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포암 보조요법, 치료 접근성 향상된다면 완치율 올라갈 것"

[인터뷰] 서울성모병원 종양내과 김인호 교수 
신세포암 국소 단계서는 생존율 90% 이상이지만 전이 땐 18.6%로 하락 
"수술 후 보조요법서 키트루다, 재발 위험 37% 감소는 상당한 결과" 
"곧 공개될 OS 데이터 따라 신세포암 치료 환경 변화도 예상"

최성훈 기자 (csh@medipana.com)2024-01-05 06:04

서울성모병원 종양내과 김인호 교수.
[메디파나뉴스 = 최성훈 기자] 신장암은 보통 중장년 남성암으로 분류된다. 남성 환자가 여성 대비 2배 이상 많은데다, 연령별로는 70대 이상(28.5%), 60대(26.6%), 50대(16.3%) 순으로 환자가 많기 때문이다. 근래에는 신장암 발병률 연령대가 젊은 환자군으로 이동하는 특성을 보이고 있다. 

신장에서 발생하는 종양의 대부분은 신장 자체에서 발생하는 '원발성 종양'이다. 그 중에서 85~90%는 악성 종양인 신세포암이다. 일반적으로 신장암으로 불리는 질환의 대부분은 '신세포암'을 뜻한다. 

신세포암은 자각 증상이 없어 약 30%의 환자는 다른 장기로 전이된 상태로 발견된다. 이처럼 전이하거나 재발한 환자의 경우 완치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신장에만 암이 존재하는 '국한 단계' 환자의 5년 상대생존율은 90% 이상으로 양호한 편이나, 다른 장기에 원격 전이된 경우 생존율이 18.6%로 떨어진다.  

이에 신장 절제 수술 후 병리조직검사에서 림프절 전이나 신정맥 침범 가능성이 있는 전이성 환자에 대한 보조요법은 반드시 필요하다. 암세포가 다른 장기로 전이되면 생존율은 극명하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한국MSD 항PD-1 면역항암제 '키트루다(펨브롤리주맙)'는 신장 절제술 이후 재발 위험이 중등-고위험 또는 고위험이거나 신장 절제술 및 전이 병변 절제 이후인 신세포암 환자의 수술 후 보조요법 치료로서 단독 요법으로 2022년 8월 허가 받았다. 

이에 서울성모병원 종양내과 김인호 교수를 만나 치료법이 없어 치명률이 높았던 고위험 신세포암의 현황과 수술 후 보조요법 등장 후 치료 변화, 기대 효과 등에 대해 들어봤다. 

김인호 교수는 2016년 가톨릭대학교 내과학 박사를 취득, 같은해부터 서울성모병원 종양내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다음은 김인호 교수와의 일문일답이다. 

Q. 신세포암은 어떤 질환인지 간단히 소개 부탁드린다.

- 신장(콩팥)은 소변의 배출과 관련이 있다. 신장에서 만들어진 소변이 신우에서 요관을 거쳐 방광으로 이동한 후 배출된다. 신세포암은 콩팥에 생기는 암을 뜻한다. 신세포암이라고 한다. 신우암과는 발생하는 부위가 조금 다르다. 

신세포암은 흔한 암은 아니지만, 여러모로 관심이 높은 암종이다. 폰히펠-린다우 증후군(Von Hippel-Lindau syndrome, VHL)이라는 암 발병률을 높이는 유전적 질환과도 관련이 있고, 의외로 다른 암종들보다 예후가 좋은 경우가 꽤 있어 적극적으로 치료하면 좋아질 수 있다.

Q. 신세포암은 전이된 상태로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고 들었다.

- 신세포암은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다. 진단이 어렵기 보다는 특별한 통증이 없어 모르고 지내다가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에서 위암이나 다른 암은 검진이 잘 되어있지만 신세포암은 그런 시스템이 없다.

Q. 항암화학요법이나 방사선요법 등에도 잘 듣지 않나?

- 신세포암은 보통 혈뇨 등이 발생했을 때 추적 관찰을 통해 발견되는데, 마음먹고 진단하지 않으면 찾기가 힘들다. 국소 단계일 경우에는 수술이 거의 유일한 치료법이다. 다른 암에서는 수술 전 항암화학요법을 하는 경우도 많은데 신세포암은 그런 치료법이 없다.

Q. 신세포암에서 수술 후 보조요법이 2022년 8월 등장했다. 이에 대한 평가는.

- 과거에 신세포암 재발을 줄이기 위해 수술 후 보조요법으로 TKI제제(티로신 키나아제 억제제)를 사용하는 임상이 많이 진행됐지만 대부분 실패했다. 가능성을 보인 치료제도 있었으나 독성이 심해 치료를 완료하지 못하는 빈도가 많아 가이드라인이나 전문가들은 권고하지 않았다. 유일한 치료 방법은 수술 후 관찰하는 것뿐이었다. 

