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파나뉴스 = 조해진 기자] 제약·바이오 분야에서도 AI 기반 신약개발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제약 슈퍼 인텔리전스'를 통해 질병과 노화를 모두 극복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알렉스 자보론코프(Alex Zhavoronkov) 인실리코 메디슨(Insilico Medicine) 설립자 겸 대표(CEO)는 7일 개막한 '바이오 코리아 2025(BIO KOREA 2025)'에서 기조강연을 맡아 제약 슈퍼 인텔리전스를 통한 질병과 노화를 치료하는 치료제 개발에 대한 열망을 드러냈다. 인실리코 메디슨은 AI 기반 신약개발 기업으로서 가시적 성과를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알렉스 자보론코프 대표는 이날 기조강연 이후 마련된 미디어 간담회에서도 '노화' 분야에 대한 관심을 드러냈다. 그는 당초 컴퓨터 공학을 전공해 반도체 관련 업무를 했었지만, '노화'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인실리코 메디슨을 설립하고 AI 신약개발에 뛰어들었다.
이후 인실리코 메디슨은 '노화'와 '질병'을 동시에 치료하기 위한 '이중 타겟 치료제' 연구 개발에 힘쓰고 있으며, AI를 활용해 개발한 신약 후보 물질이 임상시험에 진입하는 성과를 거두면서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그동안 AI 신약개발은 많은 기업이 오랜시간 도전해왔지만, 가시적인 성과가 없어 의구심을 갖게 했다. 그러나 인실리코 메디슨이 보여준 지금까지의 성과는 최초의 AI 기반 신약 탄생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하고 있다.
다만 자보론코프 대표는 AI를 활용함으로써 신약개발을 매우 빠르게 가속화 할 수 있지만, 전임상과 임상시험이 필요한 만큼 한계점이 있다는 것도 분명히 했다. 이러한 한계는 각 국가의 규제기관들과의 협업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AI를 통해 가능한 연구개발 부분이 매우 다양화됐으며, AI를 더욱 발전시켜 사람이 개입하지 않아도 신약 모델을 생성할 수 있는 '제약 슈퍼 인텔리전스'로 발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AI 기반 신약개발에 필요한 것은 바이오에 대한 이해이며, AI 신약개발 기업에 투자할 때 중요한 것은 어떤 투자를 받았느냐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닌, '약'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밝혔다. 기업들의 파이프라인에 주목해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또 인실리코 메디슨이 추구하는 궁극적인 목적이자 비전은 노화 문제를 해결해 인간의 삶을 이해하고 건강한 삶을 사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 제약 슈퍼 인텔리전스에 도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알렉스 자보론코프 대표와의 일문일답이다.
Q. 바이오코리아 2025 기조연설을 맡았다. 가장 강조하고 싶은 메시지는 무엇인가.
기조연설을 통해서 두 가지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다. 첫번째는 '제약 슈퍼 인텔리전스'라고 부르는 개념을 전달하고 싶다. 지금 AI는 적절한 약물 표적을 식별하고, 원하는 특성을 가진 새로운 분자를 생성할 수 있으며, 이전보다 훨씬 짧은 시간에 임상 2상까지 진입할 수 있다는 것을 실증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시점에 왔다.
지난 5년 동안 인실리코 메디슨에서는 10개 정도의 신약 후보 물질을 개발했고, 일부는 라이센스 아웃을 했다. 우리가 개발한 신약 후보 물질들의 질이 상당히 좋다고 자신한다. 이에 제약기업들도 기꺼이 많은 돈을 지불해 구매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평균적으로 제로부터 시작해서 후보 물질을 발굴하는 데까지 13개월이 걸리고, 제로부터 임상 1상을 완료하는 데까지 25개월에서 30개월 정도 걸린다. 과거에 5~6년이 걸렸던 것에 비하면 신약개발이 상당히 가속된 것이다.
두 번째 메시지는 노화 연구가 인류의 발전에 가장 중요한 측면이라는 것이다. 아시다시피 한국과 일본은 빠른 고령화, 떨어지는 출산률로 위기를 겪고 있다. 이러한 인구붕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노화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특히 이중 타겟 치료제라고 부르는, 노화와 질병을 한꺼번에 해결하는 새로운 치료제를 개발해야 한다. 이를 통해 최대 20년까지 질병 없이 건강을 누릴 수 있어야 한다. 제약 슈퍼 인텔리전스가 있다면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Q. 한국의 바이오 생태계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고 있으며, 협력 가능성이 있는지 궁금하다.
