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조건 없는 대화' 제안…의료계 "말장난, 진정성 없어"

증원 추진하며 제안…'尹 노력·의사 불통' 프레임 우려도
임현택 "전공의, 대통령과 사진 찍자고 현장 떠난 것 아냐"

조후현 기자 (joecho@medipana.com)2024-04-04 06:09

[메디파나뉴스 = 조후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전공의에 대화 의지를 내비쳤지만 의료계는 시큰둥한 반응을 내놨다.

의대정원 2000명 증원에 따른 후속 조치를 추진하면서 제안하는 대화는 진정성이 부족해 총선 전 사진 한 장으로만 남을 가능성이 높고, 오히려 '대통령 노력에도 의사는 불통'이라는 프레임만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3일 윤 대통령이 전공의에 대화를 제안한 데 대한 의료계 반응은 진정성이 부족하다는 데 모였다.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는 3일 정례브리핑을 통해 대통령이 대화를 제안한 자체는 환영한다면서도 진정성이 부족하다는 점을 되짚었다. 정부는 정책이 열려 있고 의대정원을 논의할 수 있다고 하지만 정작 이날도 의대 증원 후속 조치인 국립의대 교수 증원 신청을 받겠다고 발표했다는 지적이다. 대화에 진정성이 담보되려면 내년도 의대 증원을 중단해야 한다는 것.

대학병원 A 교수도 이 같은 시각에 공감했다. 여기에 총선까지 앞두고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조건 없는 대화는 대통령이 사태 해결을 위해 노력했다는 사진 한 장으로 마무리될 수 있다는 우려도 덧붙였다.

A 교수는 "의대 증원 후속 조치는 그대로 이어가면서 하는 조건 없는 대화는 결과도 없는 대화가 될 가능성이 높지 않겠나"라면서 "총선을 앞두고 이 지경까지 제대로 목소리도 내지 않던 국민의힘만 돕는 꼴이 될 수도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고 말했다.

수도권 B 개원의는 조건 없는 대화라는 점 자체가 말장난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미 전공의와 의대생들은 현장을 떠나는 이유와 복귀를 위한 조건을 밝혔고, 그 첫 번째가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와 2000명 의대 증원 계획 전면 백지화다. 그러나 당사자 의견은 배제한 채 의대 증원 후속 조치를 이어가고 있다는 것. 그러면서 조건 없는 대화를 내세우는 건 대통령은 문제 해결 의지가 있으나 의사가 불통이라는 프레임을 만들기 위한 것이란 시각이다.

B 개원의는 "현장을 떠난 당사자인 전공의와 의대생 의견을 무시한 채 의대 증원은 그대로 이어가면서 조건 없는 대화를 하자는 것 자체가 말장난"이라며 "조건 없는 대화가 성립하려면 적어도 의대 증원 중단을 선언해야 한다. 그래야 젊은 의사들도 의구심을 거두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임현택 대한의사협회 회장 당선인도 "지금 상황에서 대화하자고 하면 결론은 빤한 것 아니냐"면서 "전공의 분들은 대통령과 사진 찍자고 현장을 떠난 게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일각에선 의료계 차원에서도 책임감을 갖고 정부가 요구하는 통일된 안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는 시각도 제기된다. 정부 2000명 증원안이 비과학적이란 점만 지적하기 보단 과학적 추계를 바탕으로 증원이든 감원이든 수치와 근거를 제시하면 의료계 목소리에 힘이 더 실릴 것이란 시각이다.

C 개원의는 "전공의 요구조건에도 의사 수급 추계를 위한 기구 설치와 증·감원 논의가 들어 있지만 정부는 묵묵부답이고 사태는 길어지고 있다"며 "정부 주장이 비과학적이란 지적에 힘이 실리려면 우리가 초안으로라도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증원 또는 감원 규모를 제시하고 설명하면 훨씬 힘이 실리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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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댓통령***2024.04.04 09:04:29

    대화가 통하는 사람을 앉혀놨어야지...받고 더블로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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