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의대 일시 증원하면…교수 확보 및 교육여건 마련은?

의대 증원하면, 의사기초의학교수(의사과학자) 190명 부족
전의교협, '증원에 따른 교육 여건' 설문 진행

김원정 기자 (wjkim@medipana.com)2024-05-27 05:51

[메디파나뉴스 = 김원정 기자] 내년부터 전국 의대 정원을 확대할 경우 교육여건을 어떻게 확보할지에 대한 문제 제기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일부 의대 증원이 아닌 일시에 전국 의대가 증원될 경우 교육을 책임져야 할 교수 확보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또 의대교수들은 신입생을 받을 건물, 교육병원 등이 갖춰지지 않은 상태로 실습 등 의학교육을 진행해야 하는 상황으로, 무리한 증원이라는 입장이다. 

26일 전국의과대학 교수협의회(전의교협)는 '팩트체크' 보도자료를 통해 2025년도 의대증원이 진행될 경우, 190명의 의사기초의학교수(의사과학자)가 부족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의교협은 "현재 대학원에서 기초의학을 전공하고 있는 의사는 104명이며, 한 학년 평균 26명이다. 이는 현재 임용되고 있는 40명에도 모자라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그런데 현재 증원 대상이 된 학교의 수요조사서를 보면, 2025학년도에 12명의 기초의학교수를 신규로 임용해야 한다. 평소 임용 평균 2명 외에 10명이 추가로 더 필요한 상황이다. 이중 5명은 의사과학자다. 

전의교협은 "정부가 하는 단순 산수에 따라 전국적으로 40명에 증원으로 인한 추가 5명*30개 대학교를 곱하면, 총 190명의 의사과학자가 필요하다"며 "2025년도 190명의 의사과학자는 하늘에서 떨어질 것인가? 학생은 누가 가르칠 것인가?"라며 의대생을 가르쳐야 할 의대교수 확보가 불가능한 상태에서 이에 대한 대안이 있는지 반문했다. 

아울러, 2023년 11월 한국의과대학 의학전문대학원협회에서 발행한 '기초의학교육의 현황과 전망' 보고서를 인용해 "이 보고서는 기초의학교수 숫자는 부족할 것이고, 특히 의사기초의학교수(의사과학자) 숫자는 더욱 부족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며 의대정원 증원 전부터 이미 기초의학교수 부족 상황임에도 증원에 앞서 교육인력 확충을 위한 대비도 없이 증원만이 이뤄지고 있음을 비판했다.

앞서 전의교협은 10% 이상 증원 대상인 의과대학 30개에서 직접 강의를 해 온 의대 교수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를 보면, 내년도 기초의학 교수 확보를 비롯해 교육여건을 갖춰지지 않았다는 의견이 다수를 차지했다.  

증원 시 교육여건에 대해 묻는 설문에 답한 1031명 중 건물, 시설, 교수, 교육병원, 전체역량 등 5개 문항에서 약 95%가 '그렇지 않다. 매우 그렇지 않다'라고 답했다. 특히 교수요원 항목에서는 '매우 그렇지 않다'(85.5%)로 답해 기초의학 교수 확보가 불가능하다고 예상했다.

결국 2025학년도 입학까지 남은 9개월 안에 의대교수 및 교육인프라 등을 증원된 대학에서 확보하거나, 여건이 마련되는 않은 상황에서 무리하게 교육을 강행해야 한다.

◆ 의대교육, 소규모 강의 중심…증원시 대규모 교육인프라 구축과 막대한 재정 투입 불가피 

의대교육 인프라는 이달 초 개최한 '한국 의학 교육의 현재와 미래' 세미나에서도 다뤄진 바 있다. 당시 충북대의대 배장환 교수는 소규모 강의 중심의 의대교육 특징을 말하며, 증원할 경우 대규모 교육 인프라 확충과 그에 따른 재정 투입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했다.

배장환 교수는 "임상의학과 술기시설 이런 걸 한번 생각해보자. 의과대학 강의는 법 전문 강의와는 많이 다르다. 우리는 200명을 한꺼번에 앉혀놓고 강의하는 건 거의 없다. 대부분 소규모 강의다. 소규모 교수, 문제 중심 또는 사례 중심, 상호 협력 학습, 침상 교육, 임상시험, 임상 심리, 그리고 지역사회 내 현장 실습 등이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또 "50명 강의를 할 때도 분조를 만든다. 6명에서 8명으로 분조를 만들어서 강의 끝나고 나면 대부분 팀 바탕 학습을 다시 시킨다. 그것을 할 때마다 교수 한 명, 조교 한 명이 계속 돌아다니면서 가르쳐주는 것이다. 그 강의실이 충북대 의과대학 본관 1층 실습실 8개가 딱 있다. 6명 들어가면 48명이 되는 것이다"며 증원이 될 경우 강의실과 인력, 교육여건 등이 모두 부족한 상황임을 지적했다.

교육여건을 만드는 것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는 의견도 내놓았다. 시간과 막대한 재원을 투입하게 된다는 조건에서다. 

배장환 교수는 "충북대의대가 200명으로 증원되면, 시설 확충을 해야 한다. 한 층당 30억 원 정도, 4층이니까 120억 원 일단 투입되면 가능은 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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