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파나뉴스 = 최성훈 기자] '글로벌 임상시험 규정(ICH E6(R3))'이 오는 7월 새로 개정되는 가운데 국내 기업들도 임상시험 운영 전략을 재정비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이전보다 가이드라인이 더욱 깐깐해지는 만큼, 실시간 품질 관리나 리스크 기반 모니터링 통합 플랫폼 등 기술 사용이 적극 고려해야 된다는 이유에서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제의약품규제조화위원회(ICH)는 임상시험의 우수관리기준(Good Clinical Practice, GCP)인 E6(R3)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7월 발표를 앞두고 있다.
2016년 E6(R2) 이후 약 9년 만의 대규모 개정으로, 임상시험의 설계와 운영에 있어 품질 중심의 접근 방식을 강화하고 있다.
ICH는 임상시험 참여자 보호를 강화하고 임상시험 품질을 개선하기 위해 1996년 GCP 가이드라인을 최초 제정한 바 있다.
R2 버전은 COVID-19 팬데믹 이후 등장한 분산형 임상시험, 전자동의서, 원격 모니터링 등 새로운 임상시험 방식을 충분히 적용하기 어려웠다는 데 따른 개정이다.
이번 ICH E6(R3) 개정안은 기존의 E6(R2) 대비 ▲임상시험 전 주기에서 설계 기반 품질 고도화(QbD)를 강화하고 ▲디지털 기술 기반의 분산형 임상시험(DCT) 환경을 공식 반영했으며 ▲환자 중심 접근방식을 강화했다.
품질 관리 측면에서 개정안은 기존의 '위험 기반 모니터링(RBM)'을 넘어 '위험 기반 품질관리(RBQM)' 개념을 새롭게 도입했다.
임상시험 설계부터 운영, 모니터링, 데이터 분석까지 전 과정에 걸쳐 통합적인 품질 관리를 강조하는 접근법이다. 특히 시험 초기 단계부터 환자의 안전과 데이터의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 ‘핵심 품질 요인(CTQ)’에 따라 품질 계획을 수립하고, 진행 중에는 사전에 설정한 ‘품질 허용 한계(QTL)’를 초과하는 경우 즉각적인 조치를 취하도록 요구한다.
이를 통해 데이터 수집, 환자 안전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주요 위험 요소를 사전에 식별하고, 리스크가 높은 영역에 자원을 집중해 모니터링함으로써 위험 발생 가능성을 낮추는 예방적 조치를 취하거나 프로세스 개선을 수행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임상시험에서 불필요한 자원 낭비를 줄이는 동시에 환자 안전성과 데이터 무결성을 확보할 수 있어, 임상시험의 효율성과 신뢰성을 크게 높일 수 있다.
디지털 전환 측면에서는 팬데믹 이후 가속화된 원격 모니터링, 전자동의(eConsent), 웨어러블 기기 기반 데이터 수집 등 디지털 기반의 분산형 임상시험(DCT) 환경을 적극 반영했다. 다양한 임상시험 환경 속에서 유연하고 효율적인 접근이 가능하도록 디지털 기술을 적극 수용한 것이다. 또한, 분산형 환경에서 발생 가능한 시스템 간 데이터 호환성, 데이터 무결성, 보안 이슈에 대한 관리 기준을 구체화했다.
데이터는 생성부터 보관, 파기까지 무결성(데이터가 조작되지 않고, 환자 기록이 정확히 반영되고, 절차대로 시험이 진행되는 것)이 확보될 수 있도록 생애주기 전체를 관리해야 하며, 개인정보 보호 기준도 강화됐다.
임상시험 환자 명칭도 달라졌다. 환자를 지칭하는 용어가 기존의 '시험 대상자(subject)'에서 '시험 참가자(participant)'로 변경돼 참가자의 능동적 참여와 권리를 강조하는 방향으로 전환되었다. 기존에는 임상시험 동의가 문서 서명 중심이었다면, 환자(참여자)가 충분히 이해한 후 자발적으로 동의할 수 있도록 권고했다.
다양한 정보 제공 방식(이미지, 영상 등 포함)과 전자동의서 같은 디지털 도구 활용을 통해 참여자의 부담을 줄이고 접근성은 높이도록 했다.
또한 개인정보 보호와 결과 공유 등도 강화되어 환자의 경험과 편의성을 고려한 임상시험 설계를 장려한다.
메디데이터 아시아·태평양 지역 마케팅 총괄 김혜지 상무는 "CH E6(R3)는 일반적인 규정 개정이 아닌, 임상시험을 바라보는 사고방식의 전환"이라며 "단순한 절차 준수를 넘어, 환자 중심성과 데이터 신뢰성을 기반으로 임상시험을 설계하고 운영하는 것이 핵심이다"고 말했다.
특히 "설계 기반 품질 고도화(QbD)와 위험기반 품질관리(RBQM) 개념은 임상시험의 전 과정에서 선제적이고 전략적인 품질 관리를 요구하며, 디지털 기술은 이러한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수단"이라고 부연했다.
독자의견
작성자 비밀번호
0/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