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병원 지정에 '소아과'·'산부인과' 완화‥문제는 보상

일부 지역, 환자 수 감소·의료인력 수급 어려움 고려해 지정 기준 완화
제주도와 강원도에는 전문병원 전무‥걸맞는 보상 체계가 우선

박으뜸 기자 (acepark@medipana.com)2023-05-15 11:58


[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소아청소년과와 산부인과의 처절한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소아청소년과와 산부인과을 택하는 전공의와 전문의는 점차 감소하고 있고, 수가와 관련한 보상 문제도 크게 진척이 없다.

현재 228개 시군구 중 56개에는 분만하는 산부인과가 없다. 최근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는 '폐과'를 선언했고, 이에 따라 동네 의원을 중심으로 소아과 대란이 일어나고 있다.

이런 와중에 정부가 '전문병원'을 활용해 필수의료인 분만과 소아 분야를 지원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하지만 이조차 충분한 보상이 없으면 전문병원 신청률이 저조할 것이며, 유지 자체가 힘들다는 시각이 강하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12일, 주산기,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를 전문병원 지정기준 완화 대상에 포함하는 내용의 '전문병원의 지정 등에 관한 고시' 일부 개정안을 행정예고했다.

고시가 개정되면 전문의 수 기준은 주산기와 산부인과가 8명에서 5명으로, 소아청소년과가 6명에서 4명으로 줄어든다.
 

여기엔 맹점이 있다. 전문병원 기준이 완화가 돼도 필수의료로 연결되기엔 무리라는 의견이 대부분이다.

복지부는 전문화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중소병원을 전문병원으로 지정하고 있다. 이 전문병원은 중소병원과 대학병원을 잇는 허리 역할을 한다.

그런데 전문병원 타이틀을 획득하려면 ▲의료인력 ▲의료 품질 평가 ▲병상수 ▲의료환경 ▲의료기관 인증 ▲필수진료 과목 ▲환자구성 비율 ▲진료량 등의 엄격한 기준과 심사를 거쳐야 한다.

그렇다면 이 기준을 통과해서 얻는 것은 무엇일까.

복지부에 따르면, 전문병원이라는 명칭을 사용할 수 있고 '전문병원', '전문' 용어를 사용해 광고할 수 있다. 또 전문병원 지정을 위한 비용 투자, 운영 성과 등을 고려해 건강보험 수가도 지원받는다.

그러나 그동안 의료계는 힘든 과정을 거쳐 전문병원이 돼도 그에 상응하는 보상이 적다고 주장해 왔다.

게다가 전문병원이 되고 나서도 자격을 유지하려면 더욱 꼼꼼한 관리가 요구된다. 지정 기준을 유지하지 못할 경우 지원금과 전문병원 수가 지급이 중단된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전문병원이 폭발적으로 늘어나지 않는 이유는 까다로운 기준을 통과해도 보상이 적기 때문이다. 전문병원이 되고 나서도 계속해서 투자할 것들이 많은데 의료질평가 지원금을 조금 받는다고 해서 큰 보상이 되진 않는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의료전달체계에서 전문병원들의 역할이 중요함에도 상대적으로 재정적 인센티브 수준이 낮다. 지급 기준을 크게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복지부가 추진하는 전문병원의 기준 완화는 이미 지역 내 의료 접근성을 강화하기 위해 특별시, 광역시 등 대도시 이외 지역에서 시행되고 있다. 환자 수 감소, 의료인력 수급의 어려움 등을 고려해 의료인력 및 병상에 대한 지정 기준을 완화해 적용하고 있는 것이다.

더불어 사회적 필요분야 확대를 위해 수지접합, 알코올, 화상 분야도 의료인력 30% 완화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안타깝게도 완화된 기준을 적용하더라도 여전히 강원도와 제주도 지역에는 전문병원이 전무하다. 이는 기준 완화만으로는 목적을 이루기에 부족함을 의미한다.

또한 전문병원의 기준이 완화될 시, 의료의 질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이는 전문병원 제도의 취지와도 상충된다.

최근 전문기자협의회와의 간담회에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원평가실 이영현 실장은 "지정기준을 완화하는 것은 전문병원의 의료 질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심평원은 의료의 질과 진료 필수 수요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지정기준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발언한 바 있다.

관련기사보기

20년간 다양한 변화 겪은 보건의료‥'시대적 흐름'에 맞는 제도 필요

20년간 다양한 변화 겪은 보건의료‥'시대적 흐름'에 맞는 제도 필요

[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1990년대 말 IMF 경제 위기와 의약분업 과정의 진통은 2000년 이후 정책과 의료 현장 모두에서 큰 변화를 일으켰다. 2000년 이후 우리나라 보건의료 관련 정책은 산업화, 또는 시장화와 건강권 보장 사이의 경쟁과 균형을 특징으로 한다. 이 가운데 의료 이용의 증가, 건강 수준의 향상, 의약분업, 장기요양보험의 도입, 의료기관 평가제도와 인증 등 커다란 제도적 변화가 있었다. 하지만 현재의 의료공급체계로는 곧 한계에 직면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의료서비스 영리화 논쟁으로 인해

대학병원과 중소병원의 허리 역할 '전문병원'‥'활성화' 과제

대학병원과 중소병원의 허리 역할 '전문병원'‥'활성화' 과제

[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특정 질환에 대한 난이도가 높은 의료행위를 하는 '전문병원'. 의료전달체계는 질환의 경중에 따라 1차, 2차, 3차로 역할을 구분한다. 전문병원은 그 피라미드 구조상에 중소병원과 대학병원을 잇는 허리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이 중요 역할을 하고 있는 전문병원의 신청이 생각보다 활발하지 않다. 이 전문병원은 ▲의료인력 ▲의료 품질 평가 ▲병상수 ▲의료환경 ▲의료기관 인증 ▲필수진료 과목 ▲환자구성 비율 ▲진료량 등의 엄격한 기준과 심사를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에 반해 보상이 적다는 불만이

상급종합병원 쏠림 해결 방안‥'역할 정리'와 '전문병원' 활용

상급종합병원 쏠림 해결 방안‥'역할 정리'와 '전문병원' 활용

[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수도권, 그리고 상급종합병원으로의 환자 쏠림 현상을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는 계속 이어졌다. 중증환자 진료에 집중할 수 있도록 상급종합병원의 역할을 명확화하고, 필수의료와 연결된 전문병원이 보다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 27일 전문기자협의회와의 간담회에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원평가실 이영현 실장은 "의료전달체계 확립을 위한 특수 분야 병원의 지정·평가 기준을 꾸준히 개선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상급종합병원의 경우 혼자 쏠림 현상 해소 및 경증질환 환자 부담 절감을 위해 평가지표 15개를

이런 기사
어때요?

실시간
빠른뉴스

당신이
읽은분야
주요기사

독자의견

작성자 비밀번호

0/200

메디파나 클릭 기사

독자들이 남긴 뉴스 댓글

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