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부터 현재까지 제약사들은 의약품을 중심으로 성장해왔고, 바이오업체들은 그 외 시장에서 다양한 사업과 전략에 도전하며 변화를 이끌고 있다. 끝없는 성장과 변화는 제한돼있는 내수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필수 조건이다. 각 제약사와 바이오업체는 선택과 집중, 다각화와 전문화 등을 통해 지금 이 순간에도 '주력사업' 확보와 유지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이에 주력사업 살펴보기, 줄여서 '주사기' 코너에서는 각 제약사와 바이오업체 성장에 앞장서고 있는 주력사업이 갖는 입지와 영향력, 향후 전망 등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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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파나뉴스 = 문근영 기자] 1960년 부광상사로 제약업계에 모습을 드러낸 부광약품은 의약품, 의약외품 제조 및 판매, 화장품 소분 및 가공, 식품 첨가물 제조 및 판매, 부동산 임대업 등 다양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특히 이 회사 주력 사업은 설립 초기부터 최근까지 의약품 제조 및 판매업이다. 부광약품은 '의약품 공급 안정에 기여하고 우수 의약품 생산으로 사회에 이바지한다'를 경영이념으로 글로벌 제약·바이오업체로 도약을 지향하는 중이다.
◆ 부광약품 주력 품목 '레가론'·'훼로바'
부광약품은 1985년 국내 최초로 우수 의약품 제조시설 실시 인가, 1989년 안산 공장 준공 등 과정을 거치며, 의약품 제조 및 판매에 집중했다. 일례로 간질환 치료제 '레가론'은 이 회사가 주력 사업에 공들인 모습을 보여주는 제품이다.
이 회사는 1974년 독일 기업 마다우스와 기술 제휴를 맺은 후 국내 시장에서 해당 품목을 선보였다. 부광약품은 1984년 '레가론현탁액'을 출시했으며, 1998년 위장관 내 용출률을 높인 '레가론캡슐140'을 국내 시장에 내놨다.
레가론은 이런 과정에서 최근까지 이 회사 실적을 뒷받침했다. 공시 자료에 따르면, 레가론 지난해 매출액(132억원)이 부광약품 실적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2%로, 이 회사가 판매하는 품목 가운데 두 번째로 높다.
빈혈 치료제 '훼로바'도 부광약품을 대표하는 품목으로 꼽힌다. 이 회사는 1982년 스위스 기업 피에르파브르 로바팜과 기술 제휴를 통해 훼로바를 국내 시장에 출시했다.
부광약품은 훼로바 품목군을 늘리며 경쟁력을 강화한 바 있다. '훼로바 프리미엄캡슐'과 '훼로바 맘스케어정'은 이 회사가 2004년과 2017년에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은 후 선보인 제품이다.
이런 노력은 훼로바가 부광약품 실적에 기여하는 모습으로 나타났다. 이 회사는 지난해 사업 보고서에서 훼로바 매출액 비중이 여러 품목군 가운데 가장 컸으며, 부광약품 매출액 회복을 이끌었다고 기재했다.
◆ 부광약품, R&D로 신약·개량신약 등 의약품 선봬
부광약품은 기술 제휴뿐만 아니라 연구개발(R&D)을 거쳐 신약, 개량신약 등 의약품을 판매하고 있다. 2006년 이 회사가 B형 간염 치료제 '레보비르캡슐'을 국산 신약 11호로 허가받아 출시한 게 대표적 사례다.
해당 품목은 부광약품이 십여 년에 걸친 R&D를 통해 시장에 내놓은 신약으로, 국내 33개 종합병원 임상에서 바이러스 억제와 알라닌 아미노 전달 효소(ALT) 정상화 능력을 보여주며 B형 간염 치료 효과를 입증했다.
이 회사는 2013년엔 식약처 허가 심사를 통과한 후 개량신약 '덱시드'를 선보였다. 덱시드는 치옥트산 입체 이성질체에서 활성 성분 '광학 이성질체(R-form)'를 분리해 만든 의약품으로, 당뇨병성 신경병증 치료에 쓰인다.
덱시드 출시 효과는 부광약품 매출액에서 드러나고 있다. 전자공시시스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이 회사는 덱시드 매출액으로 107억원을 기록했다. 덱시드는 2022년에 이어 블록버스터에 이름을 올리며 회사 실적에 일조했다.
부광약품은 지난해 8월 조현병 및 양극성 장애 신약 '라투다'도 출시했다. 라투다는 이 회사가 일본 기업 스미토모 파마에서 국내 개발 및 판매 권리를 획득한 후 국내 3상을 진행한 의약품으로, 2023년 식약처 품목 허가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이 회사는 이와 관련해 지난 8일 공시한 올해 1분기 보고서에서 전국 종합병원 101곳이 라투다를 원내 처방하고 있다고 기재했다. 아울러 서울대병원, 세브란스병원, 강북삼성병원 등 121곳 약사심의위원회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또한 정신병원 81곳, 정신과 의원 650곳이 라투다를 원내 처방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부광약품이 지난해 사업 보고서에서 공개한 내용과 비교 시, 라투다를 처방하는 병원 숫자가 증가한 상황이다.
◆ 자체 개발로 파킨슨병 치료제 개발…자회사 R&D·유상증자 주목
부광약품은 의약품 제조 및 판매업에 지속적으로 주력할 전망이다. 자체 개발을 비롯해 자회사에서 의약품 연구개발을 이어가고 있으며, 유상증자로 자금을 확보해 의약품 제조설비 인수 등 계획을 실행하고 있어서다.
공시 자료에 따르면, 이 회사는 파킨슨병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아울러 아주대의료원 정신 및 행동장애 질환 유효성 평가 센터와 공동연구 등 R&D를 활성화하고 새로운 연구과제를 검토하는 중이다.
특히 부광약품은 자회사 콘테라파마가 지난해 파킨슨병 이상운동증 치료제 'JM-010' 미국 2상을 중단했으나, 유럽에서 1b상을 진행 중인 'CP-012'에 기대를 걸고 있다. CP-012는 파킨슨병 환자 아침 무동증 치료제다.
콘테라파마가 보유한 파이프라인은 하나가 아니다. 이 기업은 올해 1분기 보고서에서 카나반병 치료제 'CP-102'를 전임상 후보물질로 정식 선정했으며, 해당 물질을 대상으로 GLP 아급성 독성시험(Subacute Toxicity Test) 등 후속 실험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른 자회사도 의약품 R&D를 진행 중이다. 부광약품은 재규어 테라퓨틱스가 개발하고 있는 면역항암제 생체 효력시험 결과가 올해 하반기에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프로텍트 테라퓨틱스는 미국 대학교와 희귀신경질환을 대상으로 공동으로 연구를 하고 있다.
부광약품은 1000억원 규모로 유상증자도 진행 중이다. 이 회사가 유상증자에 나선 이유 중 하나는 위탁생산(CMO) 공장을 인수한 후 기존에 보유한 R&D 역량을 더해 위탁생산개발(CDMO) 사업에 나서기 위해서다.
이 회사는 유상증자를 통해 확보한 자금을 활용해 800억원대 CMO 제조시설을 확보할 예정이다. 이번 투자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이 보유한 바이오시밀러 제조시설과 달리 합성의약품 저분자 화합물(Small Molecule) 부문 제조시설을 확보하는 데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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