때문에 젊은 사람들은 6.5%, 또는 그 이하로 조절해야 하지만 노인들은 좀 다르다. 8% 정도로 조절을 하더라도 당뇨병으로 인한 합병증으로 인해 크게 고생하지 않고 잘 관리하는 수준으로 제시하는 기준이다. 즉 노인들에게 이 수치가 정상이라는 뜻은 아니다. 다만, 이 정도만 조절해도 노인들이 앞으로 본인의 여생을 살아가는 데 충분하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당뇨병 팩트 시트 특별판…임신당뇨병·임신전당뇨병 산모, 출산 후에도 고위험군
이번 간담회에서는 학회에서 발간하는 당뇨병 팩트 시트(Diabetes Fact Sheet in Korea 2025) 특별판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학회는 이 팩트시트의 마지막 수정작업을 진행 중으로 약 1, 2주 이내로 학회 홈페이지에 PDF로 게재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성희 홍보이사는 이 특별판에 담긴 주요 내용에 대해 설명하면서 출산 연령 상승과 비만 증가로 임신당뇨병과 임신전당뇨병이 늘어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출산 후에도 2형 당뇨병과 심뇌혈관질환 위험이 높아지므로 산모에 대한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추적 관리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최 이사는 "임신당뇨병과 임신전당뇨병의 유병률은 10년 전에 비해 증가했다. 전체 임신한 환자 중 혈당이 높은, 당뇨병 기준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12.4%로 상당히 많아졌다. 그래서 전체 10명 중에 1명 이상이 임신 시에 당 수치가 높아서 당뇨병으로 취급되고 관리가 되는 임신당뇨병인 상황이다. 그 중에서 임신하기 전부터 당뇨병을 갖고 있는 경우인 임신전당뇨병도 많이 늘어서 약 2% 정도"라고 했다.

이어 "그런데 최근 10년간 전체 산모의 평균 출산연령이 31.8세에서 33.5세로 증가하는 등 출산 연령이 변화한 것도 굉장히 큰 영향이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한다. 또 최근 10년간 전체 산모의 임신전 체질량 지수가 21.1kg/㎡에서 22.3kg/㎡로 증가했고 정상혈당 산모에 비해 임신당뇨병 및 임신전당뇨병 산모에서 비만도도 더 높았다"고 짚었다.

최 이사는 "문제는 출산을 하고 나서도 임신당뇨병과 임신전당뇨병 환자 모두 계속 고위험군으로 남는다. 그런데 아직까지 출산 후 임신당뇨병 산모에 대한 추적검사 시행률이 절반도 미치지 못한다"며 "다만 임신 전부터 당뇨병이 있던 사람들은 본인이 당뇨병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출산 이후에 추적검사를 하는 경우가 약 68% 정도는 된다"고 언급했다.

또 "출산 후 2형 당뇨병이 생길 확률은 정상혈당 산모에 비해 임신당뇨병에서 6배 이상 증가한다. 아울러 심뇌혈관질환의 위험은 정상혈당 산모에 비해 임신당뇨병에서 1.5배, 임신전당뇨병에서 약 4배 정도 높다"며 임신당뇨병 및 임신전당뇨병 모두 출산 이후에도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한편, 학회는 이날부터 27일 진행되는 추계학술대회인 ICDM(International Congress of Diabetes and Metabolism) 2025의 현황과 초점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학회에 따르면, 이번 학술대회에 32개국에서 1195명 이상이 참여하며, 이 중 해외 인원은 사전 등록과 현장 등록을 합쳐 400명 이상이다. 이번 학술대회에 사전 제출된 초록은 역대 최대로 850편이 접수됐으며 이중 심사를 통해 국내 128편, 해외 539편을 합쳐 총 667편이 선정됐다. 

학술대회에서는 91개의 세션에서 900명 이상의 발표자가 발표한다. 대표적인 Plenary Speaker로는 David D'Alessio(듀크 대학, 미국), Linong Ji(베이징 대학, 중국), Alan Saltiel(UC 샌디에이고, 미국)이 당뇨병 관련 치료와 연구, 등 최신 동향을 공유할 예정이다.

김신곤 학술이사는 "ICDM 2025는 'The Next Chapter in Diabetes Crossing the Boundaries'는 주제로 삼았다. 이는 국내와 해외의 경계를 허무는 것, 학제간 경계, AI와 인간의 경계를 넘어서 곧 다가올 미래를 준비하자는 의미"라며 "특히 이번 학술대회에는 AI 패널이 등장하는 세션도 있다. AI 패널을 통해 실시간으로 AI와 토론을 진행하는 세션을 처음으로 선보인다"고 소개했다.

아울러, "학술대회 주제처럼, 경계를 허문다는 의미에서 7개의 Cross-specialty 세션도 만들었다"며 "의사와 환자의 경계를 허물기 위해 함께 걷는 세션도 진행하고 미래세대인 전공의들을 위한 'Boot Camp'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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