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비만치료제 시장 진출 가속…GLP-1·MASH 병행

2026년 국내 출시 가시화…연간 1000억 이상 수익성 기여 기대
GLP-1 시장, 보험 vs 미용 이중 분화…MASH 병용 전략으로 차별화 주목
가격하락 본격화 속 파이프라인 다변화·적응증 가치기반 진입 전략 부각

최인환 기자 (choiih@medipana.com)2025-08-25 11:42

[메디파나뉴스 = 최인환 기자] 한미약품이 GLP-1 계열 비만 치료제 시장의 구조적 재편 흐름에 맞춰 본격적인 진입 전략을 가동하고 있다. 주력 파이프라인 '에페글레나타이드'는 현재 국내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며, 글로벌 선두 기업인 노보노디스크·일라이릴리와의 경쟁에서 '2nd mover' 전략을 통해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25일 DS투자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한미약품이 2026년 국내 출시를 목표로 에페글레나타이드 개발을 가속 중이며, 상용화 시점에서 GLP-1 시장 내 후발 핵심 주자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현재 GLP-1 치료제의 높은 약가와 한미약품의 자체 생산 역량을 감안할 때, 해당 제품은 연간 1000억원 이상의 이익 기여가 가능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글로벌 GLP-1 시장은 이미 가격 하락 국면에 진입한 상태다. 위고비(Wegovy)와 젭바운드(Zepbound)의 경쟁 심화에 따라, 미국 내 보험 약가(Net Price)와 소비자 직구 시장(DTC price)이 동반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실제로 젭바운드는 최근 용량별 월 가격을 최저 349~699달러로 인하했고, 이에 대응해 노보노디스크도 위고비의 DTC 가격을 월 499달러 수준으로 조정했다. 국내에서도 위고비 가격은 37만원에서 22만원으로 약 42% 인하했다.

이러한 가격 인하 압력은 앞으로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민정 연구원은 이 같은 흐름이 2026~2027년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하며, 그 배경으로 ▲Oral Semaglutide, Orforglipron, CagriSema 등 신규 치료제 출시에 따른 시장 경쟁 심화 ▲2027년부터 적용되는 IRA(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 약가 협상 ▲2026년부터의 Semaglutide 제네릭 등장(캐나다·중국 등)과 미국 내 Section 804 수입 프로그램 가동 가능성 등을 지목했다.

이와 함께 GLP-1 가격 하락이 전체 시장 축소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오히려 가격 하락은 시장을 보험 중심의 고부가 적응증 시장 대 미용 중심의 대중 소비재 시장으로 분화시키는 촉매로 작용한다는 분석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보험 시장에서는 고도비만, 심혈관질환(CVD), 만성신장질환(CKD), MASH(대사성지방간염) 등과 같은 의학적 동반질환이 있는 경우 보험 급여 적용이 가능하다. 이 경우 '적응증 기반 가치평가(Value-based Pricing)' 방식이 적용되기 때문에, 고가 약가 방어도 비교적 용이하다는 설명이다.

반면 미용 시장은 가격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 흡수율과 복용 편의성이 강조된 저가형 경구제 중심으로 시장이 빠르게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BMI 27 이상인 전 세계 비만 유병 인구가 약 17억명에 달하는 점을 감안하면, 현재 시장 침투율이 1% 미만으로 매우 낮은 수준이어서 성장 여력이 상당히 크다는 평가다.

김 연구원은 "후발주자에게는 보험 시장 진입을 위한 '동반질환 적응증 선점'과 미용 시장 대응을 위한 '가격 경쟁력 확보'가 핵심 전략이 될 것"이라며 "한미약품은 이 두 가지 조건을 동시에 충족할 수 있는 국내 유일의 제약사"라고 강조했다.

한미약품은 GLP-1 기반 비만 치료제 '에페글레나타이드' 외에도 MASH(비알코올성 지방간염) 치료제 'HM17321'을 병행 개발 중이다. DS투자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MASH가 여전히 임상적 성숙도가 낮고, 허가된 치료제가 거의 없는 unmet needs가 높은 고가 시장으로 분류된다고 밝혔다.

김 연구원은 "MASH는 치료군 효과에 따라 연간 약가가 4만7000달러 이상으로 형성되는 고가 시장이며, 후발 GLP-1 치료제 입장에서는 가격을 방어할 수 있는 전략적 적응증이 될 수 있다"고 평가하며 "GLP-1 단일 제품의 체중감소 효능 경쟁에서 벗어나, 동반질환 타깃 적응증을 중심으로 고가 보험 시장을 선점하는 것이 후발기업의 경쟁 전략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DS투자증권은 보고서에서 "비만 치료제의 경쟁 구도는 점차 효능 수치가 아닌 '플랫폼 전략'과 '시장 포지셔닝' 중심으로 전환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경구 제형 중심의 비펩타이드 소분자 GLP-1 시장이 형성되면서, 글로벌 제약사들은 기존보다 다양한 경로로 파트너십을 확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Amgen, Viking, Metsera 등이 대표적이다. 이 같은 전략 변화는 글로벌 제약사들이 다양한 경구 플랫폼 확보를 위해 파트너십을 확대하고 있는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DS투자증권은 "한미약품 역시 경구 제형 확장성, 병용 적응증 포지셔닝, 생산 효율 등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췄으며, 추후 글로벌 기술이전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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