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9일은 '세계 심장의 날'…흉통·현기증 잦다면 검사 필요

이정수 기자 (leejs@medipana.com)2025-09-24 14:19

9월 29일은 세계심장연맹(WHF)이 심장질환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자 제정한 '세계 심장의 날'이다. 심장질환은 암에 이어 우리나라 주요 사망원인 2위로 꼽힐 정도로 치명적인 질환이다. 심근경색, 협심증, 심부전 등 다양한 심장질환 가운데, 최근 부정맥 환자 수가 꾸준히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부정맥 환자 수는 2018년 37만822명에서 2022년 46만3538명으로, 5년 새 25%가 증가했다. 특히 10~30대 젊은 연령층 환자 비율이 약 30% 늘어나 전체 연령대 중에서 가장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

인천힘찬종합병원 순환기내과 김민식 과장은 "부정맥은 심장의 맥박이 불규칙한 경우로 종류가 다양한데, 위험하지 않은 부정맥도 있지만 위험한 부정맥도 있다"라며 "젊은 층의 경우 두근거림, 어지러움 실신 등 부정맥 증상을 단순 피로나 스트레스 탓으로 여기고 지나치기 쉽지만, 심실빈맥 등 치명적인 부정맥으로 인해서 예측할 틈도 없이 돌연사로 이어질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부정맥은 정상 심박수인 1분당 60~100회를 벗어나 심장박동 리듬에 이상이 생기는 질환이다. 맥박이 분당 100회 이상으로 빨라지는 빈맥성 부정맥, 분당 60회 미만으로 느려지는 서맥성 부정맥, 불규칙한 리듬을 보이는 심방세동 등으로 나뉜다.

부정맥의 원인은 유전적 질환과 심근경색, 판막질환과 같은 심장질환, 자율신경계 이상, 약물 등 다양하다. 심장에 전기 신호를 전달하는 심장 세포가 손상되면서 부정맥 발생 위험이 커진다. 최근 젊은 부정맥 환자 증가 요인은 스트레스와 수면 부족, 과도한 카페인 섭취 등 생활습관과 관련이 깊은 것으로 추정된다.

만성 스트레스는 교감신경을 과도하게 활성화해 자율신경계의 균형을 깨뜨려 심박수에 영향을 미친다. 또한 커피, 에너지 드링크에 함유된 고함량의 카페인은 심장을 직접적으로 자극해 비정상적인 심장 박동을 유발할 수 있다.

부정맥을 의심해야 할 대표적인 증상은 가슴 두근거림이다. 맥박이 불규칙하거나 빨라지는 심계항진, 가슴이 쿵 내려앉는 듯한 느낌, 가슴 통증, 흉부 불쾌감, 어지럼증, 호흡 곤란, 실신 등의 증상도 나타날 수 있다. 이러한 증상은 간헐적으로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경우가 많고, 뚜렷한 자각 증상이 없다가 바로 심장마비나 급사에 이어지기도 한다.

심정지를 일으킬 수 있는 부정맥은 평소에는 증상이 없다가 갑자기 뇌졸중이 발생할 수 있다. 심방세동은 심방에서 혈액을 제대로 내보내지 못해 혈전을 생성한다. 이 혈전이 뇌로 이동하면 뇌졸중을 일으키는데, 심방세동으로 인한 뇌졸중은 일반적인 뇌졸중보다 훨씬 치명적이다. 사지마비와 같은 심각한 신경학적 후유증이 발생할 수 있다. 대한뇌졸중학회에 따르면, 심방세동 환자가 뇌졸중에 걸릴 위험은 일반인보다 약 5배 높다.

부정맥이 심장 구조나 기능에 영향을 미치면 심부전으로 진행할 가능성도 있다. 특히 고령자나 고혈압, 당뇨, 심장질환 등 기저질환을 가진 경우에는 그 위험이 배가된다. 또한, 심실에서 발생하는 심실빈맥이나 심실세동과 같은 악성 부정맥은 돌연사의 가장 흔한 원인이다.

젊은 나이에 갑작스러운 심장마비로 사망하는 경우, 대부분 이러한 악성 부정맥이 원인인 경우가 많다. 전문가들은 심장마비는 사전에 아무런 증상이 없는 경우도 있지만, 상당수는 부정맥이나 심근경색의 전조증상을 보인다고 경고한다. 따라서 가슴 통증, 호흡곤란, 현기증 등의 증상이 반복적으로 나타난다면 반드시 전문의의 진단을 받아야 한다.

부정맥이 의심되면 가장 먼저 시행하는 검사는 심전도다. 몸에 전극을 붙여 심장 내의 전기 흐름을 확인하는 검사다. 증상이 짧고 간헐적으로 나타나면 24시간 이상 심장 리듬을 기록하는 홀터 검사를 시행한다. 그밖에 운동 부하검사, 심장초음파 등도 병행해 심장의 구조적 이상 여부를 확인한다. 뇌졸중 위험이 높은 심방세동 환자의 경우 항응고제 투여가 필요할 수 있다. 정확한 진단은 환자의 향후 치료 방향을 정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인천힘찬종합병원 순환기내과 김민식 과장은 "부정맥은 초기 증상이 모호하고 불규칙하게 나타나기 때문에 방치하기 쉽지만, 조기에 발견하면 약물치료나 시술로 충분히 관리가 가능하다"며 "가족 중에 심장질환이나 돌연사 병력이 있다면 젊은 나이라도 혈관 건강 관리와 심장 상태를 정기적으로 체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시간
빠른뉴스

당신이
읽은분야
주요기사

독자의견

작성자 비밀번호

0/200

메디파나 클릭 기사

독자들이 남긴 뉴스 댓글

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