한국은 지난 50년 동안 아주 큰 기적을 이뤄왔다. 자동차, 반도체나 휴대폰 분야의 주요 수출국이라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신약개발에 있어서도 아직 일본 수준은 아지미나 몇몇 한국 제약 회사들이 다른 나라에서는 매우 드문 자체적인 브랜드를 구축하고 있는 만큼 괄목할 만한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신약개발은 많은 인력이 필요하진 않다고 생각한다. 현재 전 세계 신약 후보 물질의 20%는 스위스 바젤이라는 곳에사 나타난다. 이곳에서 일하는 인력은 한 15만명 정도다.
즉, 신약개발에 필요한 것은 인력보다는 문화다. 한국은 그런 문화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에 고령화 사회를 맞이한 한국에 기회가 있고, 더 많은 일들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Q. 인실리코 메디슨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개발되고 있는 신약은 무엇인가.
인실리코 메디슨이 가장 빠르게 개발한 신약물질은 'QPCTL(글루타미닐펩타이드 사이클로트랜스퍼라제 유사 단백질)'을 표적으로 하는 새로운 면역항암치료제 프로젝트 후보에서 나왔다. 제로 단계에서 후보물질 발굴까지 9개월이 걸렸다. QPCTL은 기존 면역항암 관련 임상시험에서 시도된 적이 없는 새로운 표적이다. 지금은 임상 1상 완료 단계에 와 있다. 이 후보 물질은 제약회사에 라이센스를 주고 공동 개발 중에 있다.
Q. 한국 정부 혹은 기업과 협업을 진행하고 있는지와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하다.
아직까지 한국 정부와 협력을 한 적은 없지만, 협력을 하게 된다면 정말 좋을 것 같다. 협력을 하는 최고의 방법은 제로 단계에서 신약 승인까지 세계 신기록을 세우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현재 제약산업은 미국을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다. 그 이유는 미국이 임상시험이 가장 많은 나라이기 때문이다. 제약기업들은 보통 신약개발을 위해 미국 FDA로부터 약물 승인을 받은 후 임상시험을 시도하고 있다.
한국은 알츠하이머나 파킨슨병, 루게릭병과 같은 노화 관련 질병에 초점을 맞춰 승인을 빠르게 전환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이런 부분에서 중국과는 이미 협력 중에 있으며, 한국에서도 관련 질병군에 대한 협력이 이뤄지기를 고대한다.
현재 한국에 있는 많은 제약기업이 인실리코 메디슨의 소프트웨어(AI 플랫폼)를 사가고 있고, 일부는 협업이 이뤄졌다. 다만 아직 공식적으로 발표하지는 않았다.
Q. 최근 구글과 같은 IT 기업도 AI 신약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활용하는 AI가 차이가 있을 것 같은데 기존 바이오 기업들이 갖고 있는 경쟁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구글의 이소모픽 랩스 그리고 딥마인드는 인실리코 메디슨의 가장 큰 경쟁사라고 할 수 있다. 이 기업들은 오랜시간 이 분야를 연구해왔고, 최근 6억 달러가 넘는 대규모 펀딩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또한 트럼프 행정부의 조슈아 쿠쉬너를 포함한 여러 개인 투자자로부터 투자를 유치하고 있다. 이는 규제 당국과 네트워크가 잘 이뤄질 수 있다는 뜻이기 때문에 좋은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저는 이 기업들이 성공하길 진심으로 바란다. 정말 많은 신약개발 회사가 임상시험 단계나 펀딩 단계에서 실패를 하고 사장을 당한다. 인실리코 메디슨은 굉장히 희귀적인 성공 케이스다. 업계에서 더 많은 성공 케이스가 필요하기 때문에 그들이 성공하기를 정말로 바란다.
한국에서는 인실리코 메디슨과 거의 같은 시기에 창립한 스탠다임이라는 회사가 주목할만 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아직 글로벌 무대에 진출하지는 못했다.
신약 개발 과정은 상당히 복잡하다. 어느 정도 운도 따라야 하고, 시험을 할 수 있는 능력도 필요하다.
