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질병청, 연구결과 외면…12세 남아 HPV 4가백신 도입 추진

김선민 의원 "연구 따로, 현실 따로…질병청, 우선순위 변경 사유 국민에 설명해야"

김원정 기자 (wjkim@medipana.com)2025-10-14 15:12

질병관리청이 국가예방접종 도입 우선순위 관련 연구용역을 해놓고도, 연구결과와 상관없이 최하위(14순위)로 평가된 '12세 남아 HPV(사람유두종바이러스) 4가 백신 도입'을 2026년도 예산안에 우선 반영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선민 의원(조국혁신당)이 질병관리청으로부터 제출받은 '국가예방접종 도입 우선순위 설정 및 중장기 계획 수립(2023)' 연구결과에 따르면, 국가예방접종사업 백신 우선순위 평가 결과 중 HPV(사람유두종바이러스)와 관련해 '12세 여아 9가 백신 전환'은 전체 15개 백신 도입안 중 3순위, '12세 여아/남아 동시 9가 도입'은 6순위, '12세 남아 4가 백신 도입'은 최하위인 14순위로 평가됐다.

이 연구는 질병관리청이 2023년에 향후 국가예방접종사업(NIP) 확대를 위한 백신 도입의 과학적 근거와 중장기 전략을 마련하기 위해 9900만원의 예산을 들여 추진한 연구용역으로, 질병특성·백신특정·자원배분 합리성 및 효율성·접종 수용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우선순위를 산정했다. 

그러나 이러한 연구결과에도 불구하고, 질병관리청은 14순위인 '12세 남아 4가 백신 도입'을 우선 추진하고 있었다.

실제로 정부가 국회로 제출한 질병관리청의 2026년도 예산(안)에는 연구용용역결과 14순위였던 '12세 남아 HPV 예방접종'에 9257백만원이 편성돼 있었다. 

김선민 의원이 질병관리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는 남성 청소년의 경우 1차 접종 중 약 83.2%가 9가 백신(1만8713건)으로, 약 16.2%인 4가 백신(3655건)보다 압도적으로 많았다.  

반면, 국가예방접종으로 지원하고 있는 여성 청소년의 경우는 1차 접종 건수 중 4가 백신은 전체의 약 86.9%(171만4679건)를 차지한 반면, 9가 백신은 2.5%(4만9075건)에 불과했다.

결국 질병관리청은 9900만원이나 들여 실시한 국가예방접종 도입 우선순위 연구결과도 반영하지 않고, HPV 예방접종 현실도 반영하지 않은 채 14순위였던 '12세 남아 HPV 4가 백신 도입'을 우선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셈이다.

이에 대해 김선민 의원은 "질병관리청이 9900만원이나 투자한 연구에서 HPV와 관련해 '12세 여아 HPV 9가 백신 전환'이 우선 도입돼야 한다는 결론이 나왔음에도, 그리고 남성 청소년들은 HPV 9가 백신을 더 많이 접종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최하위(14순위)에 해당하는 '12세 남아 HPV 4가 백신 도입'을 2026년 예산안에 우선 반영했다. 연구 따로, 현실 따로, 정책결정 따로인 셈"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질병관리청은 HPV 예방접종과 관련해서 우선순위가 바뀌어 추진하게 된 배경에 대해 국민들께 소상히 이유를 밝혀야 할 것이다. 또한 질병관리청은 지금이라도 HPV 예방접종 흐름과 과학적 연구결과에 부합하도록 HPV 국가예방접종사업의 우선순위를 재검토해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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