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갈등 유탄에 학술대회 위축…제약사 마케팅 장 축소

지난해 252건, 올해 예정 228건…"진료만 겨우, 연구는 위축"
제약사 마케팅 장 축소…"신약 위주일수록 아쉬움 커"

조후현 기자 (joecho@medipana.com)2025-07-29 05:59

학술대회 부스 전경. 사진=조후현 기자
[메디파나뉴스 = 조후현 기자] 새 정부 출범과 함께 의정갈등이 출구를 찾고 있지만, 의학연구에 미친 파장은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학술대회 위축으로 이어지면서 제품 홍보·마케팅 기회가 축소된 제약사에서는 아쉬운 목소리가 나온다.

28일 의료계에 따르면, 대한의학회 산하 회원학회 학술대회 개최 건수가 의정갈등 이후 지속 감소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메디파나뉴스가 의학회 학술대회 일정을 확인해본 결과, 코로나도 의정갈등도 없던 2023년 학술대회 개최 건수는 323건이었다.

반면 지난해는 3월부터 의정갈등을 겪으며 252건으로 줄었다. 새 정부가 출범하면서 의정갈등은 출구를 찾고 있지만, 올해 개최될 것으로 예정돼있는 학술대회 개최 건수는 상반기를 포함해 총 228건이다. 하반기에 일부 추가될 변수가 있지만, 예정대로라면 지난해보다 더 축소되는 상황이다.

이는 코로나 팬데믹 발생 당시 학술대회가 축소된 2021년을 제외하면 가장 적은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2018년 336건, 2019년 283건이 개최된 학술대회는 2020년 코로나 팬데믹이 발생하며 243건으로 크게 줄었다. 2020년 계획된 건 310건이었으나 취소나 무기한 연기, 온라인 전환이 공지된 것만 67건이다. 2021년은 더 크게 줄어든 171건을 기록해 최저점을 기록했고, 2022년에는 238건이 개최돼 회복세를 보였었다.

의정갈등으로 인해 발생한 학술대회 위축은 의정갈등 이후 발생한 진료공백 대응에 역량을 집중하기 위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의료계에선 연구활동 감소 역시 진료 유지에 힘쓰면서 나타난 결과라는 인식이 팽배하다.

의학회 관계자는 이날 메디파나뉴스와 통화에서 "의정갈등 이후 진료는 어떻게든 버텨나가고 있지만, 대학이나 병원에서 이뤄지던 의학연구는 많이 축소됐다"면서 "연구라는 게 오늘 해서 내일 발표하는 게 아닌 만큼 의정갈등 이후 연구 축소로 발표 자체가 감소됐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의정갈등으로 인한 연구활동 위축과 학술대회 축소는 제약사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제약사는 학술대회를 후원함으로써 현장에 부스를 설치해 제품을 홍보하고, 후원 세션을 통해 의료진에게 제품과 관련한 최신 연구를 소개한다. 제품을 처방할 과별 의료진을 직접 만나 제품을 설명하고 홍보할 수 있는 마케팅 기회인 만큼 시장·제품 상황 등 마케팅 전략에 따라 후원 규모에 변화를 주기도 한다. 이는 부스 위치와 규모, 후원 세션 시간대와 횟수 등으로 이어진다.

이처럼 제약사 입장에서 학술대회는 제품별 홍보·마케팅 기회로 활용되는 만큼 학술대회 축소가 반갑지 않은 모습이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학술대회는 회사 제품을 소개하고 임상적 이점을 알릴 수 있는 기회"라며 "정상화나 활성화가 좋지, 축소되는 것은 반갑지 않은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학술대회 축소는 자체 개발한 신약이 많은 제약사일수록 아쉬운 현상이다. 신약이 많으면 적응증 확대에도 적극 나서는 경우가 많고, 이는 마케팅 수요 확대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아무래도 신약을 많이 보유한 회사들은 적응증 확대 노력도 많고, 이런 부분을 알릴 홍보의 장이 있으면 유리한데 학술대회 축소가 아쉬울 수 있다"며 "의정갈등이 해소돼 정상화되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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