구글과 비교했을 때 인실리코 메디슨에서 하고 있는 방법 중에 하나는 중국과의 협력이다. 많은 사람들이 중국에 대해 좋은 감정이 많이 없다는 것은 잘 알고 있지만, 중국이라는 시장은 임상시험뿐만 아니라 저분자합성과 생물학적 연구를 굉장히 잘하는 국가 중 하나이고, 임상시험을 매우 빠르게 수행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저희가 특발성 폐섬유증(IPF) 임상시험을 하는데 미국에서는 아직 진행 중이지만 중국에서는 1년 반도 채 안 걸렸다. 인구가 10억명이 넘는 국가이기 때문에 중국은 우리가 협업을 해야만 하는 대상이라고 생각한다.
구글도 인실리코 메디슨만큼은 아니지만 중국의 여러 CRO들과 임상 가속화 및 실질적인 결과를 위해 많은 협력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안타까운 점은 작은 AI 기업들이 대형 제약기업들에게 아직까지 AI 프로그램을 유지하도록 설득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안타까운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Q. AI 신약개발의 한계와 단점은 무엇인가.
AI 신약개발에서 가장 큰 한계는 결과물에 대한 검증이 굉장히 오래걸린다는 점이다. AI 신약물질 모델을 만드는 것은 매우 쉽다. 2주 안에 모델을 만들어서 트레이닝을 시키는 것이 가능하다.
그러나 이 AI 신약물질 모델의 아웃풋이 제대로 이뤄졌는지 확인하려면 한 평생을 분자 연구에만 바친 전문가라 하더라도 만들어진 물질에 대한 판단을 위해서는 임상시험에 돌입할 때까지 상당히 많은 실험을 수행해야 한다.
후보 물질이 시험에 진입하고 나면 그때부터는 추가적인 가속이 불가능하다. 성공률을 높이는 문제에 집중해야 한다. 즉, 결과에 대한 검증과 승인을 위한 과정이 한계라고 할 수 있다.
미국, 중국, 캐나다, UAE 등 인실리코 메디슨이 진입한 어느 정부에서도 AI가 개발한 후보 물질의 승인 과정을 빠르게 성공시킨 국가는 없었다.
Q. AI 신약개발 기업이 주의해야할 점은 무엇인가.
AI 기반 신약개발 기업들이 주의할 점은 균형을 맞추는 것이다. 자신감, 새로움(참신함), 시장성. 이 세 가지의 밸런스가 가장 중요하다. 너무 새로운 것은 투자 유치도 어렵고, 판매도 못한다. IPF 치료제 같은 경우에도 AI 회사가 너무 새로운 것을 하는 것이다보니 처음에 많은 투자자들이 의구심을 품었다. 다행히 성공했지만, 상업적 예측 가능성과 제약산업이 원하는 것을 충족시키지 못하면 판매가 어려워 실패하게 되기 때문이다.
Q. 인실리코 메디슨의 AI 신약개발 도구의 개발 수준은 어느정도라고 평가하나.
'파마닷 AI'는 대부분 13개월 안에 첫 단계부터 전임상에 진입할 수 있을 만큼, 10억달러의 가치를 지니는 신약을 개발할 수 있을 만큼 아주 발전했고, 최첨단에 있다고 생각한다.
질 좋은 신약 발굴에 파마닷 AI가 아주 톡톡히 역할을 하고 있다. 아까 말했던 '제약 슈퍼 인텔리전스' 단계에는 도달하지 못했지만 근접해 있다고 생각한다.
제약 슈퍼 인텔리전스란 타겟 발굴부터 적응증 선택, 저분자 생성 및 임상시험 설계까지 사람의 개입 없이 하는 것을 의미한다. 만약 인실리코 메디슨이 제약 슈퍼 인텔리전스를 통해서 우리만의 분자 목록을 만들게 된다면 그 때가 제약 슈퍼 인텔리전스의 순간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거의 도달했다.
