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조디아제핀계 처방 5년간 1.7억건..'노인 주의'

우울증, 고혈압, 불안장애 등에 주로 처방

서민지 기자 (mjseo@medipana.com)2016-10-12 09:33

[메디파나뉴스 = 서민지 기자] 우울증이나 고혈압에서 수면제 용도로 주로 쓰이는 향정신성의약품 '벤조디아제핀계열 약제'의 청구 건수가 최근 5년간 1억 7,000건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인재근 의원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해 이같이 밝혔다.
 
최근 5년간 벤조디아제핀계열 약제의 청구건수는 약 1억 6,773만건으로, 청구금액은 약 2,389억원에 달했다.
연도별로는 2011년에 약 3,451만건, 2012년 3,500만건, 2013년  3,368만건, 2014년 3,268만건, 2015년 3,186만건으로 집계됐다.
 

성별로는 여성이 약 1억 685만건으로 남성(약 6,088만건)보다 1.8배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상병별로는 '우울에피소드'가 약 1,261만건으로 가장 많이 처방됐으며, 다음으로는 '본태성(원발성)고혈압' 약 952만건, '기타 불안장애' 약 931만건, '위염 및 십이지장염' 약 781만건이었다.
 
또한 상병별 증가율은 '알츠하이머병에서의 치매'가 2011년 약 14만명에서 2015년 약 29만명으로 107.14% 증가해 가장 높았고, 이어 '양극성 정동장애' 55.93%, '뇌손상, 뇌기능이상 및 신체질환에 의한 기타 정신장애' 51.16%, '비기질 성 수면장애' 49.46%의 증가율을 보였다.
 
처방건 절반은 노인..치매 등 장기사용 '부적합' 약물 
 
연령별 점유율을 살펴보면 70대가 약 3,635만 건(21.7%)으로 가장 높았으며, 50대 약 3,601만건(21.5%), 60대 약 3,437만건(20.5%) 순으로, 60대 이상이 절반을 차지했다.
 
문제는 해당 약제의 위험성이 매우 크고, 의존도가 높은 노인들에게 처방률이 높다는 점이다.
 
실제 OECD의‘Health at a Glance 2015’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노인 환자 장기작용 벤조디아제핀계 약제 처방률은 1000명 당 205.4명으로 OECD국가 평균(62명)보다 3.3배 높고 전체 OECD국가 중 1위로 주의가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미국의 FDA에서는 '마약성 진통제·감기약(오피오이드·opioid)'과 벤조디아제핀 계열(benzodiazepines) 의약품의 병용 시 호흡곤란 등 심각한 위험이 발생하거나, 사망할 수도 있는 것으로 밝혔고, 이에 따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도 지난달 관련 내용에 대한 의약품 안전성 서한을 배포한 바 있다.
 
심평원에서는 FDA에서 발표한 벤조디아제핀 계열의 13가지의 성분 중 6가지는 어르신들이 많이 사용하는 '디아제팜'을 포함한 장기작용 성분인 것으로 밝혔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의 '벤조디아제핀계열 약물의 처방양상 및 안전성'보고서를 확인한 결과, 노인 환자는 벤조다이아제핀계열 약물을 장기간 복용 시 발생하는 부작용을 고려해 신중히 투여해야 하고, 특히 노인 또는 치매 등 정신행동장애가 있는 경우에는 장기작용제제보다 단기작용제제의 사용을 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재근 의원은 "오이포이드와 병용시 사망까지 이를 수 있는 벤조디아제핀계열 약제가 약물 의존도가 높은 어르신들에게 무분별하게 처방되고 있어 문제가 심각하다"고 우려했다.
 
이어 "해당약품의 병용금기를 추진하는 등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면서 "이번 기회를 통해 철저히 조사해 어르신들의 장기작용 의약품을 줄일 수 있는 방안도 같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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