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바이오 기술수출, 상반기 10건…금액·규모 동반 ↑

지난해보다 건수 증가·금액 3배 확대…플랫폼 중심 계약 확대 주목
선급금 총 2598억원…계약 공개 건 기준 비율 5.7%로 다소 하락

최인환 기자 (choiih@medipana.com)2025-07-14 11:59


[메디파나뉴스 = 최인환 기자] 올해 상반기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기술수출 부문에서 다시 한 번 '빅딜' 행진을 이어가며 실적 고공행진을 기록했다. 특히 조 단위 플랫폼 수출 계약이 잇따르며 계약 건수·금액 모두 전년을 크게 웃돌았다.

13일 메디파나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및 각 사 홈페이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상반기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체결한 기술수출 계약은 총 10건이었으며, 이 가운데 계약 규모가 공개된 7건의 총합은 약 12조102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공개 계약 기준 4조6558억원 대비 2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특히 에이비엘바이오(GSK), 알테오젠(메드이뮨), 알지노믹스(일라이릴리), 에이비온(비공개) 등 4건의 계약이 각각 1조원 이상 규모로 체결되며, 기술수출이 단순 파이프라인 이전을 넘어 '플랫폼 중심 고부가 수출'로 진화하는 모습이다.

올해 상반기 기술수출 계약 가운데 계약 규모가 공개된 7건의 평균 금액은 약 1조7300억원으로 나타났다. 그 중 1조원 이상 계약이 4건이며, 5000억원 미만 계약은 없었다.

가장 큰 규모의 계약은 에이비엘바이오가 GSK와 체결한 IGF1R 타깃 BBB 셔틀 플랫폼 'Grabody-B' 계약으로, 계약 규모는 약 4조1104억원이다. 알테오젠은 메드이뮨과 인간 히알루로니다제 기술 'ALT-B4'에 대해 약 1조9640억원 규모 계약을 맺었고, 알지노믹스는 유전성 난청 RNA 치료 플랫폼으로 일라이릴리에 약 1조9000억원 규모 기술이전 계약을 맺었다.

에이비온은 단백질 표적 항체 치료제 'ABN501'에 대해 약 1조8008억원 규모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으며, 계약 상대방은 공개되지 않았다. 올릭스는 비만·MASH 치료제 후보물질로 일라이릴리에 약 9117억원 규모 계약을 성사시켰으며, 아리바이오는 아랍에미리트(UAE) 국부펀드인 아부다비개발지주(ADQ)가 설립한 글로벌 제약사 아르세라와 알츠하이머 신약 후보물질 'AR1001' 8200억원 규모의 기술이전 계약을 맺었다. 앱클론(CAR-T), 지놈앤컴퍼니(면역항암제), 오토텔릭바이오(복합 개량신약)는 계약금과 선급금 모두 비공개 상태다.
 

계약 규모와 함께 기술수출에서 중요한 지표로 꼽히는 '선급금 규모'는 올해 다소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반환의무가 없는 선급금이 공개된 건은 총 5건으로, 이를 합산한 총액은 약 2598억원이다.

공개된 7건의 계약금 합계 대비 선급금 비율은 약 5.7% 수준으로, 지난해 상반기(7.2%) 및 최근 3개년 평균치(6.13%)보다는 다소 낮은 수준이다. 이는 기술수출 구조가 마일스톤 중심으로 바뀌며 초기 지급보다는 성과 기반 지급 비중이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가장 높은 선급금을 수령한 곳은 에이비엘바이오로, GSK로부터 약 1481억원을 확보했다. 알테오젠은 약 655억원, 에이비온은 약 342억원, 나이벡은 약 109억원의 선급금을 각각 공시했다. 아리바이오, 올릭스, 알지노믹스는 계약 규모는 공개했지만 선급금은 비공개 상태다.

올해 상반기 기술수출의 핵심 변화는 후보물질 기반 단일 파이프라인 수출에서, 다양한 적응증과 모달리티에 적용 가능한 플랫폼 기술 중심 구조로의 전환이다.

에이비엘바이오의 'Grabody-B', 알테오젠의 'ALT-B4' 등은 모두 복수 파이프라인으로 확장 가능한 플랫폼 기술로, 단발성 수출이 아닌 장기적 협력이 가능한 구조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메디파나뉴스와 통화에서 "이전까지는 단일 파이프라인을 기술이전한 사례가 많았지만, 최근엔 글로벌 제약사가 전략적으로 플랫폼을 도입해 자체 후보물질 개발에 적용하려는 수요가 커졌다"며 "이는 국내 바이오텍의 기술 신뢰도가 높아진 결과이자 수익모델 다변화의 기회"라고 설명했다.

상반기 기준 기술수출 규모는 12조원을 넘어서며, 지난해 연간 실적 약 9조원을 초과했다. 여기에 지놈앤컴퍼니, 앱클론, 오토텔릭바이오 등 비공개 계약까지 포함하면 연간 15조원 이상 달성도 가능할 전망이다.

제약업계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에도 항체약물접합체(ADC), RNA 기반 치료제, BBB 플랫폼 등 차세대 기술을 중심으로 추가 기술이전이 이어질 전망이다. 특히 에이비엘바이오, 리가켐바이오, 압타바이오 등은 미국 바이오USA를 기점으로 글로벌 제약사와 후속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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