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의 중인 로봇수술 급여…의료계·업계 "신중 접근해야"

복지부, 전립선암 절제술 로봇수술 급여화 논의 
선진국 급여화…사망률·합병증 감소 등 임상적 이점 뚜렷 
난관은 과별·종별 이해관계…관행수가 등도 고려해야

최성훈 기자 (csh@medipana.com)2025-08-01 05:58

인튜이티브서지컬 로봇보조수술기 다빈치 제품 사진.

[메디파나뉴스 = 최성훈 기자] 지지부진했던 로봇수술 건강보험 급여가 이번 정부에선 성사될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새 정부 출범과 함께 로봇수술 급여 논의도 급물살을 타고 있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후보 시절 전립선암 등 치료 효과가 명확한 질환에 대해 로봇수술 건보 적용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31일 의료계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가 전립선 절제술에 한해서 로봇수술 급여화를 논의 중이다. 

방식은 선별급여 형태로 급여화를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선별급여는 급여와 비급여 항목의 중간 단계로, 모든 환자에게 급여를 적용하기에는 부담이 될 때 시행한다. 

선별급여는 불필요한 의료비 지출을 줄이고, 건강보험 재정의 건정성을 확보하는데 유리하다. 선별급여에 따른 본인부담률은 50%, 80%, 90%로 적용된다.

로봇수술에 대한 급여화 논의는 과거부터 있어왔다. 2021년 정부와 의료계(대한의사협회, 대한비뇨의학회, 외과학회 등)는 로봇수술 급여화를 놓고 관련 협의체를 구성해 논의를 진행했다. 그러나 건강보험 재정 추계액이 예상 비용을 뛰어넘어 무산됐다.

그러는 동안 다른 선진국들은 로봇수술을 이미 보험으로 품었다. 일본은 대다수 암종에서 로봇수술이 급여화 됐고, 대만은 작년 46개 수술이 추가돼 현재 총 65개 수술에 급여가 적용되고 있다.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도 최근 2035년까지 현재 복강경 수술로 진행하고 있는 수술의 90%를 전환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로봇수술이 기존 수술보다 합병증이나 재입원율, 사망률 등에서 더욱 임상적 이점을 보이기 때문이다.

보스턴 메사추세츠 종합병원 로코 리차르디(Rocco Ricciardi) 연구팀이 종양 수술에서 로봇수술과 개복술 결과를 비교한 메타분석 연구결과에 따르면, 로봇수술(dV-RAS)은 복강경/흉강경 수술(lap/VATS)이나 개복술(open surgery) 과 30일 비교에서 수술 시간을 제외한 모든 면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보였다. 

입원 기간은 로봇수술이 복강경/흉강경 수술에 비해 0.51일, 개복술보다 1.85일 짧았으며, 출혈량도 로봇수술이 개복 수술에 비해 293.44ml 적었다. 

수술 후 합병증에 있어서도 로봇수술은 복강경/흉강경 수술과 개복 수술보다 각각 10%, 44% 낮았다. 사망률에선 로봇수술이 복강경/흉강경 수술 대비 14%, 개복술에 비해선 46% 적었다. 이 논문은 작년 수술 의학저널인 'Annals of Surgery'에 게재됐다. 
한 의료진이 국산 로봇보조수술기인 미래컴퍼니 레보아이(revo-I)를 작동하고 있다. 

이에 대한비뇨내시경로봇학회(KSER)도 최근 비뇨기과 로봇수술의 급여화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국내 시행되는 전립선 절제술의 약 80~90%가 로봇수술로 이뤄지고 만큼, 더는 미룰 수 없다는 의견이다.  

문제는 종별 또는 과별로 이해관계가 첨예하다는 지적이다. 비뇨기과에 한해서만 급여가 적용되더라도 관행수가 역시 어떻게 책정할 것이냐도 난관이라는 분석이다. 

익명을 요구한 A상급종합병원 비뇨기과 교수는 메디파나뉴스와 통화에서 "2차 병원의 경우 (로봇 수술이) 주된 수익인데다 기존 복강경 수술에 대한 수가 문제도 얽혀있어 논의 진척이 마냥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B상급종합병원 비뇨기과 교수는 "수가가 문제겠지만, 술기 발전 측면에서도 살펴봐야 한다"며 "우리나라 로봇수술 술기가 다른 나라보다 빨리 발전할 수 있었던 이유가 비급여였던 부분이 크다. 필요한 논의는 분명하지만, (술기 발전에서) 제한된 부분이 생겨 장단점이 있을 것 같다" 피력했다. 

업계에서도 보험 급여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환자 접근성 측면에선 찬성이지만, 정부 재정이나 의료계의 입장이 잘 조화돼야 한다는 의견이다. 

인튜이티브서지컬 코리아 최용범 대표는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관련 질의에 "환자 치료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는 근본적인 입장에서는 찬성이다"면서도 "다만 정부나 의료 단체, 학회 등 모두 다 같이 동의해야 한다. 생각하는 부분이 각자 다르기 때문에 이런 부분들이 잘 조화돼야 할 것"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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