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가 조정·보완 통해 10년 후 의료개혁 기대…醫와 협의할 것"

[Q&A]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 4일 '건보 종합계획' 발표
환산지수 계약과 보험료 결정 일괄 추진 형태로 변경될 듯
종별 일괄 인상→항목별 인상 변경…왜곡된 가격구조 개선
행위별 수가제 보완도 병행…혼합진료·미용시장은 논의 필요

이정수 기자 (leejs@medipana.com)2024-02-05 06:05

[메디파나뉴스 = 이정수 기자] 4일 정부가 '제2차 건강보험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정부는 국가적인 위기감 속에서 이번 계획을 통해 건강보험 체계 개혁을 추진한다. 지속 가능하게 운영하기 위해선 근본적인 전환이 필요하다는 판단이 반영된 결과다.

국내 건강보험 제도는 세계적으로도 훌륭한 제도로 평가받고 있지만, 최근 들어서는 지역·필수의료 붕괴, 의약품 부족, 인구 고령화, 수축경제 등 여러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이에 의료남용은 줄이고 의료혁신 지원체계를 구축해 건강보험 기반을 마련하되, 국민 생명과 직결된 영역에는 건보 재원을 집중 지원한다.

특히 종별 행위별 수가를 일괄 인상하는 종전 계약 형태가 사라지고, 항목별로 집중인상 여부가 결정되도록 계약 형태가 변경된다.

복지부는 이를 통해 필수의료 지원을 확대하면서도 장기적으로 준비금이 유지될 수 있도록 재정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겠다는 입장이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사진>은 4일 오후 진행된 관련 브리핑에서 질의응답을 통해 건강보험 체계 개혁에 관한 향후 계획과 방침을 제시했다.

Q. 자료를 보면, 공급자 계약 방식이 기존 환산지수 계약에서 보험료 결정 범위 내에서의 수가 계약 진행으로 변경되는 것으로 나온다. 그러면 올해부터는 연례적으로 하던 환산지수 계약이 다른 형태 수가 계약으로 바뀌는 것인가.

지금은 환산지수 계약을 5월에 하고, 보험료는 8월에 결정을 해서 보험료와 환산지수 계약이 이원화돼 있다. 앞으로는 이것들을 일괄적으로 결정해 나가겠다는 취지다.

다만 앞으로 계약 형태나 구조, 골격 자체가 크게 바뀌는 것은 아니고, 운영하는 방식을 좀 더 탄력적으로 하려는 것이다.

덧붙여서, 현행 환산지수는 물가 상승, 인건비 상승 등을 보완하기 위해서 종별마다 일률적으로 인상하는 방식이다.

현재 수가가 완벽하게 현장 실태를 잘 반영한 것이냐는 것에 대해 그렇지 못한 부분들이 있다고 본다. 그래서 상대가치 점수 조정 주기도 2년으로 당기고, 상시적인 조정 주기를 갖춰서 불균형된 가격체계를 신속하게 교정코자 하는 것이 있다.

조정이 완벽하게 된다면 환산지수를 매년 올리는 형태가 맞지만, 완벽하게 되지 않을 때에는 불균형적이고 왜곡된 가격을 계속 이어가는 형태가 된다. 이런 방식을 지양코자 한다.

(이중규 건강보험정책국장) 계약 방식에 대한 큰 틀은 유지가 된다. 다만 현재 획일적으로 수가 인상이 되다 보니까 원가 보상에 차이가 난다. 행위별로 평가되는 정도가 다른데도 고평가된 항목이 같이 인상되고 있어서, 계약 방식은 유지하되 일률적으로 인상되는 것을 바꾸고자 하는 것이다.

Q. 지불제도는 어떻게 바꿔나갈 계획인가.

현행 행위별 수가제도를 어느 날 갑자기 새로운 지불제도로 완벽하게 대체하기는 어렵다.

다만 현행 행위별 수가를 보면 지불이 안 되는 영역도 있고, 수가 평가 정도에 차이가 나고 있다. 차이가 나는 것은 보완형 공공정책수가로 보완하고, 지불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부분은 대안적 지불제도를 통해서 보완하는 형태로 개편을 해나갈 예정이다.

이를 통해서 행위별로 하는 것들이 점점 내려가고, 보완적이고 대안적인 지불제도 비중이 점점 올라가면 10년 후에는 상당히 의료행태나 의료전달체계도 많이 바뀌어 있을 것으로 기대해본다. 1~2년 안에 완성되기는 어려울 것이고, 5개년 내내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본다.

구체적으로 언제 무슨 제도를 어떻게 하겠다는 것은 결정되지 않았다. 구체적인 사항은 앞으로 의료계와 협의를 해서 정할 계획이다.

