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첫 팬데믹 협정 만장일치 채택…중국, 최대 공여국 부상

글로벌 보건안보 강화 위한 역사적 전환점…미국은 협정서 탈퇴 수순

최인환 기자 (choiih@medipana.com)2025-05-22 11:45

[메디파나뉴스 = 최인환 기자] 세계보건기구(WHO)가 전 세계적인 보건 위기에 공동 대응하기 위한 최초의 팬데믹 협정(Pandemic Agreement)을 공식 채택했다. 중국은 해당 협정 이행을 위한 자금 지원 확대를 선언하며 WHO 내 입지를 강화한 반면, 미국은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기조에 따라 협정 체계 밖에 머무를 전망이다.

지난 20일(현지시간) WHO는 스위스 제네바에서 개최된 제78차 세계보건총회(World Health Assembly)에서 팬데믹 협정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고 밝혔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의 충격을 계기로 시작된 3년 이상의 국제적 협상 결과물로, 백신·치료제·진단기기 등의 공평한 접근을 포함한 팬데믹 대응 체계의 근본적 개편을 목표로 한다.

WHO는 이번 협정을 통해 글로벌 보건 거버넌스를 강화하고, 팬데믹 예방·대비·대응에 있어 국제 협력의 원칙과 도구를 재정립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국가 주권'을 존중하기 위해, WHO 사무국이 각국의 국내법이나 정책에 대해 강제할 수 없도록 명시했다. 이는 백신 접종, 여행 제한, 봉쇄 조치 등 민감한 보건 주권 문제에 대한 각국의 우려를 반영한 조항이다.

이날 채택된 협정은 전날 세계보건총회 위원회에서 124개국 찬성, 11개국 기권으로 승인된 결의안을 바탕으로 한다. 이후 협정은 병원체 접근 및 이익 공유 시스템(PABS) 구축을 포함한 후속 이행 계획 수립과 함께, 60개국의 비준을 거쳐 발효될 예정이다. WHO는 PABS를 통해 팬데믹 비상사태 발생 시 전 세계가 백신과 치료제 생산량의 최대 20%를 신속히 공유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이번 협정은 WHO 헌법 제19조에 따라 마련된 두 번째 국제 법적 구속력을 가진 협정으로, 2005년 발효된 담배규제기본협약(FCTC) 이후 처음이다.

한편, 중국은 WHO 팬데믹 협정 이행과 조직 운영에 필요한 재정 지원 확대를 공언하며 WHO 내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류궈중 중국 국무원 부총리는 같은 날 세계보건총회 연설에서 향후 5년간 WHO에 5억달러를 추가 공여하겠다고 발표했다. 류 부총리는 "세계는 일방주의와 권력 정치의 위협에 직면해 있다"며 미국을 에둘러 비판하고 다자주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반면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올해 1월 재임 시작과 동시에 WHO 탈퇴 절차에 착수한 만큼, 이번 팬데믹 협정에는 법적 구속력을 받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WHO는 이미 미국 탈퇴로 인한 재정난에 직면해 2026~2027년 예산을 21% 축소해 42억달러로 감축한 상태다.

WHO는 이에 따라 각국의 의무 분담금을 20% 증액하는 예산안을 통과시켰으며,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WHO 최대 공여국으로 공식 부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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