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새 심부전 환자 30%↑…급성기 넘겨도 안심 금물

단순 노화 증상 아닌 다양한 심장 질환 누적돼 나타나는 '결과 질환'

김원정 기자 (wjkim@medipana.com)2025-07-08 10:00

 
고령화와 만성질환의 증가 속에서 심부전 환자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3년 심부전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는 약 22만 명으로, 2018년보다 30% 이상 증가한 수치다. 특히 65세 이상 고령층에서의 발생률이 높고, 평균 재입원율도 높다.

전문가들은 심부전을 단순한 노화 증상이 아니라 관상동맥질환·심근경색·고혈압 등 다양한 심장 질환이 누적돼 나타나는 ‘결과 질환’으로 본다. 

건국대병원 심장혈관내과 김범성 교수는 "심부전은 심장 손상이 축적되면서 기능이 저하된 상태로 전신에 영향을 미치는 중대한 질환"이라며 "관상동맥질환이 심부전의 큰 원인이고 심장성 쇼크 등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다"고 강조했다.

심장의 주요 혈관인 관상동맥이 막히면 심장 근육으로 가는 혈류가 줄고 이로 인해 심근이 괴사하거나 기능이 약해진다. 관상동맥이 좁아지는 '협심증', 혈관이 완전히 막혀 발생하는 '심근경색'은 심장 기능 저하의 시작이다.

김범성 교수는 "심장 근육이 손상되면 혈액을 짜내는 펌프 기능이 떨어지고 이 상태가 반복되면 심부전으로 진행한다"며 "이때 적절한 혈류 공급이 되지 않으면 심장성 쇼크, 즉 전신 장기의 관류가 저하되고 혈압이 급격히 떨어지는 생명 위기 상황으로 악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심근경색이나 협심증 등의 '급성기'를 넘겼다고 안심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관상동맥질환 치료 후에도 손상된 심장 근육은 회복이 더딘 경우가 많고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심부전 증상이 진행될 수 있다. 숨이 차고 쉽게 피로해지는 증상이 대표적이다. 

김범성 교수는 "심장이 보내는 이상 신호를 놓치지 않아야 한다"며 "특히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흡연 등 심장질환 위험 인자를 가진 사람은 정기적인 심장 기능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심부전은 조기 발견이 어렵고, 증상이 서서히 나타나기 때문에 단순한 노화 현상으로 오인되기도 한다. 하지만 체중 증가, 발이나 다리 부종 및 운동능력 저하도 심부전의 초기 신호일 수 있어 주의 깊은 관찰이 필요하다.

심부전은 단순히 심장만의 문제가 아니다. 신장, 폐, 간 등 전신 장기에 영향을 미치며 삶의 질을 급격히 저하시킨다. 또한 환자의 연령이 높아질수록 약물 복용, 식이요법, 수분 섭취 제한 등 복잡한 자가 관리가 요구된다.

김범성 교수는 "심부전 환자 중 상당수가 관상동맥질환이나 고혈압, 당뇨 등 복합 질환을 함께 앓고 있어 다학제적 접근이 필요하다"며 "관상동맥이 좁아지기 시작한 초기 단계에서부터 적극적으로 치료하고 생활습관을 조절하면 심부전으로의 진행을 막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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