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두가 몰고온 쓰나미…엄격 기술심사에 바이오헬스 기업 '진땀'

기술특례상장 첫 관문 기술평가 현장실사 분위기 엄격 
전문평가기관·상장 주관사도 심층 검증…내년 특례상장 전망 흐림

최성훈 기자 (csh@medipana.com)2023-12-23 06:07

[메디파나뉴스 = 최성훈 기자] 코스닥 입성을 준비하는 국내 바이오헬스 기업들이 곤혹을 겪고 있다.

파두 사태로 인해 기술특례상장 첫 단계인 기술평가에서부터 심사가 엄격해진 탓이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기술특례상장을 위해 전문 평가기관이 진행하는 기술평가 현장실사가 최근 까다로워졌다. 

이러한 배경엔 지난 8월 기술특례로 상장한 파두 때문이란 분석이다. 반도체 팹리스 분야서 두각을 나타낸 파두는 상장 전부터 1조원 이상의 가치를 인정받았다. 

실제 파두는 상장 후 9일 만에 시가총액 2조원을 넘어설 정도로 투자자들로부터 주목 받았지만, 3분기 재무제표가 공개되자 회사 주가는 급락했다. 

회사 매출액이 예상보다 훨씬 낮은 수치를 보였기 때문이다. 실적발표 시점과 보호예수 기간 사이 고의성에 대한 이슈도 있어 윤리적인 책임에 대한 비난도 일었다. 

여기에 내년 기술특례상장 제도 개편도 맞물리면서 심사 기조 또한 엄격해진 탓으로 분석된다. 

기술특례상장은 미래 성장성은 크지만 현재 수익성이 낮은 혁신기업이 상장할 수 있도록 상장심사 기준을 낮춰주자는 취지로 도입됐다. 

그 첫 단계로 이뤄지는 기술평가는 한국거래소가 지정한 25개 전문평가기관 중 2곳이 두 차례 현장실사 등을 통해 그 기업의 기술에 대한 가치를 평가한다. 

기술 개발 현황부터 사업 계획, 기업 경영 현황, 영업 현황 등이 담긴 기술 사업계획서를 가지고 평가한다. 또한 전문평가기관으로부터 A등급을 받아 기술성 평가를 통과해야 한다.

이 가운데 최근 기술특례상장 예비심사를 A등급으로 통과한 의료기기 제조업체인 A사도 진땀을 흘렸다.

평가 대상이 되는 핵심 기술에 대한 정보와 기술 사업계획서에서 ‘현미경 관찰’이 이뤄졌다는 후문이다.  

이달 초 현장실사를 끝낸 바이오헬스 B사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기업 성장에 있어 핵심이 될 기술가치와 연구개발 투자를 심층적으로 들여다봤다는 것. 

또한 상장 주관사들도 기업 계속성이나 재무 투명성 등을 검증할 자료들을 상장 예비 심사 기업들로부터 추가로 요청하는 사례가 잦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개정될 상장규정 개편안에서는 기술특례상장 과정에서 상장 부실 실사가 발생한 주관사는 향후 기술특례상장을 주관할 때 의무보유 주식 기간을 기존 3개월에서 6개월 동안 보유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투자업계에서는 내년 바이오헬스 기업에 대한 특례상장 전망은 다소 어두울 것이란 예측이다. 기술 평가를 받더라도 예년보다 밸류에이션을 제대로 받지 못할 거란 측면에서다.  

이마저도 투자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한다. 당장 올해 코스닥 시장에 신규 상장한 바이오헬스 기업 13곳 중 8곳(약 61%)은 공모가 하단을 기록하거나 미달에 그치는 등 타 업종 대비 시장으로부터 외면을 받았다.   

한 VC 심사역은 "기업의 건강한 성장과 투자자 보호 차원에서 기술평가와 사후관리를 정밀하게 하는 건 맞는 방향이다"면서도 "다만 너무 엄격한 잣대로 평가하다 보면 특례상장을 포기하는 기업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상반기 IPO를 계획 중인 바이오헬스 기업 한 관계자는 "기술평가 신청 전이지만, 파두 사태에 따른 관련 분위기를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면서 "회사가 가진 밸류에이션을 제대로 평가 받을 수 있도록 촘촘히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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