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醫-政 협의 없어도 정책 추진…비대면 진료 강행 조짐

의료현안협의체, 지난달 초 2차 회의 후 한 달 넘게 개최 안 돼
복지부, 공문 등 통해 재개 요청…윤 정부 규제혁신 흐름 방침
비대면 진료 법 개정 추진 확고…개정 후 '실무협의체' 제안도
약 배송 문제엔 신중…복지부 "약사회 우려 부분, 정부도 걱정"

이정수 기자 (leejs@medipana.com)2023-03-13 06:06

[메디파나뉴스 = 이정수 기자] 정부가 의료계와의 협의가 마무리되지 않더라도 이제는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에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그 일환인 비대면 진료 제도화는 가능한 빠르게 법 개정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차전경 보건복지부 의료인력정책과장<사진>은 10일 전문기자협의회와 만나 의정협의 상황 등에 대해 설명했다.

보건복지부와 대한의사협회 실무자로 구성된 '의료현안협의체'는 지난달 9일 2차 회의를 마지막으로 한 달이 넘도록 열리지 않고 있다.

이에 복지부에서는 의료현안협의체가 재개될 수 있도록 협조 공문을 여러 차례 보내고, 비공식적으로도 협의를 계속 요청해왔다.

복지부는 윤(尹) 정부 방침에 따라 구조 혁신이 범부처 과제로 모든 분야에서 이뤄지고 있는 만큼, 더 이상 지연 상태를 이어가긴 곤란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차전경 과장은 "이전에는 의료계와 정부 간 문제였다면 지금은 그렇지 않은 상황이다. 이제는 구조 혁신이 교육이나 산업 등 모든 분야에 적용되고 있다. 정부 정책 흐름 상 빠른 대책이 요구되고 있어서 협의 중단을 이어가긴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중단된 기간이 한 달을 넘는다. 한 달이면 대책 나오고 공청회하고 학회 의견수렴까지 끝났을 시간인데, 전부 중단됐다. 의견을 듣고자 하지만, 계속 기다리지는 못할 것"이라며 "의협의 내부적인 문제 때문에 사회 영역 정책이 멈춰져있는데, 그런 것에 대한 책임이 느껴지시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다른 복지부 관계자도 "필수의료 인력확충, 소아과대책 등 계속 나오는데 사회적 요구를 마냥 무시할 수 없을 것"이라며 "의정협의가 신속하게 재개될 수 있도록 다양한 루트로 요청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같은 방침 하에, 복지부는 의정협의 사안 중 하나인 비대면 진료 제도화 추진에 대한 의사도 뚜렷하다. 다음 법안소위를 기다리고 있다는 말도 나온다.

차전경 과장은 "가장 급한 것은 법을 통과시키는 것이다. 현재 이종성 의원과 최혜영 의원이 대표발의한 개정안이 있다. 당장이라도 이와 관련한 법안소위가 열리면 의료현안협의체에서 합의한 원칙을 내놓고 여기에 정부 입장을 전달할 계획"이라며 "법안소위가 빠를수록 좋다"고 설명했다.

복지부와 의협 간 비대면 진료 원칙 합의 진위 논란에 대해선 합의가 있었다고 답했다.

차전경 과장은 "분명한 것은 복지부와 의사협회가 함께 합의문을 썼다. 비대면 진료 원칙에 대해 합의했고, 그 자리에서 함께 합의문을 썼는데 합의한 적이 없다는 것은 틀린 얘기"라면서 "양측 간 비대면 진료에 대한 합의를 도출한 것은 큰 성과물이다. 귀중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법 개정 과정에서 재진, 1차 의료기관 중심 원칙, 전담의료기관 금지 등 의협이 제안한 원칙은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며 "다만 국회 내 생각이 다를 수 있고, '왜 초진을 안하냐'고 할 수도 있다. 우선 복지부는 재진으로 가야한다는 입장"이라고 부연했다.

이번 합의에 이어 시행령, 시행규칙 등 비대면 진료 제도를 구체화하는 과정에서도 향후 의료계와 협의할 뜻을 내비쳤다.

차전경 과장은 "비대면 진료 운영 원칙 중 전담의료기관은 위험 요소다. 때문에 1년에 1회 이상 대면진료 등 조건이 있다. 이 부분은 향후 의료계와 얘기를 해야 한다"며 "더불어 의료계에서 가장 우려하는 것은 플랫폼 부분이다. 향후 법 통과 이후에 시행령, 시행규칙, 가이드라인 등을 마련할 때 의료계와 충분히 얘기하면서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또 "비대면 진료 부분은 의정협의와 별개로 법 통과 이후에 별도의 실무협의체가 필요하다고 본다"며 "각 직능단체 내에 비대면 진료에 대한 이해가 높은 분이 참여해야 실무적인 논의가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복지부가 비대면 진료 제도화에 대한 추진 의사는 뚜렷하지만, 이와 병행돼야 하는 약 배송 시스템에 대해선 다소 조심스러운 입장에 있다.

차전경 과장은 "약 배송 문제는 비대면 진료와 달리 약사법으로 풀어야 하는 사항이다. 현재 약사회가 우려하는 부분이 있는데, 정부도 걱정되는 부분"이라면서 "충분히 논의를 거쳐서 약 배송과 비대면 진료 두 사안이 함께 추진됐으면 하지만, 그것이 쉽지 않다면 단계적으로 추진하는 방법도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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