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나프라' 국내 출시 성공한 비보존…美 진출도 카운트다운

비보존, 미국 임상 3상 재개 여부 검토 나서 
美, 오피오이드 중독 문제로 비마약성 진통제 수요 커
임상 3상 재개 여부 따라 글로벌 기술이전도 속도

최성훈 기자 (csh@medipana.com)2025-09-24 11:58


[메디파나뉴스 = 최성훈 기자] 비보존이 '어나프라(오피란제린)' 국내 출시를 기점으로, 비마약성 진통제 최대 수요 시장인 미국 진출에 속도를 낸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중단됐던 미국 임상 3상에 다시 속행할 뜻을 내비치면서다.  

어나프라가 수술 후 통증 관리에 있어 마약성 진통제를 대체하는 '계열 내 최초(First-in-Class)' 신약인 만큼, 미국 임상 3상 재개 여부에 따라 비보존 그룹 가치도 한층 뛸 전망이다. 

비보존은 국산신약 38호인 어나프라를 개발한 신약 개발 기업으로, 관련 글로벌 판권을 갖고 있다. 비보존제약은 비보존의 최대주주이자 모회사로 어나프라 국내 판권을 소유하고 있다.  

어나프라, 수술 후 통증 관리서 경쟁력↑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비보존은 어나프라 미국 임상 3상 재개 여부를 검토 중이다. 구체적인 미국 임상시험계획 승인신청(IND) 시점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국내 출시가 이뤄진 만큼 그 다음 단계로 나아간다는 계획이다.

미국은 비마약성 진통제에 대한 '미충족 수요(Unmet Needs)'가 큰 시장이기 때문이다. 1990년대부터 문제가 된 마약성 진통제 '오피오이드(Opioid)' 부작용 및 오남용으로 인해 사회 문제로까지 대두되고 있어서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1999년부터 2022년까지 오피오이드 과다복용으로 인해 총 72만7000명이 사망했다. 2023년에도 관련 사망자는 약 8만명으로 집계됐다. 

그런 만큼 관련 수요는 클 전망이다. 마약성 진통제는 ▲수술 후 통증 완화 ▲암 통증 완화 ▲중증도-중증 통증 등에 사용되지만, 이를 모두 대체할 만한 비마약성 진통제는 아직까지는 없다. 

아세트아미노펜 계열과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NSAIDs)가 있긴 하지만, 모두 경증 내지 중증도 통증에 사용되기 때문이다. 

지난 1월 버텍스 파마슈티컬스(Vertex Pharmaceuticals)가 비마약성 진통제 신약 '저나백스(수제트리진)'를 FDA로부터 새로 승인 받았지만, 이 또한 경구제라는 한계가 있다. 가장 극심한 통증을 느끼는 수술 직후 시점에서 복용은 불가하기 때문이다. 

비보존제약 관계자는 메디파나뉴스와 통화에서 "전신 마취 수술 후 환자가 깨어나더라도 일정시간 수분이나 경구제를 섭취할 수 없어 대개 마약성 진통제를 투여한다"면서 "비마약성 진통 주사제가 필요한 이유가 바로 그 부분"이라고 말했다. 

즉, 주사제인 어나프라가 미국에서 상용화된다면 그 수요는 분명하다는 의미다. 신체적·정신적 의존성이나 내성 없이도 통증 조절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른 시장 전망도 크다. 시장조사기관인 Persistence Market Research에 따르면, 글로벌 수술 후 통증 관리 시장은 올해 약 451억달러(한화 약 63조원) 규모에서 2032년 약 652억달러(한화 약 91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비보존제약 '어나프라'. 사진=최인환 기자

다이이찌산쿄 파트너 선정도 글로벌 진출 염두   

비보존으로서도 미국 시장 진출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다. 마침 최근 분위기는 좋다. 어나프라의 국내 판권을 갖고 있는 비보존제약이 한국다이이찌산쿄와 공동 판매 계약을 체결하며, 내달 출시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비보존도 국내 출시를 기점으로 관련 환자 리얼월드데이터(RWD) 수집과 함께 미국 IND 신청 준비를 밟을 전망이다. 

관건은 미국 현지 임상 3상 진행 시점이다. 임상 3상을 빨리 시작해야 관련 승인도 앞당길 수 있다. 

특히 한 차례 임상 중단을 맛봤던 비보존으로선 그 시기를 앞당길수록, 기회비용 창출에 유리하다. 앞서 비보존은 2013년 어나프라 미국 임상 1상을 시작으로, 2015년 임상 2상까지 순조롭게 진행해 나갔다.

하지만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임상 3상은 잠정 중단했다. 미국 의료시스템이 붕괴되면서 미국 내 모든 임상시험 진행이 불가능해지면서다. 

이에 회사로선 미국 임상 3상을 진행하면서 기술이전도 함께 논의할 가능성이 크다. 미국 임상 3상에 대규모 예산을 집행해야 되는 데다 적응증 또한 수술 후 통증을 시작으로 급성 통증, 암 통증, 신경병성 통증 등으로 확장해나갈 계획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어나프라 국내 파트너사로 글로벌 빅파마를 선택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글로벌 파트너링 논의 단계까지 간다고 가정했을 때, 보다 알만한 기업과 협업을 이어나가고 있다는 사실이 추후 협상에 있어서도 이득이 되기 때문이다. 

비보존제약 관계자는 "작년 허가받은 이후 우리가 계획했던 대로 물량을 입고했고, 파트너사를 선정했다"며 "이제는 계획했던 대로 글로벌 임상 3상 준비도 원활하게 준비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어나프라는 통증 전달 과정에 관여하는 두 개의 주요 수용체(GlyT2, 5HT2a)를 동시에 억제하는 이중 작용 기전을 기반으로 개발됐다.

GlyT2, 5HT2a 수용체를 함께 조절함으로써 중추와 말초에서 모두 통증 신호를 차단하는 시너지 효과를 발휘, 기존 오피오이드 대비 뛰어난 진통 효능과 낮은 부작용 위험을 보인다. 

국내 복강경 대장절제술 환자 28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관련 임상 3상에서 어나프라는 위약군 대비 35% 이상 높은 통증 감소 효과를 입증, 마약성 진통제와 유사한 수준 진통 효과를 확인했다.

또 자가투여 요청 횟수 및 구제약물 사용량 역시 유의미하게 낮춘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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