알렉스 자보론코프 인실리코 메디슨 설립자 겸 대표(오른쪽). 사진=조해진 기자
Q. 전공은 컴퓨터 과학이었는데 생명 및 신약개발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가 궁금하다.
생물학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노화' 때문이었다. 반도체 분야에서 일하면서 20대 초에 꽤나 많은 부를 쌓을 수 있었다. 그러나 돈을 벌고 나니까 '인생이 참 짧다. 내가 시간을 들여서 돈을 벌 수는 있지만, 돈을 다시 시간으로 바꿀 수는 없다'는 걸 깨달았다. 우리가 운동도 하고, 잠도 잘자면 수명을 늘릴 수 있겠지만, 어떻게든 사람은 나이를 먹고 죽게될 것이다.
그래서 22년 전 노화를 연구하기로 결심했다. 노화에 대한 연구는 인류의 발전에 정말 중요한 분야라고 생각한다. 나이가 든 사람들을 오래 살게끔 만들 뿐만 아니라, 젊게 만들어 줄 수 있다면 정말 놀라울 것이다. 22년 전에는 이게 꿈 같은 이야기였지만, 꿈을 꿔야 도전을 하게 된다.
그래서 인실리코 메디슨은 노화를 타깃하고 있다. 대부분의 신약 후보 물질이 질병과 노화, 두 가지를 이중 타깃하고 있다.
Q. 신약개발에서 AI를 활용할 때 컴퓨터 공학 분야와 생물학 분야 중 어떤 분야에 대한 이해도가 더 높아야 된다고 생각하나.
10년 전이었다면 컴퓨터 공학이 더 중요하다고 했을 테지만, 지금은 생물학 등 바이오 분야가 훨씬 더 중요하다고 말할 수 있다. 왜냐하면 AI에 대한 연구는 AI에 의해 수행되기 때문에 굳이 전문적으로 다룰 필요는 없다.
하지만 바이오 같은 경우, 물론 GPT와 같은 여러 자원을 활용해 높은 수준의 이해를 위한 도움을 받을 수 있겠지만, 실험실에서 일하는 능력과 검증할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제가 어린 나이로 돌아간다면, 실험을 수행하는 방법을 이해하기 위해 랩에서 많은 시간을 보낼 것이다.
Q. AI 신약개발 등에 대해 항상 긍정적인 면만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고 보여지는데, AI를 의료분야에 적용하는 데 있어서 우려되는 측면이 있는지.
그 말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오히려 미디어가 너무나 부정적인 측면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 같아서 긍정적인 부분을 설명해야 하는 상황이다.
AI 신약개발에 대해 부정적인 이유는 지난 10년 동안 아무도 성공한 케이스가 없었기 때문이다. AI는 예전부터 있어왔던 기술이고, 많은 AI 신약개발 기업들이 오랜 시간 신약개발에 집중했지만, 지금까지 성공한 적이 없다.
인실리코 메디슨은 이 분야에서 새로운 타겟이나 분자 발굴부터 시작해서 임상 단계에 진입한, 거의 유일무이하게 성공한 회사라고 할 수 있지만, 많은 경쟁사부터 동료들까지 실패하는 걸 많이 봤다. 그래서 조금 더 성공이 나타나야 한다. 최소 1개에서 3개정도는 성공 케이스가 반드시 나와야 한다.
또한, AI 신약개발을 조금 더 효율적으로 가속화하기 위해서 규제 당국과도 협업이 필요하다.
다만 사람들이 데이터 프라이버시에 대해 매우 민감하게 생각한다. 그러나 한 병원에서 600만명의 유전체 기록이 탈취 당한 적이 있었지만, 물리적으로 피해를 입은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실제로 병원에서 데이터가 탈취당하는 케이스는 많이 일어나고 있어 미디어에서 데이터 프라이버시 및 보안에 대해 부정적인 측면을 다룬다.
그러나 데이터는 신용카드나 여권 등의 개인정보에서는 굉장히 중요하겠지만, 생물학 데이터는 그렇지 않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세계적인 추세가 데이터 클러스터링하는 것을 금지하도록 했고, 이에 사람들이 데이터에 대한 공유를 하면 피해를 입을 것이라 생각하고 두려워하게 됐다.
하지만 만약 제 데이터를 원한다면 제 유전체 정보를 알려드릴 수 있다. 내 질병을 치료할 수 있고, 수명이 길어질 수 있도록 연구를 가속화 할 수 있다면 언제든지 제 모든 데이터를 드리겠다. 유전체 데이터가 공유된다면 더욱더 신약개발의 과정을 가속화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Q. 최근 글로벌 투자 시장에서 AI 기반 신약개발 기업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기업 대표로서 체감하는 분위기는 어떠한가.