이후 키트루다와 같은 면역항암제가 등장했다. 키트루다는 KEYNOTE-564 3상 임상에서 대조군 대비 무질병 생존(Disease-Free Survival, DFS)을 확연하게 연장시켰다. 질병 재발 및 사망 위험을 약 37% 감소시킨 것은 상당히 의미 있는 결과다. 

환자가 수술 후 보조요법을 받는다는 건 완치를 목표로 오래 살기를 바란다는 뜻이다. 그러나 지금까지는 실제로 얼마나 오래 사는지에 대한 전체 생존(Overall Survival, OS) 데이터가 부족했다. FDA 승인을 받고 많은 가이드라인에서 권고하고 있지만, 전체 생존(OS) 데이터 없이 무질병 생존(DFS) 데이터만으로 환자에게 권하는 것이 맞는지에 대한 의견이 있었다. 

2022년 11월 초 MSD가 배포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KEYNOTE-564에서 신장암 보조요법으로는 처음으로 전체 생존(OS) 평가변수 목표에 도달했다고 하니, 그 결과가 굉장히 기대된다. 향후 신세포암 환자의 치료법에도 변화가 생기지 않을까 싶다.

Q. 신세포암 수술 후 보조요법으로 키트루다 허가 이후 신세포암 치료 환경 변화는.

- 수술 후 보조요법은 이미 수술로 암이 없어진 상태에서 치료하기 때문에 당장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 많지 않다. 키트루다 수술 후 보조요법이 허가됐으니 추적 관찰 기간이 더 길어지면 확인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임상에서 확인된 무질병 생존에 대한 치료적 혜택은 확실하다.
Q. 키트루다는 엑시티닙 병용요법을 통해 신세포암 1차 치료에도 사용되고 있다. 해당 요법에서 의미와 평가가 궁금하다.

- 키트루다-엑시티닙 병용요법은 면역항암제-TKI제제 병용요법으로 처음 발표된 치료법이다. 임상적으로도 실제 체감상으로도 상당히 효과가 좋다. 부작용 관리도 가능하면서 기존 치료 대비 우월한 결과를 보여준다. 

면역항암제-면역항암제 병용요법인 이필리무맙-니볼루맙 병용요법이 현재 급여 적용되고 있지만 이 치료법만으로는 모든 환자를 커버할 수 없다. 어떤 환자는 면역항암제-TKI제제로 치료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되는 경우가 있고, 그런 환자들에게 사용했을 때 실제로 좋은 결과를 얻은 사례도 많다. 특히 키트루다-엑시티닙 병용요법은 전이가 심하고 컨트롤이 어려워 빠르게 암을 줄여야 하는 환자에게 효과적이다.

Q. 기억 남는 치료 사례가 있다면.  

- 근래에 키트루다 수술 후 보조요법을 사용한 케이스가 있지만, 무질병 생존기간이 얼마나 길어질지 조금 더 추적관찰 해봐야 한다. 이 외에 키트루다-엑시티닙 병용요법으로 치료받은 환자도 있다. 해당 요법이 승인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다. 뼈전이부터 시작해 전신에 전이가 굉장히 많은 40대 젊은 환자가 내원했다. 이런 환자가 키트루다-엑시티닙 병용요법이 필요하다. 그 환자는 키트루다로 치료해 완전관해를 확인했고, 지금까지 4년 넘게 완전관해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뼈에 대한 병변까지 싹 없어졌다. 이런 사례를 보면 치료 효과가 바로 체감된다. 

Q. 키트루다의 급여 신청과 관련해 임상 일선에 있는 전문가로서 하고 싶은 말은?

- 전체 생존(OS) 데이터가 목표에 도달했다고 하니 좋은 효과를 보일 거라 생각하고 이야기하면, 환자들의 요구를 생각해 줄 필요가 있다고 본다. 물론 급여라는 절차는 확실한 데이터가 필요하다. 

키트루다는 무질병 생존(DFS)에서 이미 확실한 치료 효과를 보여주었기 때문에 이 결과가 전체 생존(OS)까지 이어진다면 환자들에게 중요한 치료 옵션이 될 것이다.

Q. 마지막으로 강조하고 싶은 말은. 

- 키트루다-엑시티닙 병용요법과 수술 후 보조요법 모두 급여가 적용되지 않는다. 이 부분은 개선됐으면 좋겠다. 수술 후 보조요법은 재발 위험도가 높은 고위험군 환자들에게 미충족 수요가 있었는데 마땅한 치료법이 없었다. 

얼마 전 KEYNOTE-564 전체 생존(OS) 관련 보도자료를 접했다. 처음으로 신세포암 보조요법에서 전체 생존 목표를 충족한 데이터인 만큼 키트루다가 대조군과 얼마나 큰 차이를 보일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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