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단-심평원 통합공단?‥전문가들도 "시기상조"

심평원 심사평가연구소 좌담회‥"심평원의 역할 중요한만큼 개선 필요"

박으뜸 기자 (acepark@medipana.com)2014-07-22 10:35


기획재정부가 제안한 공단, 심평원의 통합에 대해 전문가들이 아직은 '시기상조'라고 입을 모았다. 이와 함께 심평원의 역할에 대해 재정비가 필요함은 모두가 동감하는 부분이었다.
 
지난 1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심사평가연구소가 주최한 '심평원의 기능과 역할에 관한 전문가 좌담회' 서면기록에 따르면, 구조조정의 목적이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의 통합은 더욱 악영향을 초래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됐다.
 
이날 좌담회에 참석한 숭실대학교 신기철 교수는 공단과 심평원은 서로 다른 방향의 기능을 갖고 있음을 강조했다.
 
신 교수는 "해외의 추세를 봐도 보험자와 심사기구는 독립시키는 추세이다. 또한 보건의료에 대한 신뢰의 측면에서도 심평원을 독립시켜 심사전문기관으로 두는게 좋다"고 말했다.
 
이어 신 교수는 정부의 구조조정의 목적을 명확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업무의 효율성을 따지자면 심평원의 역할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는 "감독기능의 심평원을 독립시켜 중립적인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 알맞는 방향이라 생각한다. 만약 기재부가 재정적 효율성만을 생각해 통합을 제안했다면 이는 옳지 않다"고 꼬집었다.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김소윤 교수 역시 비슷한 의견이었다. 공단과 심평원이 통합됐을 때 거대조직의 특성상 빠른 대응이 어렵다는 것.
 
김 교수는 "공단과 심평원의 통합은 어떤 면에서는 업무가 중복돼 비효율적일 수도 있다. 현재는 두 조직으로 분리돼 있기 때문에 존재하는 장점이 있다. 모든 것을 하나로 통합하기 보다는 공단과 건강증진재단, 심평원과 NECA의 비슷한 조직 간의 커플링이 적합하다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반면 연세대학교 정형선 교수는 심평원와 공단의 분리된 구조가 건강보험의 발전에 바람직한지를 다시 생각해볼 필요성은 있다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심평원의 주된 역할은 행위별 수가제 하에서 심사업무였다. 앞으로 건강보험의 지불 단위를 조정해 나가는 작업이 건강보험의 핵심 쟁점일텐데, 향후 변화를 미리 예측하면서 기능개편에 대비하는 안을 생각하는 것이 적절할 듯 보인다"고 조언했다.
 
이에 심평원 박인범 연구조정실장은 기관이 통합될 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든다고 솔직히 털어놓았다.
 
박 실장은 "기관의 통합은 심각한 문제가 있을 경우 필요하다고 본다. 그러나 공단과 심평원이 합쳐질 경우 시너지가 나타날지는 확신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좌담회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향후 심평원이 보다 나은 기관이 되기 위해 개선돼야할 점에 대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정형선 교수는 "심평원은 각 임상전문가들의 조직(위원회 등)를 통해 의견을 취합하기 좋은 곳이다. 즉, 건강보험의 구조에서 어느 조직보다 임상적 전문성을 확보하기 유리한 입장에 있다. 이 점을 살려서 건강보험제도의 공익추구와 임상전문가들 사익추구 사이에서 완충역할을 해내야한다"고 전했다.
 
김소윤 교수는 심평원 내부적으로 심사건수가 너무 많아 지금같은 심사방식은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아울러 심평원은 사후심사에 치우친 경향이 있으므로, 적정성에서는 다소 미흡해보인다는 것이 그의 솔직한 의견이었다.
 
김 교수는 "국민들의 입장에서 심사와 평가를 하는 게 아니라 보험재정을 위한 심사평가를 하고 있다고 보여진다. 예를 들어 백내장은 포괄수가로 인해 사전절차가 줄어들었다고는 하지만, 추가적인 시술로 환자의 부담은 늘어나는 단점이 나타났다. 평가의 경우 의료발전에는 기여하겠지만 노령화가 진행된 상황에서는 의료기관의 쏠림현상이 일어난다. 과연 이런 평가가 지속가능한 평가인지 생각해 봐야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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