AI 신약개발 투자자 유형은 네 분류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는 저희 인실리코 메디슨 같은 회사를 인큐베이팅하고 싶어 하는 굉장히 큰 펀딩 회사들이다. 이 회사들은 펀딩한 기업을 새로운 기업으로 성장시키고, 더 많은 투자를 유치하게끔 하는 투자자들이다. 하나의 기업을 금융 상품으로 보는 타입이다.
두 번째는 신약개발, 제약산업에 대한 상당한 이해도가 있는 투자자들이다. 이들은 AI에 가치를 두지 않고 그 기업의 신약 그리고 파이프라인에 집중한다. 일부 신약 후보 물질이 임상 1상이나 2상에 도달하면 그 기업에 가치를 부여한다.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이 유형에 속한다.
세 번째는 연금회사 아니면 보험회사, 국부펀드들로 굉장히 많은 금액을 투자한다.
마지막 유형은 대형 제약기업들이다. 보통은 다른 기업들과 전략적인 파트너십을 원하거나 다른 기업이 판매하는 신약 또는 기업 인수에 관심을 가진다.
그러나 안타까운 현실은 한 AI 신약개발 기업이 상장을 하고 나면 거의 다 실패를 한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가치가 크게 오르지만, 다시 너무나 크게 하락을 해버린 그런 경우가 많아 AI 기반 신약개발 시장은 지금 완전한 겨울인 상태라고 말할 수 있다.
한 가지 더 이야기하고 싶은 부분은 미디어에서 세계적인 언론들도 전부 다 AI 신약개발이라고 한다면 '누가 설립자인가', '얼마나 투자를 유치했는가', '돈을 얼마나 벌었는가', '대형 제약기업과 얼마짜리 계약을 했는가' 이 네 가지 질문에만 집중을 한다. 이는 업계에 저주와도 같다.
위 4가지 질문은 중요하지 않다. 정말 중요한 것은 어떤 약을 개발하는지가 중요한 것이다. 내가 아무리 투자를 잘 받았다고 하더라도, 성공한 신약이 없다면 AI 신약개발 회사로서 실패한 것이다.
혹은 0단계부터 전임상 후보 물질 발굴 그리고 임상 1상 2상까지 어떤 벤치마크를 제시하지 못하면, AI 신약 개발 회사로서 실패했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저는 미디어가 두 번째 유형의 투자자들처럼 신약개발에 대한 깊은 이해를 가지고 바라봐 주시길 요청드린다.
인실리코 메디슨은 약물 파이프라인에 가치를 두지, AI에 가치를 두지 않는다. 약물 파이프라인은 투자자와 미디어가 가장 중요하게 고려해야 하는 부분이다. 파이프라인에 조금 더 초점을 맞춰주시길 바란다.
Q. AI가 활용되고 있는 가장 임팩트 있는 적용 분야는 어느 분야라고 생각하는지. 또한 장기적으로 인실리코 메디슨이 이루고자 하는 비전은 무엇인가.
가장 중요한 분야라고 한다면 초기 신약 물질 발굴이라고 할 수 있다. 질병을 치료할 수 있는 올바른 표적을 찾고, 적합한 분자를 만들어 올바른 경로를 파악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임상시험 설계 및 인증부터 바이오마커 전략, 임상시험 관련 문서도 이제 AI가 하는 시대다. 환자 선택 및 여러 진단 솔루션도 AI와 결합해서 많이 나와 있다.
그러나 노화 관련 질병을 완전히 치료할 수 있는 가시적인 약물은 없는 상황이다. 그래서 저는 이 분야가 바로 AI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분야라고 생각한다.
인실리코 메디슨의 장기 비전은 제약 슈퍼 인텔리전스를 구축하는 것이지만, 궁극적으로는 노화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 노화를 해결하지 않으면 삶을 제대로 이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노화를 되돌리는 방법을 연구하는 것은 인생의 큰 도전이 되겠지만, AI는 인간이 태어날 때부터 죽는 순간까지 모든 패턴들을 이해하고 모델을 만들 수 있다. 인실리코 메디슨은 인간의 라이프 모델을 개발하고 있고, 이미 기초 모델을 몇 가지 발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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