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파나뉴스 = 김원정 기자] 정부가 전공의 수련환경 혁신 지원사업 등이 포함된 '의료인력 양성 및 적정 수급 관리 사업' 추경 예산 중 1235억원을 자체 삭감하겠다고 밝힌 것에 대해 야당 의원들이 예산 신뢰성에 문제가 있다며 질타하고 나섰다.
26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조국혁신당 김선민 의원과 국민의힘 서명옥 의원은 오전 질의에 나와 이 같이 밝혔다.
조국혁신당 김선민 의원은 과거에는 삭감이 전공의 복귀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며 방어하던 정부가 상황이 더 나아지지 않은 지금 대규모 삭감을 추진하는 것은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의대 증원에 반발해 병원을 나간 전공의를 다시 육성하고 수련 수당을 지급하겠다고 했던 ‘의료 인력 양성 및 적정 수급 관리 사업’은 총 사업비 2991억원의 41%가 되는 1235억원을 이번 추경에서 삭감하겠다고 복지부 스스로 내놨다"고 꼬집었다.
이어 "이 사업은 지난 예산 심사 때 많은 의원들이 대폭 삭감 의견을 냈지만 감액할 경우 전공의들이 돌아올 때 나쁜 시그널이 되면 안 된다는 당시 여당 의원들의 방어와 정부가 배려하고 있다는 시그널을 담아야 한다는 복지부 차관의 방어로, 결국 전공의의 80%가 복귀한다는 가정하에 3개월치인 174억원만 삭감됐다"고 짚었다.
그런데 "6개월이 지난 지금 당시 삭감액의 10배 가까운 예산을 삭감하는 기가 막힌 상황이 됐다. 당시 야당 의원들이 삭감하면 나쁜 시그널이고 지금 복지부가 삭감하면 좋은 시그널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에 대해 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우선 의료공백을 조속히 해결하지 못한 것에 대해서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전공의 복귀의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당시에서는 최선을 다해서 80%까지는 복귀율을 끌어올리려고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김선민 의원은 이에 대해 "(그동안)최선을 다 안 했다는 얘기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복지부는 아직도 9월 이후에 전공의의 50%가 복귀할 것이라고 낙관하면서 이번 삭감안을 냈다. 하지만 지금까지 복귀한 전공의들은 1000여명에 불과하고 이들도 다른 의료기관에 취업해 있어서 당장 돌아오지 못할 것으로 보이는 전공의도 약 5400명에 해당한다. 이대로 가면 아마도 대규모 불용사태가 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또 "임용 포기 전공의가 8700명 정도다. 이런 사안을 종합해 볼 때 대규모 자체 삭감에 대해서 복지부 예산을 책임지고 있는 복지부 장관이 분명히 사과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예산 심사할 때는 다 잘 쓸 것이라고 했는데 상반기 지나서 이렇게 슬그머니 추경 예산안을 편성할 때 자체 삭감하겠다고 하면 앞으로 복지부 말을 어떻게 믿겠나"라며 사과를 요구했다.
조규홍 장관은 이에 대해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예산을 편성하고 그것을 지키지 못하게 된 것에 대해서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그런데 전공의 복귀는 추경안을 낸 이후 새로운 움직임이었다. 때문에 그것을 감안했을 때는 또 너무 삭감이 많지 않느냐는 의원들의 의견도 있었다"고 반박했다.
이어 "그러한 상황을 면밀히 검토해서 추경 예산안이 최종 확정되기 전에 조정을 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김선민 의원이 복지부가 전공의 복귀율 50%를 낙관하며 추경예산을 감액했지만 이에 미치지 못할 경우 예산이 집행되지 않는 불용사태를 우려한 것과 달리, 국민의힘 서명옥 의원은 전공의 복귀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는 만큼 예산 삭감이 오히려 복귀 흐름을 위축시키고 부정적인 시그널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서명옥 의원은 "최근 전 대한전공의협의회 비대위원장이 사퇴하고 전공의들의 복귀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전공의들의 조속한 복귀와 질 높은 수련 환경 조성을 위해 올해 본 예산을 10배 이상 증액하고서는 되려 전공의 복귀 분위기가 형성되는 지금 시점에 1200억원 이상 삭감한다는 것은 전공의들에게 자칫 잘못된 시그널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또 "9월 하반기 전공의 모집 일정을 앞두고 전공의들 사이에 분위기 반전이 일어나고 있는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을 위한 예산을 삭감한다는 것은 전공의 복귀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고 서로 간의 불신만을 더 키워 의정갈등사태를 지속시키는 형국이 되지 않을까 염려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올해 본 예산을 편성할 때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을 이유로 해당 예산을 10배 이상 증액 편성한 사실 잘 알고 있나"라고 묻자, 조 장관은 "알고 있다. 최소한 해당 예산은 삭감하지 말아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서 의원은 "정부와 의료계의 오해와 불신을 막을 수 있고 오랜 의정갈등 사태를 조속히 풀어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나”고 재차 물었다.
조 장관은 이에 대해 "일부 사직 전공의들이 복귀 의사를 밝힌 것을 환영한다. 그런데 복귀 의사 발표가 추경안 제출 이후에 나온 것이다. 그래서 반영을 못 했다. 그런데 만일 예산결산특별위원회(예결위)에서 최종 예산안이 확정되기 전에 추가적인 복귀가 가시화되면 예결위 논의 과정에서 증액하고 만일 그때도 가시화가 안 되고 7월 말이나 돼야 한다면 복지부가 집행과정에서 정부가 약속한 예산을 확보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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