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근무시간 단축'…재정‧인력 등 다각적 검토 선행돼야

政 "전공의 연속근무 단축 시범사업…편성된 예산 없어"
의료계 "단순히 시간 제한만 내세워서는 안 된다"

김원정 기자 (wjkim@medipana.com)2024-05-02 12:10

[메디파나뉴스 = 김원정 기자] 전공의 근무시간 단축을 추진하기에 앞서 재정 지원이나 인력 확보 등에 대한 검토가 선행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전병왕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1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전공의 연속근무 단축 시범사업을 2일부터 오는 17일까지 218개 전공의 수련병원 중에서 희망하는 병원을 대상으로 참여기관을 모집해 추진한다"고 밝혔다.

또 "참여 과목 수에 따라 2025년도 전공의 별도 정원을 최대 5명까지 추가 배정하고, 사업 성과가 우수한 경우 추가 인력 투입을 위해 2026년도 정원도 추가 배정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시범사업 시행에 따른 예산 배정은 없이 진행돼 사업 참여기관이 얼마나 될지는 미지수다. 전병왕 실장은 관련 질의에 대해 "예산 없이 하는 시범사업이다. 때문에 참여를 유인할 수 있는 인센티브 방안을 협의해서 반영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정부가 시범사업 형태로 전공의 근무시간 단축을 본격 추진하려는 상황이지만, 의료계에서는 전공의 근무축소에 따른 인력보강, 재정적 지원, 교수들의 수련환경 개선 등 다각적 검토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전공의 교육 질 저하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지난 달 30일 열린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비대위 긴급 심포지엄'에서 김성근 의협 비상대책위원회 언론홍보위원장(가톨릭의대 외과 교수)은 "전공의 수련을 담당해야 할 교수들이 시간 부족으로 교육에 집중할 수 없는 악순환이 80시간 수련시간 제한 이후 10년간 이어져 왔다"며 앞으로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서는 단순히 시간 제한만을 내세워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전공의 수련시간 제한에 대한 배경에 대해서도 "전공의가 굉장히 오래 근무를 하기 때문에 80시간제도가 도입됐다. 2014년 전공의특별법이 만들어지고 그 과정에서 80시간 수련시간으로 제한했다. 80시간 제한은 미국 제도를 따온 것인데 문제는 80시간으로 제한하면서 전공의가 환자를 보는 양도 제한되게 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예로 전공의 1인당 환자 수를 10명 이하로 제한한다든지 그런 제도가 뒷받침 됐어야 하는 데 한국은 시간만 (미국법에서) 도입했다. 전공의에게 배정된 10명을 제외한 나머지 환자는 누가 돌봐야 하는지에 대한 논의는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며 "그동안 전공의 빈자리를 메우기 위해 PA(진료보조인력), 일부는 과 교수 등이 담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시스템으로 인해 교수들이 시간을 내서 전공의 수련을 해야 하지만 시간이 부족해지고, 전공의들 입장에서는 훌륭한 전문의가 되는 데 있어서 역량을 쌓아가야 하는데 일만 하다가 돌아가는 것 같은 의문이 생기게 된다는 것이다.

김성근 교수는 "교수들 입장에서는 당직을 안 하는 전공의들한테 밤에 발생하는 상황들에 대해서 교육시킬 만한 기회가 점점 없어진다는 불만이 나온다"며 "이런 불만을 해결하는 것부터가 전공의 수련의 질적 향상을 위한 기본 과제라고 생각한다"고 피력했다.

관련기사보기

중대본, '전공의 연속근무 단축 시범사업 실시'…참여기관 모집

중대본, '전공의 연속근무 단축 시범사업 실시'…참여기관 모집

[메디파나뉴스 = 이정수 기자] 정부가 전공의 근무시간을 조속히 줄일 수 있도록 '전공의 연속근무 단축 시범사업'을 추진한다. 2026년 2월에 시행되는 '개정된 전공의법'을 앞당겨 적용하는 셈이다. 정부는 1일 오후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한덕수 본부장 주재로 개최하고 전공의 연속근무시간 단축 시범사업 추진방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 정부에 따르면, 2017년 '전공의의 수련환경 개선 및 지위 향상을 위한 법률' 시행 후 전공의 근무시간은 지속 개선 중이나 여전히 선진국 대비 높은 수준이다. 이에 지난 2월 해

전공의 이탈 장기화 속 전문의 중심병원 전환 가속…연구 착수

전공의 이탈 장기화 속 전문의 중심병원 전환 가속…연구 착수

[메디파나뉴스 = 이정수 기자] 전공의 진료거부가 2개월 넘도록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주요 상급종합병원 등을 전문의 중심병원으로 전환하기 위한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24일 보건복지부 전문기자협의회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25일(오늘) 전문의 중심병원 연구용역 착수 보고회를 연다. 이 자리에는 전병왕 보건의료정책실장이 직접 참석한다. 정부는 이번에 착수하는 연구용역을 최대한 빠르게 마무리하고, 관련 정책을 추진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진다. 보건복지부 고위관계자는 "정부는 전문의 중심병원 전환 준비를

이런 기사
어때요?

실시간
빠른뉴스

당신이
읽은분야
주요기사

독자의견

작성자 비밀번호

0/200

메디파나 클릭 기사

독자들이 남긴 뉴스 댓글

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