Q. 혼합진료 금지를 놓고 의료계 반발이 나온다. 의료법상 문제는 없나.

비급여 혼합진료와 관련해서는 비중증 과잉 의료가 되는 것들을 선별적으로 관리하겠다고 한 것인데, 구체적인 설명이 없다 보니 확대 해석이 되고 있는 것 같다.

혼합 진료를 금지한다는 것이 전면적으로 혼합 진료를 금지하겠다는 뜻은 아니다. 보장성이 부족해서 아직 급여에 들어가지 못했는데, 진료 등에 꼭 필요한 비급여가 있을 수 있다. 그런 것까지 금지하겠다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수술 중 사용하게 되는 비급여 재료까지 다 금지하지 않는다. 치과에서 시술 중에 보험 재료와 비급여 재료를 선택하라고 하는 경우에도 금지하는 것은 아니다. 국민 진료를 위해서 필요한 비급여를 제한할 이유는 전혀 없다. 

다만 지나치게 의료적 관점에서 적절성을 넘어서는 지나친 비급여 행위들이 있다. 과도하게 의료적 필요도를 넘어서서 남용이 되는 것만 선별하겠다는 것이다.

그 예시로 도수치료하고 백내장 수술을 들었는데, 도수치료 같은 경우는 도수치료 자체만으로 과잉 진료라 할 수는 없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현장에서는 진찰료 내고 물리치료 받고 또 도수치료를 한다. 하루에 두 번도 한다. 이거는 의료적으로 필요성을 넘어선 것이라고 보는 것이다.

선별되는 항목을 구체적으로 결정한 것은 아니다. 의료계와 협의를 해서 정하는 과정이 있을 것이다. 선별적으로 상세하게 기준을 정해 나갈 계획이다.

Q. 미용의료 분야 시술자격 개선 등에 논란이 있는데.

의료개혁,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 발표 이후에 보도를 보니 '필러·보톡스 등을 간호사에게 개방한다'는 타이틀이 있는 것을 봤으나, 그것은 너무 나간 내용이고 사실이 아니라는 말씀을 드린다.

간호사가 의사 일부 업무를 분담해서 시술행위를 개방할 것이라고 하는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 침습적인 의료행위는 기본적으로 현행 의료법상 의사가 담당한다는 기본 원칙이 있으며, 이것은 앞으로도 불변이라는 말씀을 드린다.

정부가 문제의식을 갖고 있는 것은 현재 미용의료 시장은 지금까지 관리 사각지대에 놓여있어서 제대로 관리를 못한 부분이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건강에 위해가 되는 현상들도 많이 보고되고 있어서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체계적으로 관리를 해나가고, 종합적인 관점에서 미용의료 시장을 개선할 계획이다. 이런 것을 구체화해나가려면 정책 연구도 있어야 되겠고, 사회적 논의도 전제돼야 될 것이다.

Q. '다양한 건강보험 재원 도입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했는데, 구체적인 계획은.

우선 재정은 1년 연평균 보험료 인상률을 1.49%로 가정할 경우, 현재 준비금 28조원 규모는 2028년 말에도 비슷한 규모로 유지될 것으로 추계된다.

'추가적인 재원 확보' 같은 부분은 원칙적인 표현이며, 어떤 항목에다 추가할 것인지 등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 사회적 논의가 필요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저희가 강조코자 한 것은 어떠한 경우에도 재정은 안정적으로 유지할 것이고, 만약에 지출이 많이 이뤄지게 되면 다양한 재원 조달 방법도 검토를 하겠다는 취지다.

덧붙이자면, 앞서 언급한 1.49%는 지난 1차 건보 종합계획 수립 기간 중에 제시됐던 보험료율 평긴 인상률 3.43% 대비 절반 이하 수준이다. 더욱이 1차 때에는 실제로 보험료가 1.89% 인상됐다. 계획했던 것보다 훨씬 낮은 보험료 인상으로도 재정을 유지해왔다.

이번 2차에서도 1.49% 인상을 전제로 했지만, 재정안정대책 등을 충실히 이행하면 계획보다 훨씬 양호한 상태로 재정을 운용할 수 있다. 때문에 앞서 언급된 추가적인 재원 조달 방안이나 이런 것들은 현실화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씀드릴 수 있다.

Q. 마지막으로 당부 말씀 부탁드린다.

정부는 필수의료, 지역완결형 의료체계를 달성하기 위해 흔들림 없이 개혁을 추진해 나가겠다.

논란이 되는 부분이 있는데, 계획은 방향성 중심으로 말씀드리는 것이다. 때문에 앞으로 추가적으로 보완사항이 있다면 충분히 논의하고 협의해서 수정하겠다. 

정부도 오류가 있을 수 있다. 충분히 개방해 놓고 사회적 논의가 필요한 부분들은 협의해서 합리적인 대안을 갖고 추진해 나가겠다.

건강보험은 의료개혁을 뒷받침할 수 있도록, 안정적 재정 운용에 방점을 두겠다. 적자나 과도한 보험료 인상 등은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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