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 본' 병원에서 '잘 본' 병원으로‥입원료, '질 중심' 개편 시동

중소병원은 질 향상해도 보상 미미‥입원료 구조가 만든 기관 간 격차
성과 없는 공급엔 보상 제한‥성과 따라 차등지급하는 구조로 유도

박으뜸 기자 (acepark@medipana.com)2025-05-07 11:50


[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병상이 많고 환자를 많이 본다고 해서 더 많은 보상을 받는 시대는 저물고 있다. 이제는 얼마나 '잘' 진료했는지가 병원의 수입을 좌우하게 될 전망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입원서비스 질 향상을 위한 입원진료비 포괄적 개편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입원료는 ▲의학관리료(40%) ▲간호관리료(25%) ▲병원관리료(35%)로 구성된다. 여기에 병실 유형(1인실~다인실), 병상 수, 환자 특성(연령, 재원기간 등), 간호인력 배치 수준에 따라 다양한 가산 항목이 덧붙는 방식이다.

하지만 이 같은 구조는 의료기관이 실제로 제공한 서비스의 질과 무관하게, 단순한 자원 투입량에 기반해 보상이 이뤄지는 비효율을 낳고 있다.

특히 감염예방관리료, 전담전문의 관리료, 야간전담간호사 관리료 등 의료질과 환자 안전 관련 보상 항목들은 대부분 100병상 이상 의료기관에만 적용돼, 중소병원의 질 향상 노력에는 실질적인 보상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질 관련 보상 항목(의료질평가지원금, 감염예방관리료, 야간간호료 등)을 모두 합산했을 때, 기본입원료 대비 관련 보상 총액의 비중은 상급종합병원이 평균 49.3%, 종합병원은 41.3%, 100병상 이상 병원은 32.0%, 100병상 미만 병원은 28.2%에 불과했다. 이는 병원 규모가 작을수록 의료질 향상을 위한 재정 보상이 현저히 낮아진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에 연구진은 행위 단위로 분산된 질 관련 보상 항목을 통합해, 병원 단위 성과에 따라 보상이 달라지는 '포괄수가형 보상체계'를 제안했다. ▲전담전문의 확보 ▲야간 간호 인력 운영 ▲감염예방 활동 ▲환자 안전 관리 등 질 향상 활동을 하나의 보상 묶음으로 통합하고, 의료기관이 달성한 성과 수준에 따라 차등 지급하는 구조다.

연구팀은 이와 같은 포괄수가 모형을 단기 시범사업을 통해 우선 도입하고, 중장기적으로는 평가 항목을 확대하면서 전면적인 입원료 분류체계 개편으로 이어지는 단계별 로드맵을 제시했다.

구체적으로 ▲1단계는 포괄수가 시범사업 운영 ▲2단계는 평가 연계 강화 및 보상 항목 확대 ▲3단계는 성과 중심 지불체계로의 전환 및 입원료 분류체계 재편으로 구성된다.

이번 개편 방안은 지난해부터 시행 중인 제3차 상대가치점수 개편,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시범사업, 제2차 국민건강보험 종합계획(2024~2028)과도 정책적으로 연계될 수 있는 구조다.

연구팀은 행위 단위 보상 구조가 의료기관의 구조 의존성을 심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하며, 성과 기반의 기관 단위 보상이 의료기관 행태 변화의 유인책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또한 입원서비스 질 향상과 이를 반영한 보상 구조 개편은 장기적으로 의료개혁의 기반이 될 수 있다고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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