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외됐던 '대상자' 주목하는 백신들‥HPV·대상포진 접종 변화

HPV 백신, '남성'도 접종 목소리 커져‥싱그릭스, 암환자 등 '면역저하자'도 가능
의사들도 접종 대상 확대에 환영‥관련 근거 및 필요성 제시하며 공감

박으뜸 기자 (acepark@medipana.com)2023-03-06 06:05


[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최근 등장한 인유두종 바이러스, 대상포진 프리미엄 백신들이 더 넓은 범위로 접종 대상을 확대하고 있다.

기존 제품보다 예방률이 크게 높아진 프리미엄 백신들은 비싼 가격으로 접종되고 있다. 그런데 비용이 높아진 만큼 소외됐던 대상자까지 접종이 가능해져 눈길을 끈다.

한국MSD는 인유두종 바이러스(human papillomavirus, HPV) 백신 '가다실9'을 선보이며 적극적으로 홍보를 하고 있다.

가다실9이 등장한 뒤 바뀐 개원가 풍경 중 하나는 "남녀 모두 HPV 백신 접종 가능"이란 문구다.

실제로 인유두종 바이러스(HPV)는 성매개 질환으로 남녀 모두에게 감염 및 전파될 수 있는 바이러스다. 성인 인구의 70%가 일생 동안 적어도 한 번의 생식기 HPV 감염을 경험한다고 조사된다.

HPV에 지속적으로 감염되는 경우 남성에서도 생식기 사마귀, 항문 상피내 종양, 항문암 등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

따라서 남녀 모두 HPV 백신 접종을 통한 질환 예방이 권장된다. 대한감염학회에서도 지난 2019년부터 HPV 백신 접종 권고 대상에 남성을 추가한 바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국내에서는 HPV 백신이 남녀 모두에게 접종할 수 있다는 이해가 부족하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HPV 백신은 자궁경부암 백신으로 알려져, 더욱 여성 접종에만 편중돼 있다.

그래서 의사들이 직접 남성도 HPV 예방 백신 접종이 필요하다는 인식 전환에 나서기 시작했다. 대한비뇨의학과의사회를 비롯해 다양한 국내 학회들은 HPV 예방 접종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노력 중이다.

더불어 최근엔 국가예방접종지원사업(NIP) HPV 접종 대상에 남성이 포함돼야 한다는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국내에서는 만 12세 이상 여아를 대상으로 NIP가 시행되고 있다.

HPV NIP를 시행중인 110개국 중 미국, 영국, 캐나다, 호주, 스위스,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등을 포함한 52개국은 2022년 3월 기준으로 여아에서 남아까지 접종 대상을 확대한 상태다. OECD 가입국에서 GDP 기준 상위 10개국 중 7개 국가는 HPV NIP에 남성을 포함하고 있다.

한국MSD도 가다실9의 광고 모델로 남자 배우를 택하며 인식 개선에 동참했다. 한국MSD는 남녀 모두 연령에 관계없이 가다실9이 접종 가능한 점을 유쾌하게 풀어내고 있다.

이와 비슷하게 한국GSK는 '싱그릭스'로 소외됐던 대상포진 접종 대상 알리기에 뛰어들었다.

대상포진은 과거 수두를 앓고 난 후 체내에서 잠복해 있던 수두 대상포진 바이러스(Varicella-zoster virus, VZV)가 신체 노화나 질병 등으로 인해 면역력이 저하되면서 재활성화되는 질환이다. 만 40세 이상 미국 성인의 99.5% 이상이 VZV에 감염돼 있어, 3명 중 1명이 일생 동안 한 번의 대상포진을 겪는다고 알려져 있다.

대상포진 백신은 제조 방법에 따라 생백신과 사백신으로 분류한다. 약독화 생백신(live attenuated vaccines)은 질병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나 세균의 일부분을 변형시켜, 자기 번식 및 면역 유발 능력은 있으나 독성을 일으키는 능력은 제거한 방식이다.

반면 사백신으로 불리는 불활화 백신(inactivated vaccines)은 바이러스나 세균의 전부 또는 일부를 특수한 처리로 불활성화시킨 것이다. 면역 능력은 없어지지 않게 하면서 감염을 일으킬 수 없어, 면역력이 저하된 사람에게도 접종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싱그릭스는 50대 이상의 성인에서 97.2% 예방 효과를 입증한 사백신이다. 기존에 사용되던 약독화 생백신은 이 정도까지 예방 효과를 보이지 못했다. 대상포진 후 신경통(post-herpetic neuralgia, PHN)에서도 싱그릭스는 50세 이상, 70세 이상 모두에서 상당히 높은 예방 효과를 보였다.

의사들이 관심을 보인 부분은 싱그릭스 접종 대상이다. 대한항균요법학회, 대한감염학회는 면역저하자에 대한 대상포진 백신 접종에 집중했다.

일반적으로 면역저하자는 대상포진 발병률이 높기 때문에 백신 접종이 필요했다. 다만 기존 생백신은 면역저하자 투약이 금기됐다.

반대로 사백신 싱그릭스는 만성신부전, 당뇨병, 류마티스 관절염, 만성 폐질환 뿐만 아니라 자가조혈모세포 이식자, 고형장기 이식, 고형암, 혈액암 등의 환자도 접종할 수 있다.

또한 기존 생백신 접종 이력이 있거나, 대상포진에 걸린 적이 있더라도 싱그릭스 접종으로 예방 효과를 볼 수 있다.

의료계 관계자는 "질병 혹은 치료로 인한 면역저하자는 VZV의 활성화가 활발해 대상포진이 흔히 나타나고 합병증 발생의 위험이 높다. 그러나 면역력이 저하된 환자들은 백신의 선택지가 없어 예방에 대한 미충족 수요가 존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싱그릭스는 면역저하자에게도 투여가 가능한 사백신이다. 꼭 만 50세 이상이 아니더라도 만 18세 이상에서 질병 혹은 치료로 인한 면역저하, 면역억제로 위험이 높다면 접종이 권고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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