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공백 따른 '이중고'로 의료기기 업체 도산 우려

의료기기 업체, 진료·수술 축소로 매출 50~70% 감소
서울대병원 계열 간납사 대금 지급시기도 3개월→6개월 연장통보

최성훈 기자 (csh@medipana.com)2024-04-01 16:40

[메디파나뉴스 = 최성훈 기자] 의료기기 업계가 의료 공백 장기화로 인한 이중고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병원 진료·수술 축소로 인한 직접적인 매출 감소와 간접납품회사(간납사)들이 의료공백 장기화를 이유로 의료기기 대금결제 기한을 미루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서울대학교병원 계열 간납업체인 이지메디컴은 최근 의료 공백 장기화에 따른 서울대학교병원, 분당서울대학교병원의 의료기기 업체 대상 대금 지급시기를 기존 3개월에서 6개월로 변경했다.

여기에 성모병원 계열의 오페라살루따리스 등도 결제가 지연될 수 있음을 의료기기 업체에게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료기기 업계는 '엎친 데 덮친 격'이라는 입장이다. 의료기기 업체들은 의료 공백 장기화에 따른 의료기관들의 진료 및 수술 축소로 매출이 50~70% 감소하는 등 이중고를 겪고 있기 때문.

그런 만큼 자금압박의 사유로 결제를 지연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했다. 

의료기관은「국민건강보험법」 제20조(요양급여비용의 심사·지급)에 따라 특별한 사유가 없는 경우 요양급여비용에 대한 심사청구 후 40일(정보통신망을 통하여 통보하는 경우에는 15일) 이내에 대금을 지급받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업계는 의료기기 간납업체가 병원과 의료기기 업체의 중간에서 병원의 구매업무를 대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실제로는 재고관리, 영업 등의 업무는 수행하지 않고 정보이용료, 물류비, 할인을 통한 통행세 성격의 이용료를 징수하며 의료기기 납품에 대한 독점적인 권한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특히 병원, 학교 재단이 직영하거나 특수관계인이 운영하는 간납업체의 불공정행위는 더욱 심화되고 있다는 것이 업계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의료기관과 의료기기 간납업체의 일방적인 대금결제 지연과 불공정거래행위가 근절되지 않는 이상 의료기기 업체들의 피해는 계속 증가할 것"이라며 "이 결과 업체의 피해뿐만이 아닌 국민건강 위협 및 치료비 부담이 전가되는 상황이 지속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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